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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투어리스트
작성자: 외부기고컨텐츠 등록일:2016-06-14 13:28:05
댓글 1 조회 수 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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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이문센터, 히어로즈 로스터스

Be a Hero




시작은 순조로웠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쾌적한 환경, 성능 좋은 장비를 마련했다. 유명 커피대회에서 상까지 받으며 자신감과 유명세도 얻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꾸준히 성장은 해왔지만 그 속도나 폭은 기대처럼 대단하지 않았고, 매일을 치열하고 혹독하게 보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성장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결과였다. 대학가라는 특수한 상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 영웅은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하면 한계를 넘어서서 진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커퍼스 이문센터, 히어로즈 로스터스(Heroes Roasters)를 찾았다.


마뜩잖기만 했던 커피

히어로즈 로스터스의 유장호 대표는 대학에서 해양심층수라는 특수한 분야를 전공했다. 덕분에 졸업하기도 전에 관련 기업으로 취업이 확정될 수 있었지만, 현장은 유 대표가 그리던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인턴 생활을 끝내자마자 회사를 나왔다. 이후의 삶은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았다. 한동안 뭘 해야 할지 모른 채로 방황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에 한 친구가 커피를 권했다. 당시 유 대표는 커피라고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취업과 진로에 대한 걱정 때문에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커피 학원을 등록해 커피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배웠다. 자격증을 딴 뒤에는 카페에서 일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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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커피가 매력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할 일이 많은 것에 비해 급여가 적은 편이라 마뜩잖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유 대표를 보던 지인들은 ‘이제 그만하면 됐으니 제대로 된 직장을 찾으라’며 취업 자리를 적극적으로 소개해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런 만류가 유 대표에게는 오히려 오기를 품게 했던 것 같다. “기왕 시작한 일인데, 그래도 1년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꾸 하다 보니 제 적성하고 잘 맞더라구요. 그렇게 지금까지 왔네요.” 평소 사람 만나기를 즐기던 유 대표였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더라도 커피를 주제로 할 때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었다. 꼭 커피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카페라는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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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가 커피 자체에 대한 갈증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던 건 스페셜티커피를 만나면서부터였다. 한 커피 강의에서 스페셜티커피를 처음 마셨는데, 그동안 커피를 공부하면서 스페셜티커피에 대해서 듣긴 했지만 제대로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좋은 커피’ 정도로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확실히 커머셜커피와는 다르더라구요. 정확히 그 차이를 알게 되니 커피가 재밌어졌어요. 그러면서 그동안 배웠던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알았죠. 커피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던 거 같아요. 불이 붙었던 거죠(웃음).“ 그 길로 근무했던 카페를 그만두고 커피문화원을 찾아갔다. 본격적인 커피공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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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쩌다 시작했던 커피가 아니었다. 배워야 하는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지니 그 성장 속도가 남달랐다. 대학 때 물을 공부했던 게 적잖은 도움이 됐다. 특히 유 대표는 미네랄 같은 물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성분의 함량에 따라 달라지는 물맛에 대한 경험이 풍부했다. “커피와 물이 상당히 밀접했기 때문에 아예 다른 공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도움이 됐죠. 특히 추출과 관련된 부분에선 이해가 빨랐어요.” 

수강을 마친 뒤에는 한동안 커피문화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다른 커피관련 모임이나 대회, 전시회 등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중에서도 골든커피어워드의 추출 담당자로 참여했던 경험은 특별했다. “대회에 출품된 수많은 커피들을 추출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어요. 평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교하면서 차이점을 배울 수 있었죠. 나중에는 저도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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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바로 그 다음해에 히어로즈 로스터스를 오픈하면서 내친김에 골든커피어워드까지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해보자, 도전이었죠(웃음).” 카페 오픈과 출품 기간이 아슬아슬하게 맞물렸기 때문에 준비하는 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 백 여개의 커피를 물리치고 에스프레소 부문에서 1위를 했다. 유 대표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카페를 시작하면서부터 ‘커피가 맛있는 집’이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내세울 수 있었으니,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찾아오는 손님들의 기대치를 높인 것도 사실이다. “수상 카페라고 알려지면서 커피 맛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만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 노력하게 되더라구요. 손님들의 ‘변했네’라는 반응이 가장 두려워요.” 수상한 출품작은 히어로즈의 대표 블렌딩 중 하나가 되었다. 그때와는 사용하는 생두가 달라졌지만 특유의 뉘앙스를 유지하기 유 대표는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의존하지 않는다, 뛰어 넘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뒷길에 자리한 히어로즈 로스터스는 인근에서도 제법 큰 규모에 속한다. 커피를 즐기면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으로, 지역 내에서 다수를 이루는 소규모의 테이크아웃 카페들과는 공간만으로도 차별화 된다. 보다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라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급화, 차별화가 카페의 콘셉트예요. 카페로서의 분위기나 서비스, 커피의 전문성 같은 부분들에 있어서요.” 여기에 지난 3월부터는 생맥주와 칵테일이 메뉴에 추가되었고, 밤이면 미러볼이 돌아가면서 히어로즈는 또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한다. 칵테일 역시 한남동의 오랜 경력의 바텐더로부터 레시피를 받아왔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만든다. 하지만 히어로즈의 이러한 콘셉트가 대학가 상권과 잘 어울린다고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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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대학가 상권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주 고객으로 삼기 때문에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 '박리다매'를 판매 전략으로 삼는데, 특히 한국외대 인근 상권은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단돈 2,000원으로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학생식당으로 인해 상권의 가격기준이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지역 상인들은 고민이 많다. 가격도 낮아야하는데다 양까지 많아야 하니 판매하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번은 6,000원 짜리 뷔페가 오픈한 적이 있었는데, 평소 고기 먹기가 힘들었던 먹성 좋은 학생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불과 몇 개월 만에 폐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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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히어로즈는 인근의 테이크아웃 매장들과는 '체급'부터 다르다. 공간을 유지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고정비용은 물론이고 메뉴의 가격도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3,800원. 일반적인 커피프랜차이즈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한 끼 이상의 대가를 치르는 것과 맞먹는 호사인 셈이다. 유 대표 입장에선 다소 억울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픈 이후로 매출은 꾸준하게 상승했지만, 매일이 고군분투의 연속이었다. 이 결과를 두고 유 대표는 스스로 상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지금 히어로즈의 콘셉트는 대학가보다는 오피스 상권에 더 어울린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카페들처럼 저가 커피로 돌아서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들의 리그에 끼기에는 이미 체급도 다르고 시스템을 전환하기에는 시기도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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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유 대표는 지금의 차별화 전략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갈 생각이다. 가격을 낮추면서 퀄리티를 저울질하기 보다는 품질을 중심으로 커피전문성에 무게를 더욱 싣는 일이다. 상권에 의존하기보다는 상권을 뛰어 넘겠다는 생각이다. 가격이나 편의성 때문에 소비되는 공간에서 그치지 않고 졸업 후에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라면 찾아올 수 있는 커피전문점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지다. 커퍼스의 신규센터로 지원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커퍼스의 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지금보다 더욱 활발한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대학생뿐만 아니라  커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부턴 정기 커핑을 시작했다. 카페를 활성화 하는 데 있어 또 다른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만족스러운 커피를 만들기까지 필요한 것 

