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연재칼럼] 정글에서 살아남기 제3화, 관심을 끄는법

2017-12-09  


외부 기고자 알레그리아 커피 주식회사, 유기용 대표이사
L1000327.JPGl 알레그리아 C.G. 커피박스

정글에서 살아남기
제3화 관심을 끄는법 : 매력 발산


카페는 감성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되는 사업입니다. 일단 매력이 있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그 공간을 찾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카페만이 갖는 고유한 그런 ‘느낌’을 ‘컨셉’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컨셉은 대부분 ‘인테리어’에 초점이 맞추어지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는 한 단계 더 깊이 생각해 보실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인테리어 컨셉 이전에 내가 ‘어떤 커피를 하고 싶은가?’를 말이죠. ‘어떤 커피?’ 라고 하면 참 막연하지요. ‘어떤 커피는 무슨 어떤 커피야? 좋은 커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해 봅시다.

'나는 어떤 자세로 삶을 살고 있는가?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인가? 나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공간을 통해, 혹은 커피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저는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창업자 스스로 강하게 동기부여가 되어있지 않으면 이 험한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동료를 설득할 수도 없습니다. 카페를 하고 싶긴 한데 왜 하고 싶은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고 어떤 카페를 하고 싶은지도 명확하지 않으니 어떤 커피를 하고 싶은지는 당연히 모르겠지요.

 
L1000372.JPG
l 알레그리아 서초 커피하우스

반드시 스스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나’를 발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찾은 ‘내’가 하고 싶은 공간, 나의 커피, 나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자연스럽게 매력이 만들어집니다.

어디가 유명하다고 해서, 혹은 어떤 전문가가 그렇게 하라고 그래서 그 카페를 카피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과 같습니다. 내 성향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스타일이어야 그 자연스러운 멋이 주변에 전달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마디로 ‘영혼이 없는’ 공간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IMG_0053.JPG
l 알레그리아커피와 앤트러사이트커피의 콜라보 팝업스토어 in DDP 2014



저 또한 그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바라본 나는 히피스러운 느낌, 통통튀는 매력, 강력한 카리스마…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저 단정하고 깔끔한 것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정갈한’ 느낌이 나는 물건 혹은 서비스를 선호합니다.

인생의 비전과 철학을 말할 때, 저는 항상 ‘BALANCE’라는 단어를 이야기합니다. 인생의 목표설정과 라이프스타일, 사업방향, 가정 등 모든 일에 있어서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공간과 커피도 ‘지나침이 없이 균형잡힌’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을 따라하기 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고, 나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공간은 카페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두루 갖추며 지나치게 실험적이지 않아서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야 하고 커피는 새롭고 독특한 개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기대하는’ 맛의 요소를 두루 갖춘, 짜임새 있는 맛에 무게중심을 두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철학이 되고 스타일이 되어 ‘이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 ‘이 커피’를 드시는 분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L1040048.JPG
l 알레그리아 판교 B.T. 커피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다시 깊게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떤사람인지, 내가 하고 싶은 커피를 하고 있는게 맞는지…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싶은지는 그 다음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저 그렇게 발견한 나의 진솔한 스타일이 효과적으로 고객들에게 전달이 된다면 고객들은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인테리어를 특별하게 하는 것,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것, 예쁜 디자인의 종이컵과 포장지를 사용하는 것, 특별한 이벤트를 벌이는 것 등이 일시적인 매출상승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궁극적으로 살아남게 하는 길은 아닌 것 같습니다.

 
L1000460.JPG
l 알레그리아 판교 커피바의 캠패인 문구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에는 사람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커피를 만들어도 찾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공간과 커피는 생명력을 잃습니다. 어쨌거나 사람이 들어와 줘야 뭐라도 팔겠지요. ‘관심을 끄는 법’은 인테리어를 어떻게 해라, 볼 거리를 제공해라, 무슨 이벤트를 해라, 포토존을 만들어라, 잘생기고 예쁜 직원을 채용하라' 등의 구체적인 솔루션을 기대하셨다면 이건 실망스런 글 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깊이 고민한 당신의 성향과 정신이 공간, 커피 등 모든 결과물에 반영되고 또 그것을 전달할 때에 어떻게 예술적으로 전달할 지를 깊이 고민하며 일을 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당신의 열정에 호기심을 갖게되고 당신의 커피를 경험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곧 호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여러 동화에서도 꽤 많은 동물들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탈을 쓰고 뽐내다가 망신당하는 이야기가 많고 패션계에서도 옷 잘입기의 출발은 자신의 체형을 파악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지금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입니다. ‘좋은 것’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진심을 다해 정성스럽게 만든 공간에서 꾸준히 커피를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나만의 강력한 매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정글의 위대한 생존자들은 모두 그렇게 살아남고 계신 분들입니다.
 
