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53(54)mm vs 58mm 포터필터, 바스켓 사이즈의 차이와 논의

2017-11-06  



53(54)mm vs 58mm 포터필터, 바스켓 사이즈의 차이와 논의
 
 

현재는 대부분 58mm 의 포터필터 사이즈가 표준화에 가깝게 통일이 되었지만, 아직도 53~54mm 사이즈의 포터필터 바스켓 규격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생산하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규격에 대한 논의가 에스프레소 머신의 선택으로 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에스프레소 머신의 발전 과정에서 포터필터들의 규격은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표준화가 되어 온 측면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제작에서 독자 브랜드가 모든 부품을 자체 제작하기 보다는 가스켓이나 바스켓 등 서드파티의 공용 부품 사용을 통해 제작 효율성과 제작비 절감을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었을 것이고, 이를 위한 주요 규격의 표준화는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zaaazzz.png

| 출처 : 플리커 - 1961, Faema - Mailand "E61 Tartaruga", 18l, 3 units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초기 페마(Faema)의 E61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E61 Tartaruga의 경우 최 우측의 그룹헤드는 좌측 2개의 그룹헤드 보다 훨씬 큰 4인용 추출을 위한 대구경 그룹헤드와 포터필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58mm 를 초과하는 이같은 그룹헤드는 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데, 아마도 사용상 효율성의 부족으로 온 자연 쇠퇴가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현재 표준화에 가까울 정도로 통일되어 있는 58mm 그룹헤드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아마도 표준화에서 오는 공용 부품에 대한 사용성이 그 첫째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추출에 대한 장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그리 활발히 논의된 부분은 아니라 그 데이터들을 쉽게 얻기는 힘듭니다. 
 

53(54)mm vs 58mm 그룹헤드와 추출상의 차이점은?

 

아직 객관화된 데이터로 이들이 쉽게 설명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몇가지 논의를 통해 이들 사이에서는 어떠한 차이들이 발생하는지 추론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53(54)mm 그룹헤드를 사용하는 브랜드로는 라스파지알레와 달라코르테(La Spaziale and, Dalla Corte)가 있으며, 이들 브랜드들은 아직까지도 독자적인 규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클라이브 커피의 마케팅 담당자이자 블로그 에디터인 벤(Ben Piff)은 "달라코르테의 바스켓은 일반 58mm 의 바스켓보다 더 높은 커피층의 두께를 가지며, 이 때문에 채널링의 위험에서 더 우위에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You can pull the same brew ratio of ground coffee to liquid coffee using either portafilter. But the big deal with making the coffee puck thicker is that it’s more forgiving of channeling, which is when water punches a hole through the coffee. When the coffee bed is multiple millimeters thicker, it also means that even if water does start to channel through part of the coffee, it’s still going to contact more coffee as it passes down. [출처 : 클라이브 커피]


넒은 면적을 가지는 경우 한쪽으로 발생하는 채널링으로 인한 편차가 가속화될 수 있지만, 좁고 높은 커피 층에서는 상단에서 투과하는 물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커피 층을 투과해야하므로 이같은 채널링의 위험에서 다소 이득이 있다는 이야기죠.
 


▲ 출처 : https://www.comunicaffe.com - Paolo Dalla Corte
 

적잖은 나이에도 달라코르테의 엔지니어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파울로 달라 코르테(Paolo Dalla Corte)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달라코르테의 그룹헤드의 직경으로 만들어지는 좁고 깊은 커피 컬럼이 싱글샷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는 달라코르테의 그룹헤드가 1샷 추출의 싱글 샷과 2샷 추출의 더블샷 모두에 가장 최적의 추출을 보일 수 있는 사이즈라고 설명하며 이같은 그룹헤드의 장점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설명은 대조적으로 58mm 그룹헤드 사이즈의 상대적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54mm 와 58mm  규격에 동일한 분쇄도의 같은 양의 커피를 담았을 때의 실제의 커피 층의 모습을 도식화 한 내용입니다.

