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정글에서 살아남기 제2화, 무엇이 중요한가?

BW최고관리자 2017.11.30 12:57:24 참조: 외부 기고자: 알레그리아 커피 주식회사, 유기용 대표이사 원문출처: cover: b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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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살아남기
제2화 무엇이 중요한가? : 본질 파악하기


‘업의 본질’

많이 들어본 말입니다. 사업가 혹은 관리자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진지하게 매일 고민해야하는 문제입니다. ‘나는 무슨일을 하는 사람인가?’, ‘이 곳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는 어떤 제품(서비스)을 제공하는 회사인가?’,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요식업, 특히 카페업에서는… 아니 스페셜티커피 업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지 않았거나 착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내가 만든 공간과 서비스의 컨텐츠가 부족하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그 원인을 ‘나’에서 찾지 않고 주변을 보거나 심지어 손님의 ‘수준’을 탓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렇게 좋은 커피를 몰라주다니, 사람들 입맛이 후지네.’ 라며 말이죠.

저번에도 말했지만 이런경우에 나만 헛다리 짚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진짜로 그 커피가 ‘나만 맛있다고 생각하는 커피’이거나 설령 커피가 기가막히게 맛있더라 하더라도 위생관리, 서비스, 공간, 메뉴 등 어디에선가의 부족함 때문에 손님이 찾지 않는 것인데도 정작 본인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겁니다.

일단은 공간의 ‘목적’과 ‘존재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카페는 기본적으로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커피의 맛이 중요합니다. 이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앞으로도 계속 이 이야기를 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이 명제보다 더 본질적인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카페는 고객에게 맛있는 커피와 음식, 그리고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입니다. 바리스타들은 그것을 돕는 사람들이지요. 커피를 만드는 일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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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이야기 중 하나가 직원들의 퇴사사유로 많이 듣는 이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페셜티 커피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어왔는데 반복적인 업무 때문에 더이상 배울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1개월 이내에 퇴사하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무언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일을 하라고 급여를 주는 것이지 공부를 하라고 급여를 주는게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복리후생이 좋은 일부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과 훈련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기위한 과정일뿐, 개인의 자기계발을 돕기 위함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기계발을 하려면 본인의 비용을 들여 학원에 가야겠지요. ‘본질’ 혹은 ‘존재이유’를 착각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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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사업을 시작하고 왜 이 공간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저도 처음 카페를 만들고 일단은 ‘잘 나가는 것 처럼 보이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메뉴를 이것저것 따라서 해보다가 갑자기 스페셜티 커피에 꽂혔습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접한 해외 ‘유명’ 카페의 단편적인 이미지만을 접하고 ‘쿨하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따라서 잔뜩 폼을 잡았죠. 메뉴를 5가지로 줄이고(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카페라떼, 카페모카) 커피는 제대로 익히지도 못한 라이트로스팅 커피를 들이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게 ‘멋’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깨닫고 시장의 요구에 대응해 나가고 있는게 어찌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카페는 사장의 자아실현을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닙니다. 진정 자아실현으로 만든 공간이면 돈을 받고 무언갈 파시면 안되죠. 카페는 고객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통해 매출을 만들고 수익을 발생시켜 그 카페 혹은 회사의 구성원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만 그 공간이 유지됩니다.  그러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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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커피이기 때문에 커피가 다가 아니다.” 


제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커피는 배가 고파서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그 ‘맛’이라는 요소에 많은 부분이 개입됩니다. 그 카페를 들어설 때의 느낌, 음악, 사람들, 나를 맞이하는 바리스타, 그의 태도, 일하는 모습, 잔을 내어주는 표정, 손짓, 잔의 디자인, 청결도 등등 고객은 이 모든것들을 복합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맛’으로 정리해 받아들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함께 먹을거리가 있는지, 자리는 편안한지, 매일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있는지, 시간을 보낼만한 컨텐츠가 있는지의 요소들도 그 카페를 찾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그런 부분을 최대한 성의껏 채워줘야만 ‘고객 만족’에 도달 할 수 있습니다.

커피가 기술적으로 매우 훌륭하다 할지라도 지저분한 잔을 사용하거나 불친절하거나, 손님이 원하는 것이 없거나… 때로는 과하게 가까워지려고 하거나… 어떠한 이유로든 불편함을 느낀다면 손님은 다시 찾지 않게됩니다. 이것이 바로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카페의 전형 인 것입니다.  사장님이든 직원이든 ‘나는 여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난 누구? 여긴 어디?’


정글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유기용   대표이사, 알레그리아 커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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