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커피, Peer 오르다, 피어커피로스터스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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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COFFEE ROASTERS


에스프레소 추출시 네이키드 포타필터에 담긴 커피 파우더가 가압온수를 만나면서 바스켓 하부에는 몽글몽글 에스프레소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마치 꽃봉오리들이 개화하듯 그렇게 한잔의 아름다운 커피는 만들어집니다.

Peer Coffee Roasters가 한남동 주민센터 맞은편 새롭게 떠오르는 이태원의 한적한 골목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여느 동네와 다를바 없는 곳에 피어 커피는 주변의 분위기를 마치 물오른 꽃과 같은 편안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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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명으로 ‘피어’라는 말은 화사한 느낌을 전달하고 Peer라는 영문명은 친근한 또래 친구의 느낌을 보여줍니다. 화사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가져가려는 피어커피로스터스의 방향은 스페셜티 커피가 가지는 모든 가치를 집약시킬 수 있는 단어가 아닌가 합니다.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동네 카페처럼 보이는 이 곳이 특별한 이유는 유려한 외관때문만은 아닙니다. 피어 커피를 창업한 황진욱 대표는 파티쉐로써 르꼬르동 블루를 졸업한 제과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파티쉐입니다. 실과 바늘처럼 빵과 커피의 조화는 빵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커피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콜라보레이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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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커피로스터스의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라떼를 주문하고 피어 커피로스터스의 에스프레소 바를 둘러봅니다. 스트라다 EP 의 외관을 커스텀화 버전으로 외관을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로스터들처럼 튜닝한 모델입니다. 피어커피의 전반적인 화이트톤 배경과 코스메틱 튠버전 스트라다가 잘 어울립니다.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에 대한 욕심이 있는 만큼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선택 역시 라마르조코 스트라다를 선택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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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인더는 작년 SCAA(미국스페셜티 커피협회) EVENT에서 주목을 끌었던 누오바 시모넬리(Nuova Simonelli)社의 '미토스 원'입니다. 그라인딩 챔버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러쉬타임에 빠른 그라인딩과 정교한 도징량 유지로 말코닉 EK43 함께 근래 자주 회자되는 모델입니다. 곧 열릴 카페쇼에서도 곧 만나보실 수 있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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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잉 커피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BEEHOUSE의 세라믹 드립퍼로 추출합니다. 2012년 US 브루어스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세레모니 커피 로스터스(Ceremony Coffee Roasters)의 Andy Sprenger가 사용한 드립퍼로 2012년 챔피언십 당시 12g의 커피를 사용하면서 Large 비하우스 드립퍼를 사용한 Andy는 항온성을 위해 Single Cup 추출에 Large 사이즈를 사용하여 비하우스 드립퍼를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피어 커피로스터스에서도 비하우스의 세라믹 드립퍼로 싱글 오리진 브루잉 커피를 선보입니다. 브루잉 스케일은 AWS(American Weigh Scale)의 AWS-1000모델입니다. 0.1g까지 리딩이 가능한 모델로 도징양(분쇄커피양)에 따른 미세한 차이를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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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바 뒷편에 위치한 피어 커피로스터스의 로스터기는 프로밧 P5 Type2입니다. 최근 전세계 스테인레스 부족으로 인해 로스터기의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독일 프로밧이 주는 클래식한 골드 바디의 색감은 건조한 로스팅실을 밝게 채우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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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는 과테말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농장 가운데 하나인 인헤르토 농장의 커피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피어 커피로스터스의 라떼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수케쿠토로 추출한 에스프레소가 사용되었습니다. 자칫 에스프레소용으로 에티오피아 커피를 사용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화려하나 노멀한 바디를 가진 커피가 밀크 베리에이션에 뭍혀 버리진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바디를 떠올리기 전에 먼저 입안에 올라오는 후레쉬한 산미가 은은히 치고 올라오면서 사라집니다. 실험적인 시도의 베리에이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근래에 마셨던 커피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라떼였습니다.

한잔을 더 마시고 싶었으나 주신 피어티(Peer Tea)로 갈음하고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피어티는 오미자, 유자, 사과, 민트가 베리에이션된 메뉴로 최근 피어 커피로스터스에서 열린 플리마켓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정식 메뉴로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카페인에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강추드립니다.

한강진역 뒷골목의 변신을 주도하는 스페셜티 커피로스터들의 모습을 보면 점점 더 많은 분들이 레스토랑이나 디저트가 아닌 커피를 찾아 발걸음을 재촉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발걸음을 다음 행선지로 옮겼습니다.



ADD.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4-32번지 1F PEER COFFEE ROASTERS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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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여행자

2014-11-22 22:15  #82648

대표님께서 파티쉐 이신만큼 커피 이외에 베이커리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