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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투바 초콜릿 장비 1 - 소형 콘칭기의 종류와 특징




최근 카카오와 빈투바 초콜릿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듯 합니다. 홈쇼핑을 통해 카카오 닙을 판매했던 모 기업의 제품이 완판을 기록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아마도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인 카카오와 이를 이용한 빈투바 초콜릿이 대중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내의 경우도 불과 3년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는 어렵지 않게 카카오빈을 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빈투바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이들 또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떻게든 시작만 하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나 이를 부추기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됩니다. 우선은 가장 기본적인 빈투바 제조 장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고자 할 때 가장 낯선 장비 중 하나가 바로 콘칭기(Conche machine)입니다. 

물론 우리가 일반적으로 콘칭기라고 지칭하는 장비는 실은 그라인더(wet grinder) 혹은 멜랑제(Melangeur)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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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칭의 원래 의미는 '치대기'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그라인더를 콘칭기라고 표현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소규모 장비를 다용도로 사용하는 빈투바 초콜릿 메이커들이 그라인더를 콘칭기라는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량생산을 하는 공장의 경우 초콜릿을 만들 때 그라인딩, 믹싱, 롤링 그리고 콘칭 과정이 구분되 있습니다. 당연히 각 과정별로 투입되는 장비와 특징이 다릅니다. 그러나 소규모(micro-batch) 생산이 주를 이루는 빈투바 초콜릿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콘칭기'를 통해 한번에 끝내게 됩니다.


위 사진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게 되고 또 구할 수 있는 소형 콘칭기들입니다.


이러한 소형 콘칭기들은 모두 인도 제품으로 곡물 분쇄용 그라인데(wet grinder)를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난, 짜파티, 도사등을 만들기 위해 각종 곡물을 빻는 용도로 사용되던 그라인더를 미국의 소규모 초콜릿 메이커들이 분쇄와 콘칭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맨 좌측의 Santha 제품과 가운데 Ultra 제품은 거의 모든 빈투바 초콜릿 메이커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에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콘칭기입니다.


반면 맨 우측의 Premier 제품은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콘칭기로 최근 문을 연 일본 단델리온 매장에서도 전시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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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비교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분쇄용 돌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콘칭 용량 (드럼 크기)입니다.


일단 분쇄용 돌은 Santha 제품이 가장 크고 무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기간 사용시 콘칭용 드럼을 돌려주는 모터와 연결된 고무벨트가 쉽게 늘어나곤 합니다. 다행히 국산 M-36 일반 V벨트(동일 밸트)로 쉽게 교체가 가능합니다.


돌 크기에 비례해 드럼의 크기도 가장 크다 보니 다른 콘칭기들에 비해 힘이 좀 달리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빈투바 초콜릿의 초창기인 2010년에는 대부분의 초콜릿 메이커들이 Santha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Ultra 제품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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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 콘칭기의 원뿔형 분쇄형 돌은 드럼 내부의 접촉 면적이 가장 넓은 데다 카카오들이 좀 더 골고루 섞이게 도와줘 작업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드럼 내부에 분쇄용 돌을 고정시켜주는 잠금 장치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아 콘칭 시간이 좀 더 걸리는 단점도 있습니다.


최근 새로이 주목받기 시작한 Premier 콘칭기의 최대 약점은 적은 콘칭 용량입니다. 물론 Premier 제품도 2 리터짜리가 있긴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입니다. 돌의 분쇄면적은 다른 콘칭기의 절반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힘이 좋아 오히려 콘칭 시간은 다른 제품보다 빠른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도 큰 장점입니다.


위의 콘칭기들은 공통적으로 플라스틱 부분과 금속 연결 부분이 쉽게 금이 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Santha 콘칭기의 경우 특히 아래 사진처럼 결합 부분에서 크랙이 생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콘칭기들은 절대 한번에 무리해서 많은 양을 작업해서는 안됩니다. 분쇄한 카카오 닙을 투입할 때도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나눠서 작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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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ha 콘칭기 연결 부위의 크랙(좌)과 내부의 고무 밸트(우)



반면 Ultra 콘칭기는 드럼 내부에 분쇄용 돌이 잘 고정되지 않는 경우 고정 추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이 쉽게 부러지곤 합니다. Ultra 제품을 사용하는 초콜릿 메이커들이 다 한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실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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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 콘칭기의 드럼 내부의 플라스틱 고정 추(좌)와 잠금 장치(우)



Premier 콘칭기는 용량에 비해 드럼의 회전이 빨라 종종 카카오 리쿼가 넘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소형 콘칭기는 미국의 코코아 타운 제품입니다. Ultra제품의 단점인 고정 추와 잠금 장치를 보강한 제품이 500~600 달러 정도(운송료 제외)입니다. 여기에 변압장치와 액세서리를 추가하면 700달러가 훌쩍 넘게 됩니다.


반면 위에 소개한 제품들은 200달러 내외(아마존 가격 기준)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운송비를 포함해도 훨씬 경제적입니다. 또한 전력, 전압이 비교적 안정적인 국내에서는 트랜스만으로도 별 무리 없이 장기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는 48시간 정도 콘칭을 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콘칭기 한대를 가지고 일주일에 2회 콘칭을 한다고 하면 3kg정도의 빈투바 초콜릿 혹은 커버춰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100g짜리 초콜릿 바를 기준으로 하면 30개 분량입니다.


개인 샵의 경우, 콘칭기 세 대를 탄력적으로 운용(두 대는 계속, 한 대 상황에 따라)하고 두 대를 예비용으로 가지고 있다면 필요한 빈투바 초콜릿 바나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게 됩니다.


즉, 무리해서 비싼 가격의 대용량 콘칭 장비를 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생산량이 늘게 되면 장비의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숫자를 늘리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국내 실정상 아직은 카카오 빈에 대한 정보나 장비에 대한 노하우가 외국과 비교, 많이 부족합니다. 처음부터 비싼 장비를 갖춰 놓고 의욕적으로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생각만큼 소비가 이뤄지지도 않습니다.


과잉 생산에 재고가 쌓일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경험과 실력을 쌓기 위한 적절한 장비와 시간에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02년부터 테스트용으로 Snatha 콘칭기 1대(2 리터), Ultra 콘칭기 2대(2 리터 1대, 1.5 리터 1대) 그리고 Premier 콘칭기 2대(1.5 리터)를 운용해 오고 있습니다.


※ 이 글은 위에 소개한 모든 업체와 일절 관계없이 작성된 것임을 밝혀 둡니다.



김창용   기술이사, 마줄라 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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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 타와우, 말레이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