유 대표에게 커핑은 ‘환기’라는 의미가 크다. "매장에만 집중하다보면 어느 샌가 안주하게 돼요. 발전을 위해 더 이상 노력하지 않고 멈춰 있게 되죠. 커핑은 저를 멈추지 않게 해요. 다시 움직이도록 저를 자극하죠." 커핑은 맛을 보고 평가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커피시장의 트렌드를 읽어 더 나은 생두를 찾고, 만족스러운 커피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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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스터리 카페에 있어서 커핑은 현실적인 문제다. 커핑을 통해 카페에서 사용할 생두의 구매가 결정되고 그 결과는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지 커핑 점수가 높다고 해서 구매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퀄리티와 가격의 합리성, 원활한 수급여부와 함께 커피의 활용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주 소비자층의 선호도 역시 고려해야 한다. 비즈니스를 전제로 한 커핑은 통합적인 인사이트가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최근 비즈니스 커핑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이 점점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만 해도 구매한 생두를 평가하거나 로스팅의 결과를 파악하기 위한 커핑이 대부분이었어요. 늘 쓰던 커피는 수입사가 다르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이었거든요. 특히 커머셜 등급의 커피라면 더욱 그랬죠.” 하지만 이제는 생두 수입처가 다양해지면서 같은 산지의 커피라도 수입사별로 맛과 퀄리티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커머셜 등급의 커피라도 다르지 않다. 원하는 커피를 구하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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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공들여 선택한 커피를 대충 볶을 수는 없는 일이다. 유 대표의 또 다른 관심사는 ‘어떻게 잘 볶느냐’이다. 사실 로스팅에는 정답이 없다. 로스터들은 각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할 뿐이다. 유 대표 역시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수상까지 한 히어로즈의 대표 블렌딩이 그것이다. 하지만 유 대표는 자신의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하려고 한다. “모든 행위에는 이유가 있고 배울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떠한 스타일이라도 좋든, 싫든 일단 받아들이죠.” 각각의 이유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최대한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걸러내면 된다.  

사실 이것저것 모두 경험하겠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피하거나 돌아갈 일도 오롯이 맞닥뜨리기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은 시야를 넓히고, 깊이를 더한다. 내공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만한 방법도 없다. “앞으로 5년 정도는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경험하면서 배우는 일을 반복해야 할 것 같아요. ‘성장의 시기’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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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욕심 많은 청년이다. 당장 히어로즈에서 풀어내고 도전해야 할 일도 많지만 세컨드 브랜드 같은 다른 콘셉트의 카페를 열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본격적인 원두제조업도 해보고 싶어 한다. “일단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최우선이겠죠(웃음). 모든 일에는 시기와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가능하다면 새로운 일을 도전해보려고 해요.” 대학가 상권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고, 새로운 커피 영웅으로 떠오르는 히어로즈 로스터스를 기대해본다.


Add. 서울 동대문구 천장산로 22-1(이문동 264-77 1층)




강승훈   전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프리랜서
Email: falli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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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랑 +

직장이랑 거주지가 이문동이라 동네 카페는 다 가봤지만 솔직히 근처 카페들에 비하면 맛도 서비스도 수준이 많이 딸리던데요..ㅋㅋ
그냥 흔한 동네카페 수준인데 무슨 대단한 카페인것처럼 써 놓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