 
8011c990dca98ee5f29ba721e858cb48.jpg
| 출처 : [도해] 바스켓 직경과 PUCK COLUMN 과의 상관 관계 http://bwissue.com/bw_rnd/213091
 

커피 층의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것은 동일한 분쇄의 같은 커피 양을 사용해도 실제 추출수가 투과하는 커피 층의 저항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실제 이 두 커피 층에서는 동일한 분쇄도에서 다른 양상의 추출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58mm 규격에서는 커피 층은 보다 얇아지며, 더욱더 원활한 추출수의 흐름을 허용하며 빠른 추출시간을 만들게 됩니다. 또 앞선 53(54)mm 의 추출수가 더 많은 커피를 접촉하는 것과는 반대로 더 적은 커피 입자를 접촉합니다. 동일한 추출수의 양이 더 적은 커피를 만난다는 것은 실제로 추출 효율성에서 더 큰 추출을 이끌어낼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규격의 그룹헤드 사이드는 각각이 다른 특성으로 설명됩니다. 정말 양측 진영의 말대로 채널링을 줄여주거나, 추출 효율을 높여준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두 규격 모두 고유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단순히 어느 쪽의 우위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각각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목적과 선호에 따라 해당 규격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겁니다.

다양성이란 항상 선택의 폭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일이니까요. 
  
| 참조 :
http://www.comunicaffe.com/a-capacity-crowd-for-the-dalla-cortes-coffee-and-talks-event-in-milan  
https://clivecoffee.com/2016/11/53mm-versus-58mm-portafilters/

The 58mm commercial portafilter is one of the most traditional and unchanged elements in the world of...

 

제보 : bwmgr@bwissue.com

profile

ABOUT ME

COFFEE GEEK with BWISSUE
커피 컬럼 아카이브
- http://sprogeeks.com
- https://patreon.com/sprogeeks
블랙워터이슈 에디터

댓글 6

profile

hong

2017-11-06 11:41  #318778

시모넬리를 쓰다가 달라코르테로 머신이 바뀌면서 참 궁금했던 내용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더 공부해야겠네요. :)
profile

키맨

2017-11-06 14:27  #318890

같은 양의 원두를 사용해도 두께에따라 틀린 질량에 에쏘가 나올수도
다시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해주네요
profile

서리 작성자

2017-11-06 19:07  #319095

@키맨님
맞습니다. 도징량과 분쇄도가 같아도, 일단 시간에 따라서 추출 되는 질량이 다르게 나타날겁니다. 결과적으로 수율적 측면에서도 차이가 발생하겠죠? 물론 어느 것이 관능적으로 더욱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profile

꼴통

2017-11-06 16:18  #318944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장.단점을 고려하여 선택하여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profile

서리 작성자

2017-11-06 19:07  #319099

@꼴통님
맞습니다. ^^ 각각이 다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profile

peg

2017-11-06 17:54  #319029

커피는 알면 알 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이 매력있습니다.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두 번째 이야기(1)

Round Two — Battle of the Baskets The defining feature of this new wave of high extraction filter baskets is the pa... Barista Hustle - BHLearn / 2023-10-03 필터 바스켓 전쟁, 두 번째 이야기(1) 원제 : R...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10-04

Filtering Espresso, 에스프레소용 종이 필터가 필요한 때...

Filtering Espresso, 에스프레소용 종이 필터가 필요한 때와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세계적인 커피 교육자이자 로스터인 스캇 라오는 2019년 자신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Filtering Espresso에 대한 개념을 처음으로 소...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26

24대의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에서 얻은 300가지의 PSD(입...

24대의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에서 얻은 300가지의 PSD(입자 크기 분포도) 표본을 분석하여 배운 점들(1) by Coffee ad Astra What I learned from analyzing 300 particle size distributions for 24 espresso grind...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26

[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등의 유사 개념 적용...

