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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컬럼 정보
작성자: 외부기고컨텐츠 등록일:2017-02-28 05:21:16
댓글 8 조회 수 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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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블렌딩(BLENDING)에 관한 개인적인 고찰




언제부터인가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 하나의 특정 나라의 혹은 농장의 커피를 일컫는)은 좋은 커피의 대명사처럼 주목받기 시작했다. 5년 전만 해도 농장의 풀 내임까지 적어놓았던 커피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상전벽해라 할 수 있다. 급격하게 커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싱글 오리진 커피는 커피의 다양성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러한 상황이 소비자가 원하는 커피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해본다면 생산자로써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리라.

하지만 절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커피도 다를 수 없었고 단종 커피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해결해야 했다. 보통 단종 커피에서 큰 스펙트럼을 경험하기 위해선 매우 극소량으로 작농되야 했고 이는 'Micro Lot'이라는 소수 정예로 키워진 커피를 자연스럽게 Specialty 등급을 부여. 개성과 완성도를 지닌 커피를 얻을 수 있었지만 고밀도의 노동력과 인건비 환율 등으로 시장과 가성비를 빗겨나간 가격으로 리스트에 올라오기 십상이었다.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법한 시장을 뒤로 한채 어떻게든 우린 소비자의 만족과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시점에 놓이게 된다. 그렇다면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일리(illy)사가 시작했고 한때 커피 시장의 중심을 장악했던 방식. 바로 블렌딩(BLEND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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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딩을 하는 것은 로스팅과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 조금은 수치와 관능적인 접근이 적절하게 요구시 되는 작업인 것이다. 지금껏 많은 블렌딩을 접하면서 해야 될 것과 피할 것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블렌딩을 공부하기 위해선 일단 제일 좋았던 방식은 직접 추출을 제어하고 먹어봤던 2연식 접근이었다.  어쩌면 1연식과 같은 구조라고 느낄 수 있지만 추출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해서 맛있었다고 느끼지 못한 것도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껏 실무에서 블렌딩을 했던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지배력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블렌딩은 학교 교실과 같다. 여러 성격과 가치관을 지닌 학생들이 분포하고 있다.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사람은 '비슷해야' 친해지는 속도가 비례한다. 커피도 조금은 유사하다. 예를 들어 활동적인 학생과 소심한 학생을 짝으로 두면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강한 쪽이 한 쪽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부터 아프리카계의 커피를 전체의 30%을 넣지 않으려고 하는 방식이 존재한다. 이는 아프리카의 개성도가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가끔 엄친아처럼 남들과 섞이지 않으려고 하는 커피가 있고 이는 다른 커피와 융화는커녕, 컵을 지배하려고 하니 직접 1:9 ~ 9:1까지 대입해서 블라인드 테스트(가려놓고) 해 보길 권장한다. 일단 블렌딩은 노가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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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밀도와 수분함량, 특히 가공법이 다른 커피를 구별해야 한다.
생두는 매우 다른 환경에서 각자 길러지고 가공된다. 또한 같은 농장의 커피라도 생두 하나하나의 미세한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는 최근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입했을 시 매우 적나라하게 확인된다. 에티오피아도 보통 Mix Heirloom이라는 품종이 적혀 있다. 토착종인 Heirloom이 매우 넓은 세부 품종으로 섞여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티오피아뿐이랴. 예를 들어, 선블렌딩으로 브라질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를 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브라질은 두질과 밀도가 낮고 콜롬비아는 수분함량이 많고 단단하며 에티오피아는 크기가 작고 밀도까지 높다. 이런 통일감 없는 식자재를 한꺼번에 요리한다는 것은 매우 질을 떨어뜨릴 만한 리스크로 작용한다. 김치볶음밥도 수분이 많은 김치를 볶고 나중에 밥을 넣어 볶듯, 수분과 질감이 좋고 많아 오래 볶아야 할 타입과 향과 개성이 뚜렷하게 띄어야 할 타입을 따로 볶아야 한다. 가공은 말할 것도 없다. 물을 사용해서 가공한 커피와 물을 사용하지 않고 말려 가공한 커피는 구별하길 바란다.


