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브루잉 농도의 커피를 선보였던 대만의 FIKA FIKA CAFE

EK43이 붐을 일으켰던 2013년도, 그라인딩에 대한 관점 뿐만 아니라 추출에 대한 재미난 접근도 같이 제시가 되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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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SHOT 이란 이름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8~10 TDS% 농도가 아닌 1.2~1.5 TDS% 정도 수준의 저농도의 샷을 추출하는 방식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말코닉과 맷 퍼거의 세인트 알리에서는 공식적인 COFFEE SHOT 101 이라는 추출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죠.

| COFFEE SHOT 101 가이드

사실 이러한 개념은 맷 퍼거 이전에도 많은 바리스타들로부터 다양하게 시도되기도 했고 그 방법 또한 다양하게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펌프의 압력을 낮추어 굵은 입자를 보다 저압으로 추출한다던가, 압력 프로파일링을 적용해서 추출 속도에 변화를 준다던가 하는 방법들이죠. 

블랙워터이슈의 이번 대만 카페 투어에서 방문한 FIKA FIKA CAFE 는 이같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한 브루잉 커피를 실제로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실제 FIKA FIKA 카페는 Nordic Roaster Champion 2013 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대만의 유명 로스터이자 커피 매니아인 James Chen 이 운영한 카페인 동시에, 북유럽 스타일의 라이트 로스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카페이기도 했습니다.

| 스트라다 EP 베이스의 샷 브루어 EP 1그룹 모델

재미있게도 브루잉 커피는 라마르조코의 샷 브루어 1그룹 EP 모델을 사용하여 추출하고 있었는데, 이 모델은 실제 상업용으로 판매된 적이 없던 머신이기도 합니다. 스트라다 EP 1그룹에서 스팀 보일러를 삭제하고 스팀 기능을 뺀 모델인데 스트라다 EP 의 샘플러 머신의 개념으로 압력 프로파일링을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한 모델입니다. 

브루잉 커피를 샷 브루어로 추출하지만 실제로 맷 퍼거의 커피샷 형태의 추출을 실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싱글 오리진스타일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여 물을 희석시키는 아메리카노의 개념이기도 합니다만, 브루잉 커피를 주문하면 이렇게 서빙한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오너인 James Chen 은 이 추출을 필터샷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FIKA FIKA CAFE 의 오너 James Chen 과의 서면 인터뷰

리스트레또 추출 레시피 사례 : 물온도 92.3도 / 커피18g / 시간 28초 / 추출 24g / 압력 8bar

SOE Ethiopia Yirgacheffe DP Heleanna의 레시피:  92.5도 / 커피 18g / 추출 40g / 25～26초 / 9바

Q. 왜 싱글 에스프레소를 브루잉 커피로 사용하는가?

A. 전통적인 핸드드립 필터커피들은 반드시 "브루잉 추출수 온도의 감소"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브루잉의 과정중에 추출수의 온도가 계속적으로 낮아지면서 하강하는 그래프를 그리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추출수 온도를 정밀히 제어할 수 있는 PID기능을 장착한 LM Shot brewer EP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여 필터 커피를 제조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브루잉 과정중에서 추출수의 안정적인 온도를 확보할 수 있고, 높은 추출 수율과 커피가 가진 향미를 완벽하게 컵으로 옮겨낼 수 있었다.

Q. EK43 대신에 VTA 6 를 사용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

A. 필터샷 브루잉 방식에서는 VTA-6의 그라인딩 결과가 EK 43보다 좋다는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맷 퍼거가 몇년전 피카피카를 방문했을 때, 그 역시 VTA-6의 효과에 대해 동의 하였다. 단 한가지 아쉬운점은 메시의 눈금 조절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VTA-6의 분쇄 입자 분포는 EK43보다 더 포괄적이라, 추출 된 플레이버와 마우스필은 EK43보다 더 풍부하다.

나는 EK43의 분쇄 입자 분포가 너무 일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맛에 있어서 너무 단일화 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고 여긴다. 장점은 극도의 클린한 마우스 필이지만 바꿔말하면 약간 경직되고 생기가 없는 Complexity와 Body의 부족이라는 단점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Q. 로스팅을 에스프레소용, 브루잉용으로 나누어 로스팅하는가? 

에스프레소용과 필터커피용 커피를 구분해서 로스팅 한다. 당연히 로스팅 프로파일도 다르다. 

이번 WBC 챔피언 버그 우(Berg Wu)가 WBC에서 사용한 Finca Deborah Geisha 역시 같은 생두였지만 에스프레소용과 밀크 커피용을 다르게 로스팅 했다.

한가지 보충해 드리고 싶은 점이 있는데, 버그 우가 WBC에서 사용한 커피는 버그 우가 직접 로스팅한 것이 아닌, 버그우에게 부탁받아 내가 로스팅한 커피다. 때문에 여러분들이 심플카파에서 마신 커피와 실제 WBC에서 사용된 커피는 완벽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 FIKA FIKA 공식 영상 중 추출 장면 : https://youtu.be/0WqnqRebHxk

또 FIKA FIKA 에서는 브루잉 커피 추출 그라인더로 EK43 이 아닌 말코닉의 VTA 6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EK43 이 있는데도 굳이 VTA6 를 이용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EK43 은 추출 결과가 너무 클린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자신의 매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추출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FIKA FIKA 공식 영상 중 추출 장면 : https://youtu.be/0WqnqRebHxk

샷브루어 옆에는 자동 커피 브루잉 툴인 OTFES 가 설치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주문할 땐 이를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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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와 핫, 두가지 버전의 브루잉 커피를 모두 서빙한다.

또 하나 재미있던 점은 브루잉 커피의 경우 추출된 커피를 아이스 커피와 뜨거운 커피 두 가지 버전으로 모두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스 브루잉의 경우 소량을 내어주지만 뜨거운 브루잉 커피와는 확연히 다른 향미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한가지 커피의 다양한 향미를 느끼는데 참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출된 커피는 다소 둔탁한 색상으로 메탈 필터 특유의 색상이 나타났고, 향미 특성에서 뚜렷한 캐릭터를 나타내어 줍니다. 라이트 로스팅의 특징인 화사한 향미와 더불어 너티하고 고소한 후미와 단맛이입안을 가득 채워주는 특성이 커피의 종류를 막론하고 공통된 특징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라이트 로스팅의 원두가 가지는 스펙트럼을 좋아하는데 이를 잘 살린 추출이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 FIKA FIKA CAFE 브루잉 전경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브루잉 커피를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려준다는 사실을 안 것은 아니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다 특성이 꽤나 독특해서 확인해 본 결과였고, 실제로 머신 추출의 브루잉 커피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브루잉 커피를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하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변수의 최소화와 빠른 추출 속도 등은 충분히 머신을 통한 브루잉 커피 추출의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