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2018 최저시급 인상과 이에 따른 연봉협상전략(1) - 화성에서 온 사장 금성에서 온 직원

외부기고컨텐츠 2018.02.18 22:56:11 참조: 외부 기고자: 이용현, 현 웍스프레소 대표 원문출처: cover: banner:
 

2018 최저시급 인상과 이에 따른 연봉협상전략

 

들어가며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6번째 겪는 새해입니다. 어느 한 해 조용하고 잔잔한 해 없었겠지만 2018년은 유난히 시작부터 떠들썩한 듯합니다. 일반적인 급여의 기준점이 되는 법정 최저시급이 대폭(전년대비 16.4%, 7,530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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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장에서는 올해 연봉이 어떻게 될까? 얼마나 오를까? 내보내는 건 아닐까? 수없이 많은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겨울이 시작하자마자 올겨울 최악의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몸뿐만 아니라 매장도 썰렁해진 상황에서 사장 안색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폭 오른 인상률에 정부에서는 일자리안정자금도 푼다는데… 올해는 어느 정도는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매장마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오가는 듯합니다.

아마도 연봉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도 늘 기대에 못 미치는 급여에 실망하는 직원과 올 한 해는 어떻게 버텨볼까 걱정하는 사장들의 한숨 소리가 가득하겠지요.

실제로 올해 들어 블랙워터이슈의 구인구직란이나 다른 사이트에서 보이는 구인구직 공고들에 최저시급 준수 여부에 대해 다소 공격적인 댓글들이 달리는 것을 보니 서로 민감한 주제임엔 틀림없는 상황인 듯합니다.


분명 법적인 부분은 지켜져야 하고, 이에 대한 지적은 필요합니다.

(((주 근무시간 총계) X 1.2) X 7,530원) X 4.3 (근로계약서상 별도의 내용이 없는 경우 월평균 주)

2018년 '법적으로 보장받는' 바리스타의 급여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비나 갈등의 여지가 없습니다. 혹시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신다면 근무시간에 대한 증빙자료 및 급여 내용을 취합하여 요구하세요. 100% 받아낼 수 있는 당연한 권리입니다(사장이 응하지 않는다면, 서로 얼굴 붉히지 마시고 조용히 고용노동부에 들고 가시면 100% 해결됩니다).


다만, 최저시급 인상과 올해 연봉협상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 속에서 사장은 직원을 착취하고자 하는 소위 '갑질'하는 '가해자', 바리스타는 그런 상황들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피해자'의 대립구도가 아닌(제가 사장의 입장이기에), 급여를 바라보는 사장의 입장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커피'를 업으로 하는 동업자 정신으로 서로를 이해한다면 보다 매끄럽게 이런 갈등들을 메워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저희 매장 역시 2018년 연봉협상(이라 쓰고 통보라 읽는) 과정이 있었고, 특별히 1월에는 매달 진행하는 워크샵의 주제를 (저희는 1~2개월에 한 번씩 직원들과 함께 잘 나가는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전략이나 커핑 등 그때그때의 토픽을 정해서 서로 이야기 나누는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바리스타 몸값 올리기」로 정해 직원들과 내 몸값을 좀 더 올릴 수 있는 방법과 전략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생각해보고 의견을 공유해보셨으면 합니다.

총 3편으로
 
1편은 같은 매출을 보는 사장과 직원의 시각에 대한 차이와 원인
2편은 우리매장의 손익구조상 내가 받는 급여가 적정한 수준인지,
3편은 이럼에도 불구하고 바리스타로서 가치를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

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화성에서 온 사장 금성에서 온 직원



매장을 시작하기 전 18년 정도 소위 월급쟁이 생활을 해오다가 사장 생활 7년 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힘들게 느꼈던 부분은 급여를 받을 때의 입장과 급여를 줘야 하는 입장의 차이였습니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나는 언제나 나가는 비용을 줄이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당신의 몸값은 내가 챙겨주는 게 아니라 당신이 올려서 받아내야 한다”며 바리스타 분들 듣기에 다소 재수 없어 보이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네, 당신의 사장은 늘 통장에서 나가는 비용을 줄이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는 사람이고, 급여를 받는 바리스타 입장에선 늘 많이 받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같은 매장 안에서 서로 몸 부대끼며 커피를 내리고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동료로서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매출'이라는 부분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고, 이는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숫자로 표현되겠지요.