 
유기용   대표이사, 알레그리아 커피 주식회사
 
22788961_1561201577273623_6973095579862781873_n.jpg
 
Phone: 031-765-6202
Email: innochaser@gmail.com
Website: http://alegriacoffee.co.kr
Factory : 경기도 광주시 목동길 11 나동
Shops :
 서초본점, 판교 플래그십 스토어, 건대CG점, 판교BT점

 
 
▼ 관련 기사 보기
 
정글에서 살아남기 알레그리아 커피 비즈니스 컬럼 프롤로그 많은 사람들이 ‘삶’을 ‘정글...
ⓒ BlackWaterIssue / 2017-11-15
 
정글에서 살아남기 제1화 진짜를 구분하는법 : 관찰하기 생존이 걸린 일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시작...
ⓒ BlackWaterIssue / 2017-11-23
 
정글에서 살아남기 제2화 무엇이 중요한가? : 본질 파악하기 ‘업의 본질’ 많이 들어본 말입니다...
ⓒ BlackWaterIssue / 2017-11-30

 
 
제보 : bwmgr@bwissue.com

 

 
profile

ABOUT ME

대한민국 최초 & 최대 온라인 커피 미디어 시장을 연 블랙워터이슈는 201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외 업계 전반에 대한 뉴스와 칼럼, 교육 정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회원

댓글 3

profile

"비밀글입니다."

profile

DrCoffee

2017-12-09 09:11  #339085

정말 좋은 글을 읽은 거 같아요! 커피도 자기만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싶었는데 이 글에서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profile

송빠

2018-02-11 15:13  #386551

철학이 담긴 카페 좋으네요.. 한수 배우고 갑니다.

시드니 아로마 페스티벌(The Rocks Aroma Festival)

시드니 아로마 페스티벌(The Rocks Aroma Festival) 지난 일요일(24일)에는 호주 시드니 락스(The rocks)에서 10회째를 맞는 아로마 페스티벌(The Rocks Aroma Festival)이 열렸습니다. 시드니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7-25

"커피의 문제가 아닌, 물의 문제 - Correct Coffee, W...

"커피의 문제가 아닌, 물의 문제 - Correct Coffee, Wrong Water" 해외의 커피 매거진에 재미있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Correct Coffee, Wrong Water" 라는 내용으로 "A lesson in the power of water." 라는 부제...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7-06

커피 바의 효율성을 말하다. G&B 커피의 실제 커피 준...

커피 바의 효율성을 말하다. G&B 커피의 실제 커피 준비 과정 지난 블랙워터이슈의 기사에서 미국 G&B 커피의 효율성을 위한 그라인딩 시스템에 대해 안내를 드렸었죠.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실제 바의 효율성을 위한...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6-21

[외부기고컨텐츠] 포모나, ‘믹솔로지(Mixology)’ 를 만났다.

포모나, ‘믹솔로지(Mixology)’ 를 만났다. ‘믹솔로지(Mixology)’ 란 무엇인가? ‘Mix’ 는 ‘섞다’, '(Techn)ology’ 는 ‘기술’을 표현하는 단어. 두 가지의 뜻이 합쳐진 용어로, 사전적 의미로는 칵테일을 만드는 기술을...

작성자: 외부기고컨텐츠

등록일: 2016-06-20

효율성을 말하다 - G&B 커피의 에스프레소를 위한 그라인딩...

| SOURCE : http://www.lamarzoccousa.com G&B 커피의 에스프레소를 위한 그라인딩 From 라마르조코 아카데미아 시리즈 미국 LA 의 G&B 커피는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찰스 바빈스키(Charles Babin...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6-16

[노무상식] 사업주의 인사노무 체크포인트 1

사업주의 인사노무 체크포인트 안녕하세요. 금강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이경훈 입니다. 최근 노무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크고작은 분쟁과 사건의 발생 빈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커피업계도 크게 다르...

작성자: BLACKWATERISSUE

등록일: 2016-06-08

Cafe Kitsuné - 프랑스파리 By 空少的咖啡之旅 worldcoffe...

기고자 제리 창(JERRY CHANG) 은 홍콩 소재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승무원으로 전세계의 카페를 주제로한 "空少的咖啡之旅 world coffee shops"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중에 있습니다. 또한 그는 Q-grader 자격을 소지...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6-07

홈바리스타 배트맨, 과연 그가 사용하는 홈카페 셋업은?

홈바리스타 배트맨, 과연 그가 사용하는 홈카페 셋업은? 슈퍼맨과의 대결로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이젠 잠시 휴식 중인 어둠의 수호신 배트맨 브루스웨인. 고담시티의 억만장자로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을 가진 동...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5-24

[포토카페에세이] 일본 신주쿠 4개의 스페셜티커피 매장 By...

