카페 투어리스트

[ALL DAY COFFEE] DAY7. 미니멀리즘의 정수(精髓), OMOTESANDO KOFFEE

2015-08-27  



사진#1.jpg




[ALL DAY COFFEE] DAY7.

미니멀리즘의 정수(精髓), OMOTESANDO KOFFEE



매미가 울음 소리를 뽐내는 오후. 잔 위에 떠오른 얼음의 조각에 햇빛이 반짝여, 코에서 목으로 산뜻한 향기가 번진다. 그리고 문득, 찰나의 순간 속에 영원이 있다.’는 책의 구절로 시작하는 ALL DAY COFFEE, 7일째는 시간도 잠깐 발걸음을 멈추는 곳. OMOTESANDO KOFFEE입니다.

 


사진#2.jpg



하이쿠(일본의 시구)가 절로 떠오를 것 같은 이 곳은 놀랍게도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잇는 오모테산도라는 도심에 위치하였습니다. 쇼핑센터, 명품관 들이 즐비한 이 거리의 뒤편에 들어서는 순간 어딘가 별세계로 떨어진 듯한 느낌마저 드는 OMOTESANDO KOFFEE.

 

2미터 20센티의 완결한 정육면체의 커피 스탠드인 이 입방체는 가동적으로 구상되어, 역이나 오피스의 한 귀퉁이에도 출점(出店)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죠. 이런 비즈니스 센스로 새로운 커피 스탠드의 가능성을 넓힌 것으로 평가 되는 OMOTESANDO KOFFEE의 그 처음은 고즈넉한 민가의 한 켠에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사진#3.jpg



  쇼와(昭和)시기에 지어진 목조 건물의 민가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개조한 이 곳은 그 예술적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공간인데요, 그래서인지 방문할 때마다 동네 주민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로 언제나 붐비는 듯 했습니다. 검은 철골과 나무의 조화로 구성된 스타일리쉬한 사각형의 무대 안에 바리스타는 고객들과 일대일로 마주하며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그 공간 안에서 그들은 완벽하게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사진#4.jpg



이 정 사각형의 커피 스탠드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것이죠. 최대한 미니멀하게 구성된 바 안에서 바리스타는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추출을 하고, 그 모습은 마치 잘 짜인 무대의 한 씬(scene)을 보는 듯 합니다. 촬영을 하기 위해 어떤 각도에서 카메라를 향해도, 한 점도 흐트러진 부분이 없는 바 안은 취재가 끝난 후 사진을 고를 때 곤란할 정도였죠. 분쇄된 커피 가루나 스팀 후 우유의 튄 자국 조차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행주의 색상 조차 바 스테이션의 검은 색과 맞춰, 닦고 난 뒤 바로 에스프레소 머신의 밑에 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세심한, 아니 어떻게 보면 결벽하기까지 한 아름다움에는 마스터인 KUNIMOTO상의 특별한 이력이 한 몫 한다고 할 수 있죠.



사진#5.jpg



가게를 열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토목업에 종사하였던 KUNIMOTO상이 그 곳에서 배웠던 것은 작업의 아름다움’. 관리직으로 올라가면 흰 작업복을 입는데, 일을 해도 그 옷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 곧 긍지라는 것이죠. ‘이라는 작업에 대한 미의식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페에서는 자주 보이지 않는 흰 가운을 유니폼으로 입고 있는 OMOTESANDO KOFFEE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연속 되는 추출 중에서도 에스프레소 한 방울, 커피 분말 하나도 묻히지 않습니다. 바에서 일을 해 보신 분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실거에요. 참고로 저는 추출 담당으로 바에 들어간 날 입은 옷은 절대 다음날 입을 수가 없었거든요.

 


사진#6.jpg



작업을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있노라면, 그가 그토록 정성스럽게 내린 한 잔의 커피 안에서 예술을 발견했다는 여러 기사가 과언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NANA와 제가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날은 유난히 햇살이 좋아 녹음이 흐드러진 오후. 낮에 기모노 수업에 참관했던 터라 그대로 OMOTESANDO KOFFEE에 향했습니다. 일본의 전통 민가의 뼈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가게에 기모노를 입은 채로 들어가니, 마치 제가 쇼와 시대로 돌아가 그 풍경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죠.




사진#7.jpg



주문한 것은 에스프레소 도피오와 샤케라또. 에스프레소 도피오는 에스프레소와 우유, 소량의 얼음을 넣어 거품을 만들고 거기에 초코 파우더를 뿌려 완성, 그 부드러운 질감은 꼭 티라미수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샤케라또는 사실 맛 보다는 딱 떨어지는 쉐이킹을 보기 위해 주문을 했죠. 그리고 하나 더, 커피를 마시면서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베이크 커스타드’. 이 작은 과자조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하여 작은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져, 맛은 물론이고 가게 메뉴 구성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듯 했습니다.



사진#8.jpg



OMOTESANDO KOFFEE는 제가 가본 그 어떤 곳보다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가게였습니다. 그것은 커피 맛이 가장 좋았다는 말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가게 전체까지 이르는 컨셉의 통일성,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끈기와 신념이 가게 곳곳에 숨쉬고 있어,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은 완전하게 이 곳머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문득 이토록 견고하게 자신의 세계를 건설한 그가 부럽기도, 질투가 나기도 했습니다.



사진#9.jpg



올해 말에는 홍콩에서 지점을 계획 중이라고도 하는데요, 일본 브랜드가 해외까지 진출 한 적은 없다고 하니 정방형의 이 스탠드 안에서는 다른 무엇도 아닌 바리스타가 주인공인 그런 무대가 또 어디에서 펼쳐질지 앞으로의 KUNIMOTO상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사진#10.jpg







Shop Info

 

OMOTESANDO KOFFEE

4-15-3 Jingu-mae, Shibuya-ku, Tokyo 150-0001 Japan

150-0001


Tel. 03-5413-9422


http://ooo-koffee.com


Open Hour

10:00-19:00


  

  



 

ALL DAY COFFEE 컨텐츠는 한국인 Ai Kim 와 노르웨이 출신 Nathasha Vik 의 공동 관심사 프로젝트  "DAY & NIGHT" 중 커피 관련 섹션의 기고를 바탕으로 씌여질 예정입니다. 해당 컨텐츠의 일본어 버전 / 영어 버전은 현재 준비중인 "DAY & NIGHT" 웹사이트를 통해 추후 제공될 예정입니다.

  


 

DAY&NIGHT / [ALL DAY COFFEE]

Ai Kim, Nathasha Vik





Ai Kim



ai.emiliana.kim@gmail.com * Writer/Korea-born, Tokyo-based.


- Instagram을 시작했습니다@___dayandnight 괜찮으시다면, 팔로우!


- 조금은 오글거리지만 모든 신념을 가진 '그대'들을 응원합니다다. 당신의 우주는 빛나요!



Nathasha Vik

 

  
natasha.vik@gmail.com * Photographer/Norway-born, Tokyo-based


댓글 1

profile

딴죽걸이

2015-09-25 14:21  #141020

저기
임대료가
장난
아닐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