3. 블렌딩 비율이 어렵다면 5:5부터 시작하라.
제일 난감한 부분은 도대체 비율을 얼마나 넣고 잡아야 하는 것인가를 고뇌할 텐데, 먼저 직접 그 식자재의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 먹어보란 의미다. 그럼에도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면 5:5부터 대입하면 된다. 3종이라면 3:3:3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대입하고 관능으로 따졌을 때, 어느 쪽이 더 치우치고 가려졌는지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런 차이로 1번 내용을 더욱 연관 지어 강조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보다 적은 비율로 들어간 커피가 치우는 맛이 강하다면 현재 베이스로 사용하는 커피를 점검 할 필요가 있다. 작지만 매운 고추가 있듯, 적지만 강한 개성을 가진 원두는 반드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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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등급이 높은 커피를 베이스로 잡지 말라.
여기서 베이스로 언급되는 비율은 40% 이상을 의미한다. 블렌딩에서 40% 면 정말 높은 수치를 갖는다. 한 단종커피가 40% 이상을 차지한다면 그 원두가 갖는 스펙트럼이 매우 높아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재밌던 사실은 등급이 좋은 커피를 40% 이상을 넣었을 때, 나머지 60%로 구성된 커피가 매우 쓸모없는, 의도가 없는 커피가 되었을 때가 제법 있었다는 점이다. 등급이 좋다는 의미는 역시나 개성과 캐릭터의 발현도와 연관이 있다. 마이크로랏 커피와 커머셜 커피의 블렌딩 개연성은 RATIO(비율)에 많은 영향을 동반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5. 로스팅 배전도의 스테이지를 잘 파악한다.
로스터와 바리스타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로스팅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블렌딩에 사용되는 모든 생두가 그러한 포인트 내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는 배전도 높으면서 향미를 쉽게 잃을 수 있는 전형적인 커피다. 반면 함께 블렌딩하는 원두가 에티오피아에 맞춰 로스팅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미묘한 로스팅 차이를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섬세한 작업의 미숙은 곧 배전 튐(Bumping)이 연동되고 조금이라도 추출이 용이한 커피가 복잡한 커피를 잡아먹게 된다. 수분 함유량이 적은, 배전도가 높은 커피가 더 쉽게 추출된다는 구조는 다들 어느 정도 수긍 할 것이다. 이런 스팟은 함께 넣어 갈아내어도 물을 먹는 시간이 매우 빠르고 지배적으로 치우치는 추출을 이끌어낸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로스터의 성향에 따라 같은 배전 수치 내에 있는 원두를 생산하길 권장한다. 로링은 약배전 스테이지 내에서 3도 차이까지는 괜찮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6. 메인과 보조를 구별하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
나도 아이돌과 무대의 가수에 열광 할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가끔 가수보다 눈에 띄는 백댄서가 있었다. 왜 백댄서는 항상 통일된 의상과 포지션을 가져야 하는가. 그것은 가수가 돋보여야 하는 매우 자연적인 현상에서 그릇된 것이다. 커핑을 자주 해야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커피의 가능성을 체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맛있다 맛없다를 떠나서 봐야 하는 안목은 바로 '용도'와 '역할'인 것이다. 블렌딩을 위한 목적으로 커핑에 참가한다면 예 아니오를 따나고 메인이 될 것과 보조가 될 것을 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가정해, 사과주스 같은 컵을 가진 코스타리카 워시드는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 줄 것 같은 판단에 메인으로 삼고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Kenya나 Ethiopia로 후미로 세련미를 입혀 줄 수 있다. 아니면 너무 휘감는 산미가 돋보인다면, Nut나 Chololate 계열을 가진 과테말라나 브라질로 Tone을 잡아주는 다른 방향을 선택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블렌딩 커피가 탄생하느냐를 떠나서 메인을 도울 보조를 선택하고 더 나아가 매우 세련된 눈썰미를 가져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은 커핑을 많이 했던 사람이 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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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글로 보는 정보도 부족할 만큼 블렌딩이란 작업은 커피에서 매우 High_Class에 포함된다. 절대 짧은 경험과 시간으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명한 커피 브랜드에는 하나같이 대표적인 블렌딩커피가 있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 '잘 되어 가시나' , 앤트러사이트 '나쓰메 소세끼' , 카페 아이두 '다크 나이트' , 나무사이로 '딜쿠샤' 등. 셀 수 없는 많은 블렌딩이 존재한다.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블렌딩 커피를 잘 했다는 의미는 'BRANDING'을 잘 했다는 의미와 연동 될 수 있다. 하나의 대표 블렌딩 커피가 브랜딩이 되는 그날까지 많은 커피를 마셔보고 접해보길 바란다.


읽어봄직한 연관글커피 로스팅에서의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의 이해





배준호   Roaster, FourB
photoEmail: cconsumers@naver.com
Website: http://blog.naver.com/cconsu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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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 +

학생. 볶음밥 에 대한 비유가 정말 쉽게 와닫는 일목요연 정리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도움이 많이되었어요!
그리고 블랜딩은 노가다라는 말이 공감이 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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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

그렇치요~블랜딩은 소 뒷걸음 치다 쥐 잡는 형국이 아닐런지ㅎㅎ소 뒷걸음 한번 에 쥐를 못잡고...수 많은 뒷걸음 후에 쥐를 잡을 수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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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cionado +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합리적 근거에 상당한 필력이 더해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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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커피 +

너무 유익한 글입니다
요즘 블랜딩에 빠져들고있는데
일단은 2종 5대5 비율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있습니다
어떠한 블렌딩은 두가지가 같이 돋보이고
어떠한 블렌딩은 1+1=0 이되는 결과도 생기고
참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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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laryu +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작업...블랜딩이란 작업 참 재미있는 일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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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 +

개인적으로 너무 도움이 많은 글이었네요
새로운 생각이 트였어요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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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시른돼지 +

블랜딩은 수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어.. 확률적으로 너무 다양함을 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블랜딩은 노가다이고 예상한 맛을 벗어나는 일들이 많으니..ㅎㅎ
싱글 오리진으로 배전도를 달리하여 블랜딩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컵노트의 향미가 모두 한 배전도에서 발현되지 않음에서 배전도를 달리하여 블랜딩하기도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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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빠 +

휴~ 아직 갈길이 멀군요, 언제쯤이면 내맘에 쏙~ 드는 블렌딩을 맛볼수 있을까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