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데미타세에 가득 담긴 정성을 느끼다 - 서초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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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타세에 가득 담긴 정성을 느끼다 - 서초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


알레그리아 하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 개인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의 진보적 커피문화와 궤를 함께하는 "알레그리아" 라고 하는 커피 로스터가 있다는 것을 웹상으로 접하고 흥미가 생겼었죠. 궁금함과 호기심에 무작정 원두를 주문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젠틀한 남성분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그 분이 바로 알레그리아 유기용 대표님이셨죠. 로스팅 일자와 디개싱 기간에 관해 친히 전화를 주신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받고나서도 놀람반 신기함 반이었던 기억에 한동안 알레그리아를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그때가 2011년 12월이었더군요.^^ 세월 참 빠릅니다. (http://blog.naver.com/indend007/80147895069) 여튼 그 이후로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블로그나 여러 카페에 관한 글들을 통해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에 관해 좀 더 많이 접할 수가 있었고, 작년 2012년 SCAA 의 유기용 대표님의 미국 카페/로스터 투어 여행기를 참 재미있게 읽은 기억에 항상 찾아가봐야하는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이제서야 기회가 생겼습니다. (여튼 그 시간 동안 알레그리아는 판교에 "플래그쉽 스토어" 까지 오픈을 하셨습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방문한 서울 서초에 위치한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입니다. 밖에서만 봐도 꽤 디자인이 멋진 로고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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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서면 다양한 알레그리아 로고가 그려진 커피 용품과 원두들을 살펴볼수가 있죠.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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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리아 로스터의 대표 블렌드 중 하나인 메리 제인입니다. 펜라인이 간결한 일러스트가 꽤 매력적입니다. 나중에 대표님께 들은 이야기지만, 2월에 새로운 메리제인 블렌딩을 선보이실 예정이시라고 준비중에 있으시다고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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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전부터 블로그등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백색의 디드릭과 기센 로스터기 입니다. 로스팅을 모두 직접 담당하신다고 하시던데 무지 바쁘실것 같았습니다. 알레그리아의 인테리어와 잘 매칭이 되는 화이트 컬러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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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로 좌석이 가득차서 잠시간 기다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먼저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주문했고, 간간히 사진을 남기면서 함께 찾은 지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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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치노를 좋아하는 로로씨의 메뉴가 먼저 나왔습니다. 사진이 없는데.. 넉넉한 잔에 정성껏 내어주신 밀크폼과 아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셔보질 못했네요. 이런.. 이제 제가 주문한 에스프레소를 맛 볼 시간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마신 에스프레소는 보통 에스프레소가 아니었습니다. 그날 따라 이전의 샷들이 대표님 마음에 들지 않아 최상의 샷을 위해 만족스러우실때까지 수없이 재추출을 거듭해서 내어주셨던 샷이었죠. 에스프레소 추출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다는 것을 그 하나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로씨의 말로는 판교에 있는 "알레그리아 프래그쉽 카페"에서도 그렇게 마음에 드실 때까지 재추출을 거듭하신 뒤에야 샷을 주신다고 하시네요. 단 한잔의 샷 퀄리티를 위해 정성을 기울이시는 모습에서 역시나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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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그리아의 아마존 에스프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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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그리아의 정글 에스프레소 >


만족하실만한 추출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마존 에스프레소도 꽤 좋았고, 햇수로 2년전 처음 접했던 정글 에스프레소 역시 굉장히 좋은 밸런스를 갖춘 샷이었습니다. 데미타세가 일반 카페들의 그것보다 훨씬 높은 도피오 스타일의 잔을 사용해서 주시는데 향을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있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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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허락을 받고 카페 곳곳을 둘러보면서 아기자기하면서 깔끔하게 잘 꾸며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의 느낌, 회벽의 질감, 아름다운 상드리에 등 정말 많은 부분에서 정성을 기울이신 듯한 느낌이었는데, 미국 카페 투어에서 느낌점을 판교점에 많이 반영해두셨다고 하시니 판교도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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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끄는 사진 작품 한장이었습니다. 아마 기억엔 헬싱키라 하셨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로 보면 초여름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서 계속 보게 되더라구요. 배치 역시 벽면의 원근과 사진의 원근이 묘하게 합치되어 마치 창을 통해 풍광을 엿보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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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 에스프레소 블렌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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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특집 달콘 음료 출시 : 허니 빠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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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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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간혹 커피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블로거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본의아니게 그럴 의도가 없음에도 부담스런 사람으로 각인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구요. 블로거임을 밝히지 않고 주문을 했지만, 그토록 정성껏 주신 커피를 대하게 되면 커피를 떠나서 감동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뜻한 미소의 훈남 대표님의 환대와 무엇보다 정성어린 커피 한잔을 너무나 감사히 마시고 좋은 기억과 함께 문을 나섰습니다. 이렇게 한잔한잔 정성을 담아 주시는 곳이 있다면 어떤 커피도 믿음으로 마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알레그리아를 알게 되었던 2011년 12월의 모습과 직접 찾아가 느낀 알레그리아는 2년의 시간에도 변함없이 좋은 커피와 커피를 대하는 고객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듯 보여 즐거웠습니다. 따뜻한 정성 감사했습니다. :) 


아마도 알레그리아에서의 감사함이 이후 방문한 나무사이로에서 역시 이어졌던건 이같은 좋은 에너지들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