하지만, 이 매출은 가장 직관적이고 객관적인 숫자로 표현됨에도 불구하고, 사장과 직원의 이 같은 매출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마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 제목처럼 저 우주의 광활한 거리만큼이나 먼 생각의 차이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 생각 차이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제가 경험한 직원과 사장 간의 가장 큰 시각의 차이는 바로 '현금흐름-Cash Flow'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현금흐름'. 거창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쉽게 말하면 매일, 혹은 매달 들어오고 나가는 돈의 흐름이겠지요.직원의 현금흐름을 표로 표현해본다면 이렇게 나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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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게가 문을 닫거나 퇴직, 해고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매년 정해진 급여가 정해진 날짜에 따박따박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급여생활자는 이 현금흐름에 맞춰 주거비, 교통비, 통신비, 데이트 비용 등 달마다 지출을 계획하곤 합니다. 심지어는 다음 달에도 날짜가 되면 정해진 금액이 들어오기 때문에 미리 당겨서 소비를 하기도 하겠지요.

한마디로 '일정'하고 '예측가능'한 현금흐름을 가지는 게 급여생활자의 '현금흐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장들의 현금흐름을 표현해본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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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그래프지요? 한마디로 표현해본다면 시쳇말로 '미친 X 널뛰기' 플러스 '깜깜이' 정도?

저 역시 그랬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 잡아간다 싶다가 느닷없이 메르스 터집니다. 하루 1~200명씩 놀러 와주던 단골 회사가 느닷없이 통째로 이사를 갑니다. 올해 겨울은 따뜻할 거라더니 미친 듯이 춥습니다.

사장들의 현금흐름은 올 한 해는커녕 당장 다음달 다다음달 매출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간 쌓아온 데이터상 7~80% 이상의 확률로 '이 정도는 될 것이다'라는 추측과 기대를 가지고 살림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럼 우리 직원들의 급여의 원천이 되는 사장의 현금흐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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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매장이나 회사마다 BEP(break-even point) 소위 '손익분기점'이 존재합니다. 최소한 살아가기 위한 매출 기준이 있겠지요. 그리고 이 매출은 직선이 아닌 파도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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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저희 Worxpresso 삼성점의 5년간 매출을 매주 일평균으로 정리해놓은 그래프입니다(X축의 금액은 가렸습니다). 다들 아는 이야기시겠지요? 그래프를 설명하기 좋게 보다 단순화시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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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월 1,0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운영이 가능한 매장이라 치고, 가장 먼저 뭐가 보이시는지요. 좀 복잡해 보이긴 하지만 모르긴 해도 가장 위에 1,300만 원이 보이시지 않으셨는지.

대략 이 매장의 경우에는 6개월 기준으로 5,6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월 평균 933만 원의 매출을 올렸네요.

