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오피스 매칭으로 매력적인 커피 브루어, 필립스 카페고메(Cafe Gourmet)

20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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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매칭으로 매력적인 커피 브루어, 필립스 카페고메(Cafe Gourmet)




 한국에서도 사실 원두 커피의 문화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근 20년 전에도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구의 대표적인 생활가전에는 커피 메이커라 불리는 원두 커피 브루어 하나씩은 있어왔습니다. 필터 가득 커피를 채운뒤 스위치를 올리면 보글거리며 끓어오르는 소리를 내는 커피 메이커는 나름의 운치가 있기도 했습니다. 사실 언제 로스팅한 원두인지는 잘 알 수는 없었지만 나름 잘 패키징된 분쇄 원두를 커피 메이커로 내린 은근한 커피 맛은 사실 지금에 와서도 그렇게 나쁜 감흥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양보하면 넉넉하게 내려 잘 우려낸 보리차의 구수함 같은 원두커피의 맛은 여운 없는 향을 제외하고서는 꽤 마실만했다고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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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 전자가전으로 유명한 필립스의 커피 브루어의 역사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브로셔에는 1988 년도 부터 시작된 필립스의 커피 브루어의 역사가 짧게 언급되고 있기도 하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필립스는 꽤 오랫동안 커피 가전으로서 개발되어 왔다는 점은 충분이 인지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 동의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되구요. 하지만, 그간 커피 메이커들의 이미지는 사실 최근 추세의 흐름의 커피 브루어들과는 조금의 괴리감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물을 끓여 커피 위로 부어 내리는 방식에 가까웠고, "모카마스터" 등과 같이 근래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인증을 받은 몇 종의 전문적인 커피 브루어들보다는 추출 능력에 있어서 제한점도 많은게 사실입니다.

필립스의 커피 브루어 "카페 고메"는 사실 SCAA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커피 브루어들과 경쟁 포지션에 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역시나 기존의 친근했던 커피 문화 속 커피 메이커의 이미지를 많이 담아내고 있는 기구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rd wave 의 커피들을 커버하지 못하지도 않습니다. "카페 고메(Cafe Gourmet)"는 사용 방법에 따라서 꽤나 재밌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줄 커피 브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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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머(Behmor) Brazen

 "커피 미식가" 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 커피 브루어는 열원이 커피 필터 상단에 위치합니다. 이 부분은 최근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어 SCAA 인증을 받은 비머(Behmor) 의 Brazen 과 얼핏 유사한 형태 Top -  Down 방식의 추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Brazen 이 정교하게 추출 변수를 디지털로 제어하는 기능이 있는 반면, 카페 고메는 단순히 물을 끓여 하단 커피 필터홀더로 내려주는 역할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페 고메는 상단에서 물이 끓고 난뒤 추출이 되는 Boil & Brew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기존의 커피 메이커들보다 높은 추출 온도를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공식 브로셔에 섭씨 93도 이상으로 추출된다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유추하건데 끓고 난 뒤 손실 온도를 고려했을때는 정확히 93도는 아닌 그 언저리 온도, 혹은 좀 더 높은 온도에서 추출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은 조만간 Scace 필터를 활용해 측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이트 로스팅 비율도 높은 스페셜티 커피에서 나름 적절히 대응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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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고메의 가장 큰 개성이자 특징이라면 상단의 투명한 글래스 워터 볼입니다. Boil & Brew 라는 수식이 적절하게끔 물이 끓어오르는 부분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이 끓고 나면 2~3mm 정도의 한가닥 물줄기 흐름이 하단 커피 필터 홀더로 떨어지며 커피 추출이 시작됩니다. 드리퍼의 사이즈는 "클레버(Clever)"와 동일하며 필터 역시 칼리타의 같은 규격 사이즈를 그대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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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심플한 구조의 브루어이긴 하지만 커피 분쇄도를 통해 다양한 추출 수율와 농도의 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정용 그라인더 "바라짜 엔코"의 세 가지 분쇄도로 35g 투입 410g 정도의 물을 사용해서 추출했을 때 추출 결과입니다. Golden Cup Range 의 세팅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농도와 수율을 얻는데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시도해본 적은 없지만 사실 이러한 데이터는 기존의 일반적인 커피 브루어들도 사용 변수만 일정부분 컨트롤 해준다면 꽤 마실만한 커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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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에서도 그라인더 분쇄도 세팅만 잘 조절해준다면 스페셜티 커피라 하더라도 일정량 원하는 컵 퀄리티에 다가가기는 어렵지 않을수도 있다라는 생각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완벽히 정교한 추출을 바라는 것 자체도 욕심이긴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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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단 트레이는 별도의 히팅 패널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추출 이후에도 꾸준히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두는 것은 커피 향미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니 잠시동안 보온 매체로 사용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꽤나 온도가 높기 때문에 사용상 주의가 필요한 것도 물론이구요.
 머신은 추출 버튼이자 전원 버튼 하나로 모든 기능이 컨트롤 됩니다. 물과 커피를 채워 넣은 뒤 준비가 되면 전원만 켜두는 행동 하나로 추출 까지의 모든 과정들이 진행이 됩니다. 뭐, 기존의 커피 메이커와 동작 방식에선 차이는 없습니다. 너무 심플하다는 것이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단점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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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를 분리하면 자동적으로 커피 흐름 자체도 멈춤니다. 클레버 드리퍼의 구조와 유사하고 역시나 일반적인 커피 브루어들이 가지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니 크게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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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스 카페고메(Cafe Gourmet) 는 타워형 디자인으로 인해 꽤 높은 높이를 자랑합니다. 가정에서도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오픈 공간의 오피스 공간이라면 모던한 디자인으로 전반적인 배치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1988년 첫 출시 이후 디자인 개선이 몇차례 이루어지며 2004년도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구조적인 특성으로 넓은 공간에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추출 허용 용량은 최대 12인용 까지 커버 가능합니다.

 SCAA 인증을 받는 등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최신의 기능을 탑재한 커피 추출 도구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정이나 사무실 한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다양한 "커피 메이커"들을 새삼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그 추억 어린 기구들의 역량이 그동안 너무 무시당하고 있진 않았는지 커피를 즐기는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는 없을지 이번 기회를 통해 자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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