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준비(?)

 

친구가 원두를 직접 가져왔다. 스몰 배치의 커피인데, 캔디맨만 먹어봤던 스몰배치의 먹어본 원두 리스트에 골든 티켓을 추가하게 되었다. 




로스팅 뒤 5~21일이 지난뒤가 최적의 음용기간이란다. 아직도 일주일 이내 드세요. 라고 말하는 곳이 많지만, 서서히 개별 원두의 로스팅에 따른 상미기간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생겨나는 추세다. 블랙워터이슈의 게시물에 달린 댓글 중 디개싱과 상미 기간에 대한 좋은 내용이 있었는데 보시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겠다.  

http://bwissue.com/coffeestory/310241#comment_313759
 

이 친구는 로스팅 시일이 지난 달 25일. 약 10일이 살짝 지났고, 비행기를 타고 고고도 저기압대를 거쳐 왔으므로 디개싱 속도는 더욱 더 빨라졌을 것이라 마시기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있을 때라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커피를 달고 살았기 때문에 커피를 굳이 마시고 싶진 않았지만, 어디 내 호기심이 그런가.

 

지난번 캔디맨을 마셔봤던지라, 대략 스몰 배치 스타일이 어떤지 경험을 해 보았던고로 단박에 PKR로 그라인딩을 해서 두어번 그라인딩을 조절해서 마음에 드는 샷을 뽑았다. 컵 노트가 재미있었는데, 마카다미아 느낌의 애프터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 잘 디벨롭된 라이트 로스트 커피에서는 재미난 느낌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데, 골든 티켓의 경우 버터리하면서도 고소하고, 더도 덜도 아니고 적당히 익힌 견과류를 우유에 갈아낸 듯한 느낌의 꽉 찬 플레이버가 중심을 이뤘다. 

이 때문에 단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음에도 묘한 균형감을 갖춘 컵의 인상이 꽤나 흥겹다. 

그렇게 한잔을 비우고 나서는 남은 원두를 소분해 진공 팩에 담고 패키지 라벨을 잘라 넣어 진공 포장으로 잘 보관해둔다. 이 방법은 이미 미국 #fcpcoffee 의 마이클 카메론이 여러번 선보인 방식인데, 아직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 없다. 무조건적인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원두의 효율적 이용이란 측면에서는 꽤나 유용하다. 간단한 물리적 법칙을 고려한다면 디개싱이 잘 안되는 원두들에 활용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일 것이다. 
 

* Vacuum sealed coffee for freezing. Photo courtesy of Michael Cameron

http://bwissue.com/252373

이렇게 냉동실 한켠에 채워두면 적당히 원두가 떨어져 뒤적거릴 때 보물처럼 하나씩 발견해 꺼내먹게 된다. 겨울잠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