기고자 제리 창(JERRY CHANG) 은 홍콩 소재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승무원으로 전세계의 카페를 주제로한 "空少的咖啡之旅 world coffee shops"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중에 있습니다. 또한 그는 Q-grader 자격을 소지...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4-26

2016 호텔렉스와 서울커피엑스포를 통해 공개된 신제품들로... 1

2016 호텔렉스와 서울커피엑스포를 통해 공개된 신제품들로 보는 최신 커피 트렌드 지난 3월말에 중국 상하이 신국제 전시장에서 개최된 호텔렉스 2016과 지난주 성료된 서울커피엑스포에서 다수의 신제품들이 참관객...

작성자: BW최고관리자

등록일: 2016-04-22

머신의 외형에 새 캐릭터를 - 네덜란드 에스프레소 머신 디...

머신의 외형에 새 캐릭터를 - 네덜란드 에스프레소 머신 디자인 워크숍 "ZINK" 자동차 업계에서 자동차의 드레스업 시장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는 것 처럼 에스프레소 머신과 관련 장비의 외형을 탈바꿈 시켜 새로운 ...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3-09

[포토카페에세이] | Urban Coffee Roaster 침사추이 신규...

기고자 제리 창(JERRY CHANG) 은 홍콩 소재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승무원으로 전세계의 카페를 주제로한 "空少的咖啡之旅 world coffee shops"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중에 있습니다. 또한 그는 Q-grader 자격을 소지...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2-23

아프리카 커피 산지 투어 2016 ― 2편 케냐

M.I COFFEE 아프리카 커피 산지 투어 2016 2편 케냐(Kenya) 도움: M.I COFFEE 글: 유승권(뉴웨이브 커피로스터스) 케냐의 Harvest는 11월부터 12월까지의 Main-Crop과 6월부터 7월까지의 Fly-Crop으로 2회에 걸쳐 Cof...

작성자: 외부기고컨텐츠

등록일: 2016-02-14

[포토카페에세이] Onibus Coffee Nakameguro NEW SHOP 新店...

기고자 제리 창(JERRY CHANG) 은 홍콩 소재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승무원으로 전세계의 카페를 주제로한 "空少的咖啡之旅 world coffee shops"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중에 있습니다. 또한 그는 Q-grader 자격을 소지...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2-11

아프리카 커피 산지 투어 2016 ― 1편 에티오피아

M.I COFFEE 아프리카 커피 산지 투어 2016 1편 에티오피아(Ethiopia) 도움: M.I COFFEE 글: 유승권(뉴웨이브 커피로스터스) 스페셜티 커피의 도래는 우리가 생소해하던 오리진으로 발길을 이끄는데 일조하였습니다. ...

작성자: 외부기고컨텐츠

등록일: 2016-02-04

카페에 트는 음악이 커피 맛을 바꿀지도 모른다?

카페에 트는 음악이 커피 맛을 바꿀지도 모른다? 12년 전 옥스퍼드 대학의 실험 심리학 교수 찰스 스펜스( Charles Spense)는 식품을 섭취하는 도중 인지하는 소리가 음식의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를 진행...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1-31

당신이 봐야만 하는 3가지 유럽 카페 컨셉 By 유로피언 커...

당신이 봐야만 하는 3가지 유럽 카페 컨셉 By 유로피언 커피 트립(europeancoffeetrip.com) 블랙워터이슈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유러피언 커피 트립(europeancoffeetrip.com)에서 여러분들이 참고하실 만한 매력적...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1-29

우유에 대한 개괄적 이해, Milk : From Cow to Cup by Fres... 3

바리스타들에게 있어 커피 만큼이나 중요시 되고 있는 부분인 우유. 해외의 Fresh Cup Magazine 에서 우유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수 있는 컬럼을 게재했습니다. 블랙워터이슈에서는 그 내용을 부분적 인용, 첨삭하여 ...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1-27

콜드 브루 커피의 추출과 물의 미네랄 함량의 상관 관계는? 1

콜드 브루 커피의 추출과 물의 미네랄 함량의 상관 관계는? 커피 산업에서 물에 대한 관심이 꽤나 높아진 지금, 콜드 브루 커피 추출과 물의 미네랄 상관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국 런던 소재...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5-12-24

2015 대한민국 바리스타 인덱스. "바리스타", 그 현황과 현...

2015 대한민국 바리스타 인덱스. 대한민국 "바리스타", 그 현황과 현상에 대해 지난 10월 ‘대한민국의 바리스타가 얼마를 일해야 자신의 매장의 커피 한잔을 사 마실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블랙워터이슈와 (사)한...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