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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WBC】 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 그녀가 2018 World Barista Champion이 된 이유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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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 그녀가 2018 World Barista Champion이 된 이유 




56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한 World Barista Championship 2018의 주인공이 결정되었다. 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는 역대 World Barista Championship에 출전한 폴란드 선수들 가운데 최초의 결선 진출에 이어 챔피언까지 이뤄냈다. 그녀는 올해 벌써 두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커피 페스티발의 부대 행사로 개최되는 Coffee Masters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블랙워터이슈 컨텐츠팀에서 우승 후보로 꼽은 많은 선수들 가운데 로에브스카는 논외였다. 그녀가 WBC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전까지 그녀는 2016년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 3위의 라떼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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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World Barista Championship 무대에서 보여준 그녀의 무대는 국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수준의 준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대회를 준비하는 많은 바리스타들도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소싱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고, 시연에 적합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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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인 영국의 데일 해리스

 

데일 해리스와 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

지난 2017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었던 데일 해리스(영국, Hasbean Coffee 소속)는 창의적인 센서리 심사에 대한 접근으로 주목을 끌었다. 자신과 함께 협업한 농장에서 선택한 커피의 향기 구성 성분 1,000여 가지 중 가장 지배적인 향미 물질 10가지를 가지고 센서리(Sensory)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다. 이는 맛의 묘사와 관련된 변경된 규정에 적합한 프리젠테이션이었고, 결국 그는 챔피언이 되었다.
 
 
2017 World Barista Champion 대일 해리스(Dale Harris, Has bean Coffee)가 승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시...
ⓒ BlackWaterIssue / 2017-11-15

 

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는 어떨까? 그녀의 프리젠테이션은 데일 해리스와 비교해 과학적인 접근은 다소 부족했지만 주어진 15분의 시간 가운데 3가지 메뉴 중 어떤 메뉴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사실 그 고민은 그녀의 코치로 함께 일한 2015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사샤 세스틱의 고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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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자 올해 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의 코치로 활동한 사샤 세스틱



우선 그녀의 시연 순서에 주목할 수 있다. 그녀는 우유 음료, 창작 메뉴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를 선보였다. 대개 우리가 생각하는 에스프레소, 우유 음료, 창작 메뉴 순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왜 에스프레소를 마지막 메뉴로 선택했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또 한가지는 그녀의 시연 테이블 배치이다. 그녀는 우유 음료와 창작 메뉴의 테이블을 하나로 사용했고, 오롯이 에스프레소를 제공하기 위한 별도의 테이블 하나를 사용했다. 위 내용과 연결지어 생각해본다면 자연스럽게 그녀가 올해 시연을 준비하면서 에스프레소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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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녀는 에스프레소에 큰 비중을 두었나?

그녀의 시연이 단조로워 보였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창작 음료의 간결함이었다. 빠르게 우유 음료와 간결한 창작 음료를 제공한 이후 그녀는 곧바로 에스프레소 추출에 들어갔고, 에스프레소를 경험할 심사 위원들을 다른 테이블로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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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난해부터 강조되기 시작한 「모든 메뉴의 플레이버 프로파일은 스페셜티 커피를 지지해야 한다」는 규정에 걸맞는 커피를 들고 출전했다. 2015년 사샤 세스틱이 사용한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싱 커피를 브랜드화한 Project Origin CM Selection 커피로 열대 과일의 플레이버를 가진 커피였다. 이는 분명 스페셜티 커피를 지지하는 프로파일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Carbonic Maceration Process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기사 참조]
 
 
2018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의 또 다른 주인공,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싱(Carbonic Maceration) 2015년 시...
ⓒ BlackWaterIssue / 2018-06-29

 

하지만 왜 에스프레소 메뉴에 그녀가 집중했는지에 대해 이해하려면 센서리 평가와 관련된 규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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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에 배정된 점수는 5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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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음료에 배정된 점수는 3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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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음료에 배정된 점수는 38점


위 내용은 센서리 평가에 사용되는 3가지 메뉴의 스코어 시트이다. 위 내용을 보면 센서리에서 에스프레소 메뉴가 56점으로 31, 38점을 차지하고 있는 우유 음료나 창작 음료에 비해 점수 비중이 높다.

또 한가지는 다른 메뉴에 비해 맛의 묘사와 관련된 점수 비중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전략적으로 로에브스카는 에스프레소에 사용된 스코어 시트를 그대로 프리젠테이션 테이블에 옮겨놓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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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심사 위원들이 에스프레소를 평가하기 위한 테이블에 놓여 있던 기물들



에스프레소 스코어 시트에 표기된 Taste Balance 항목을 우드 바 형태로 만들어 놓았고, 맛의 묘사 부분과 관련해서는 아래의 4개의 지배적인 플레이버인 오렌지, 자두, 복숭아의 사진을 통해 시각을 동원한 평가를 하도록 유도했다. 이어 Tactile 항목의 텍스쳐를 컵에 담긴 우드 볼로 촉각을 통해 실제 입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했으며, 마우스필의 경우 천의 소재를 손의 촉각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스코어시트 자체를 오감을 이용해 평가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은 주요했다. 56점을 차지하고 있는 에스프레소에 그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했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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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년 대회를 취재하면서 World Barista Championship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규정이라는 틀에서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이어진 사샤 세스틱의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싱이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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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에브스카와 같은 종류의 커피를 사용한 존 고든(2018 WBC 6위) 자신이 사용한 카보닉 메서레이션 커피 250g을 한화로 4만원정도의 가격에 판매를 진행했다. 과거 깜짝놀랄 만한 가격의 대회용 커피들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다이렉트 트레이드와 프로세싱의 개발이 만들어낸 CM 셀렉션 커피는 앞으로 스페셜티 커피가 소비자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희망을 제시한다. 사샤 세스틱에 이어 그 희망의 두번째 단추를 채운 로에브스카의 우승은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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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 최대 온라인 커피 미디어 시장을 연 블랙워터이슈는 201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외 업계 전반에 대한 뉴스와 칼럼, 교육 정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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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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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훈

2018-07-06 20:25  #472726

대회를 보는데 너무 즐거워지는 시연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소중한 첫 댓글에! 10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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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커피

2018-07-08 23:58  #473512

화려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게 접근해야한다는 가르침인거 같네요...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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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델로

2018-07-10 00:08  #474062

시연영상 봤습니다 인상적이더군요~!
세계챔피언 탐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