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Blue Bottle)의 한국 런칭, 그리고 그에 거는 개인적 기대

서리 2017.12.06 10:13:14 참조: 외부 기고자: 원문출처: cover: banner:

블루보틀(Blue Bottle)의 한국 런칭, 그리고 그에 거는 개인적 기대


샌프란시스코 지역 유명 로컬 로스터였던 블루보틀(Blue Bottle)의 성장세는 사실 굉장히 급작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블루보틀이 현재의 명성을 얻는데 걸린 시간이 불과 5년여 남짓으로 사실 그 배경에는 다양한 구글 벤처스와 더불어 다양한 벤처 캐피탈의 투자와 언론의 관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필자가 이들 커피를 처음 접했던 2011년도에는 사실 블루보틀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뜨고 있는 제3의 물결의 소규모 로스터들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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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블루보틀의 웹사이트 모습

당시 블루보틀의 모습을 생각해보자면 핫했던 다양한 인디,마이크로 로스터들 사이에서 블루보틀이 이렇게 큰 규모로 발전하여 자리잡을 줄은 사실 예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 나름 품질로는 어깨를 나란히 했던 베어풋(Barefoot coffee)나 리츄얼 커피(Ritual Coffee)등의 현재 모습을 고려해 볼 때 확실히 블루보틀의 성공은 "커피"에만 초점을 맞출 수는 없을 겁니다.  

플리마켓에 자가 로스팅한 커피를 내다 파던 현 CEO 프리먼에 대한 스토리가 이같은 블루보틀의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 성공의 이면에는 굉장히 여러가지의 상황들과 투자배경들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글을 빌어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성공" 측면의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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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당시 블루보틀과 인텔리젠시아의 커피 패키지 


필자가 처음 블루보틀의 커피를 접했던 2011년도는 당시 미국의 3대 로스터였던 스텀프타운, 인텔리젠시아, 카운처컬쳐커피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부흥을 이끌었던 시기였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미 이같은 메이저 커피 로스터들은 큰 성공 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으며, 그 당시의 커피들은 굉장히 좋은 품질로 많은 매니아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사실 여담입니다만, 이 당시 인텔리젠시아의 찰스 바빈스키는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얻었고 또한 인텔리젠시아 출신의 챔피언 마이클 필립스는 이후 핸섬 커피를 설립했고, 핸섬 커피는 블루보틀에 인수 됩니다.)

이 당시의 블루보틀은 이러한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과 비교해 굉장히 높은 품질의 커피를 선보이던 로스터는 아니었습니다. 정말 좋은 품질이라기 보다는 좀 더 소비자 친화적인 네이밍과 깔끔하고 소박한 브랜딩으로 조금씩 성장하던 브랜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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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특별할 것은 없던 커피의 품질이었지만, 참신한 몇몇의 시도와 성실하게 다진 브랜드 이미지로 블루보틀은 점차 이름을 알리며 결국은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얻어 한단계 더 큰 브랜드로 도약하기에 이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루보틀의 가장 큰 성공의 배경에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의 이미지의 대중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당시 힙스터 커피 문화가 스페셜티 커피씬에서 주도적으로 자리잡았지만, 이는 커피 매니아들의 문화에 더 가까웠고 그들만의 축제에 더 근접했습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후발주자였지만, 이같은 스페셜티 커피를 친근한 이미지로 만들어 대중에게 다가갔습니다. 출근길 직장인들이 스타벅스의 커피를 사는 대신 줄을 서서 블루보틀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게 만들었고, 과하지 않고 정제된 이미지로 고급의 커피 이미지를 너무 "Geek"스럽게 만들지 않으면서 좋은 커피의 이미지를 브랜드에 녹여냈습니다.

일본 블루보틀 키요즈미 지점이 오픈을 하며, 일본인들을 줄 서 커피를 사마시게 했던 것도 이같은 "좋은 커피"의 이미지로 한번쯤은 마셔봐야 할 카페로 소문났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 본 게시물은 외부 기고 컨텐츠로 관련 내용에 대한 논조나 내용, 방향성은 블랙워터이슈의 편집 방향과 상...
ⓒ BlackWaterIssue / 2015-03-01

블루보틀의 커피는 굉장히 특별난 커피가 아닙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많은 매니아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크게 자리잡은 "스페셜티 커피"의 카테고리를 대중들에게 편하고 적당히 고급스럽게 전하는 그 중간지점에 있는 곳이랄까요. 사실 이미 한국에서도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전하는 로스터와 카페들이 즐비하고, 이 곳이 결코 블루보틀 커피에 비해 아쉬운 커피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아직 입지와 명확한 시기가 구체적으로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만, 제가 블루보틀의 한국 런칭에 거는 기대는 딱 그 지점에 위치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선한 보편성", 훌륭하고 좋은 커피에 대한 음용의 문화가 매니아들의 것으로만 남지 않고, 이같은 커피를 한번쯤은 모든 대중들이 마셔보게 하고 기존의 편견들을 깰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합니다. 

여전히 신맛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젠 그 신맛의 비익숙함에 막연히 반발하지 않고 한번쯤은 받아들여봄직한 열린 마음을 대중들에게 갖도록 해주는 것. 또 커피는 굉장히 많은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고 알게 해주는 것. 그게 블루보틀이 한국의 커피 대중들에게 전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블루보틀이 한국에서 성공을 한다면 이어 한국의 많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과 카페들 역시 대중들에게 주목받게 되어야 합니다.

블루보틀의 한국 런칭이 좋은 커피를 만들어내는 곳이 한국에도 "이미 많았음"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그것이 소박한 소규모 로스터였던 블루보틀이 미국의 다양한 메이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로부터 얻은 가장 큰 혜택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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