[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개념 적용의 가능성에 대해 Part.I 지금부터 소개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얼마전 대구 수평적관계에서 있었던 에스프레소 추출 분석, 벨카 필터로 본 추출 현상-관련 세미나에서 ...

작성자: SPROGEEKS

등록일: 2023-09-19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023 커피 트렌드, 블루보틀 커피... 1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023 커피 트렌드, 블루보틀 커피의 일탈? 원제 : The 2023 Coffee Trend Nobody Saw Coming(Written by James Freeman, 블루보틀 창업자) 몇 주 전, 커피 애호가인 동료가 제 발걸음을 멈추...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19

2025년까지 KCRC의 스폰서십을 약속한 스트롱홀드, 편견을 ...

2025년까지 KCRC의 스폰서십을 약속한 스트롱홀드, 편견을 깨고 시장의 강자가 되다 필자가 스트롱홀드를 만난건 2014년 말 구로구 고척동의 작은 사무실이었다. 누군가 '위대한 기업은 번듯한 빌딩에서가 아니라 작...

작성자: BLACKWATERISSUE

등록일: 2023-09-18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에 대해(2) 원제 : Battle of the Baskets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에 대해(1) 빠른 유속, 높은 수율 [제목 아래의 (1)편을 먼저 읽어 보세요.]...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12

커핑(Cupping), 준비부터 커피를 맛보는 과정까지

커핑(Cupping), 준비부터 커피를 맛보는 과정까지 Instagram (@coffeemindacademy) Instagram photos and videos instagram.com 커피의 맛을 보는 대표적인 방식을 우리는 커핑(Cupping)이라 부릅니다. 덴마크의 유명...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11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

Battle of the Baskets The big leap in espresso technology is something brilliantly simple, intuitive an... Barista Hustle - brygmanden / 2023-09-07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에 대해(1) 원제 :...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8

우리는 맛을 어떻게 느낄까? ― 미각(Taste Buds)

Graphic design by @markgry 우리는 맛을 어떻게 느낄까? ― 미각(Taste Buds) 우리의 혀는 혀에 보이는 작은 돌기인 설유두로 덮여 있습니다. 설유두에는 미각 세포 또는 미각 세포로 채워진 여러 개의 미뢰가 있습니...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5

커피 가공 방식의 발전 : 인퓨즈드 커피(Infused Coffee)의...

커피 가공 방식의 발전 : 인퓨즈드 커피(Infused Coffee)의 풍미는 커피 본연의 것인가? Part.2 참고 자료 : 사샤 세스틱의 Perfect Daily Grind Interview Part.1 커피 가공 방식의 발전 : 인퓨즈드 커피(Infused Co...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4

완벽한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를 찾아서(1) ― 데이비드 쇼머

완벽한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를 찾아서(1) ― 데이비드 쇼머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 전문가를 위한 테크닉의 저자 데이비드 쇼머의 에스프레소 그라인더에 대한 견해 (이 글은 4년 전에 데이비드 쇼머가 작성한...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1

랜스 헤드릭이 제안하는 로스트 레벨에 따른 에스프레소 추...

랜스 헤드릭이 제안하는 로스트 레벨에 따른 에스프레소 추출 세팅(Dial In) 흔히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Dialing in」(문자 그대로 '조정'을 의미)이라고 부른다. 대개 바리스타는 분쇄된 커...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8-29

갓 볶은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 1

갓 볶은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추출 프로파일 커피의 로스팅 수준에 맞는 추출 프로파일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필자 역시 집에서 커피를 추출할 때, 갓 볶은 커피를 다루기가 가장 어...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8-23

처음하는 카페 운영, 자영업이 어려운 이유 (feat.르쎄떼 ...

처음하는 카페 운영, 자영업이 어려운 이유 성수동 보스코 커피, 르쎄떼 No.1 골목카페 만들기 솔루션 진행 리뷰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기성세대에게 구두 제조업의 메카로 인식되었던 지역인 성수동은 최근 각종 브...

작성자: BLACKWATERISSUE

등록일: 2023-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