대략 93% 정도의 목표를 달성해가며 나름 자알 꾸려나간다 봐도 무방(?)할 정도의 매출은 되는 것 같지요? 그런데, 이 경우 이 매출을 기록한 사장님의 통장의 잔고를 그래프에 대입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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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같은 그림이지만 분위기가 달라 보이지 않으신지요? 대략 월 60만 원 정도 적자이긴 하지만흑자를 내는 달이 있기도 하고, 잘 꾸려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장의 통장은 늘 마이너스 입니다. 사장의 입장에서는 현금흐름이 월 단위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늘 BEP 넘겨서 잘 꾸려나가는 매장들도 많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매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들의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렇듯 직원과 사장의 현금흐름이 워낙 다르게 나타나다 보니 직원의 급여와 사장의 수익의 원천이 되는 '매출'에서의 현금흐름을 보는 시각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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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리상 '가장 힘들 때'가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 건 인지상정인 듯합니다. 직원의 입장에서는 매출의 현금흐름보다 내가 가장 바빴던 기억들과 피곤했던 기억들이 먼저 남게 될 테니, 당연히 가장 위의 1,300만 원의 매출을 가장 먼저 기억하고 이를 기준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면 사장의 입장에서는 매달 나가야 하는 각종 비용들의 압박이 가장 컸던 최저 매출을 기억하고 이에 맞춰 기준을 잡겠죠. 실제로 통장에 최악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달일 테니 말이죠.

같은 매장 같은 매출을 가지고도 시각의 차이에 따라 저 우주의 광활한 거리만큼이나 먼 생각의 차이들을 만들어냅니다.

여기까지 정리하다 보니 마치 힘든 사장의 변명처럼 느껴지실 수 있겠단 생각입니다만 그동안 사장의 솔직한 생각과 입장이 정리된 이야기는 많이 보이지 않기도 했고, 이런 시각을 서로 이해해야 보다 합리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보다 재미있게 생활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사장의 입장을 중심으로 정리해봅니다.


이런 시각의 차이를 활용해본다면

내 매장의 수익이 매달 BEP를 넘기는 매장이라면, 좀 더 당당하게 요구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었던 건 바리스타들의 노력과 희생 덕이었음을 어필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급여를 요구해보는 겁니다.

반면에 어느 정도 수면아래위를 오가는 매장이라면, 일정 매출 이상을 달성하는 달에 인센티브를 요구한다거나 사장과 직원간에 서로 목표하는 연간 매출액을 설정하고 (“사장님이 수익이 발생하는 연간 매출액이 얼마입니까?” 라는 식으로)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연간 단위의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방식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희망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요구해보는 방법도 좋을 듯 합니다.

물론 늘 BEP를 밑도는 매장이라면, 얼른 출구전략을 모색해봐야겠지요. 아니면 사장과 함께 BEP위로 올려볼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좀 더 냉정하게 말씀 드린다면 출구전략을 모색해보시는 게 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누울 자리보고 발 뻗으라”는 옛말처럼 우리 매장의 BEP는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내 급여가 우리 매장의 매출에 비해 적절한 수준인지, 어느 정도 더 요구할 여지가 있는 매장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대략적인 BEP에 대해 계산해 볼 수 있는 팁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직원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세상의 모든 약속은 말로 하는 게 아닙니다. 글과 돈으로 하는 겁니다. 서로 협의된 내용을 문서화해서 서로 확인해두는 게 나중에 서로 간에 좋습니다. 거창하게 계약서가 아니더라도 2018 인센티브 기획안이나 협의안 등의 제목으로 문서를 만들어 서로 사인을 해두세요.

그리고 이런 과정을 공격적으로 "사인해주쇼!!" 식으로 하기보다는 "저는 충분히 당신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러니 올해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하는 방법으로 서로 허심탄회하게, 말 그대로 '협의'해 나가는 방법이라면 훨씬 더 매끄럽고 좋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들 역시 여지가 되신다면, 직원이라기보다 '파트너'라는 생각으로 좀 더 챙겨주시고 힘드시다면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눠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마치 상처가 있으면 당장은 아프고 힘들더라도 곪기 전에 째고 원인들을 제거하듯 우리가 열심히 하긴 했지만,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민감한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나가다 보면 힘든 한 해도 즐겁게 함께 버텨나갈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제안 드려봅니다.

부디 다들 2018년 이기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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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현   CEO, 웍스프레소(Worxpresso)
photo 웍스프레소(Worxpresso)라고 삼성동(잠실,판교)에서 조그맣게 자리잡고 콩도 볶고 커피도 내리고 하고있는 용마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