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뉴스

월드커피리더스포럼 2014, 플레너리 세션을 통해 본 향후 마켓 키워드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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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waterissue


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는 UN 주도 하에 1963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국제 커피 기구이다. 커피 교역에 관한 국제적 협조 체제를 만들기 위해 커피 수출국과 수입국이 모여 만든 정부간 기구로 국제 커피 협정(ICA, International Coffee Agreement)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회원국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2014년 11월 현재 총72개의 회원국(39개의 생산국, 33개의 수입국)을 아우르는 범국가적 기구로써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은 회원국으로 등록되어 있질 않다.

지난 주 수요일(19일)부터 토요일(2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월드커피리더스포럼 2014에서 국제커피기구의 위원장인 로베리오 올리베이라 실바의 키노트를 시작으로 향후 커피 마켓의 방향성에 관한 넓은 시야를 갖을 수 있는 포럼이 시작되었다. 블랙워터이슈에서는 첫째날에 마련된 기조연설과 플레너리 세션에 관한 핵심적인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1. 기조연설

  • 연사: 로베리오 올리베이라 실바(Roberio Oliveira Silva, 현 ICO 위원장)

  • 주제: 글로벌 커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떠오르는 이슈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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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waterissue


실바 위원장의 키노트는 지난 2007년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ICO 총회에서 확정되어 작년 3월부터 발효가 된 ICA(International Coffee Agreement) 2007 국제 협약의 요약본과 같은 기조 연설이었다. 6년만에 국제 사회에서 새롭게 대체된 ICA 2007협약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지속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압축된다.

지속가능성이란 전세계 커피 생산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소작농들이 커피 생산을 통해 지속적으로 삶의 질이 나아지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공고히 하자는 취지의 단어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월드커피리더스포럼의 시작은 지속 가능성을 위한 도전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전세계 커피 마켓에 왜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그 원인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전세계 70%의 커피를 생산하는 소작농들의 생계가 실제로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에서의 경제적 가치

첫번째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약 21조 규모의 무역 거래가 이뤄지는 커피이다. 하지만 이 거래 규모를 소작농민들(가족을 뺀 농민숫자)인구수인 2,500만명으로 나눠보면 농민 한명 당 월 7만원의 수입을 가져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대략적인 수치이지만 이 대략적인 수치만보더라도 하루에 2000원 가량의 수입만으로 자신과 가족을 돌봐야하는 잔인한 삶에 방치된 커피 농민들의 삶에서 지속 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기후변화가 가장 큰 이슈

두번째 환경적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사실 환경적인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이 문제는 지속가능하고 싶다는 의지만으로 지속가능하기는 불가능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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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Homepage


위 사진은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2013년 자료로 지난 100년간의 세계 기후 변화와 관련된 지표이다. 이 지표를 통해 알수 있듯이 전세계적으로 100년간 전반적인 온도 상승이 발생했으며, 특히 중남미 지역은 2도 이상의 상승을 보인 지역의 규모가 상당하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병충해가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이는 곧 생산에 영향을 미쳐 소작농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콜롬비아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강우량으로 인해서 심각한 커피 녹병(Coffee Leaf Rust)이 발생했고, 7년전에 비해 수확량의 상당한 감소를 감내해야 했다. 이로 인한 손실이 무려 5천만 달러의 손실이다.

이러한 환경적인 변화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생계에 위협이 되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커피 농장과 함께 커피 사슬에 포진해 있는 사람들이 리스크에 대한 부담때문에 투자를 꺼리게 되고, 이러한 현상은 금융쪽에서도 볼 수 있다. 커피 농민들이 금융이나 투자에 대한 인식 부족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커피 마켓의 전체적인 파이낸스 사슬을 악화시키고 있다.


커피 농민의 고령화

세번째는 사회적인 요인이다. 커피 재배지에서의 젊은 일꾼들이 모두 도시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도시에서의 임금이 높다보니 커피 산지의 농부들의 고령화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는 커피 가격의 변동성 문제도 있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공급이 불안정해지다 보니 가격 변동성이 발생하고, 이는 곧 수출, 수입, 조세에 대한 예측성 저하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수입에 대한 안정성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커피 마켓에 대한 향후 전망은 밝다. 소비 자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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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O


2011년까지 1억 4천만백을 넘지 못하던 커피 소비가 작년에 1억 4천 5백만백을 넘었다는 지난 주 연구 결과 가 발표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커피 소비국가들의 시장 성숙기와 더불어서 개도국이라는 새로운 마켓의 가능성이 계속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노력

커피 마켓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디벨롭핑을 위한 노력은 단지 산지 농부의 몫 혹은 판매자 혹은 ICO 그 어떤 개인이나 단체의 몫은 아니다. 실제로 국제 커피 기구인 ICO라는 단체도 국제 금융업계와의 연계를 통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산지에서의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함께 검토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나 방안들 역시 범국가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커피 사슬의 어느 곳에 위치해 있던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마켓의 지속 성장을 유도해야 할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국제 커피 기구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첫 커피의 날을 지정하기로 했다. 10월 1일을 커피의 날로 지정하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이벤트가 마련될 것이다.



2. 플레너리 세션 #1

  • 주제: 에스프레소 시장의 창조적 발전과 미래

  • 연사: 안드레아 일리(Andrea Illy, 일리커피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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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waterissue


내년 최대의 화두는 '식량'

2015년에 열리는 EXPO는 에스프레소의 도시 밀라노에서 열린다. 그리고 화두는 '식량'이다. 전세계 거래량으로 보았을 때 식량의 범주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커피이기에 엑스포 조직 위원회에서는 전체 전시관 중 하나를 '커피'를 위해 할애할 예정이라고 한다.

ICO(국제커피기구)에서는 일리(illy)를 커피관 메인으로 지정하고 커피관을 통해서 커피 역사상 가장 큰 축배를 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4,500스퀘어미터의 파빌리온이 마련되며 10개의 산지 국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공간에서 참관객들은 커피 공급 사슬망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다.

엑스포에 맞추어 역사상 최초의 커피의 날을 지정하여 100개의 소비국가와 40개의 생산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컨텐츠도 기획 중에 있다.

커피 역사상 가장 큰 축배를 들고 한껏 기분을 낼 준비를 하고 있는 커피 마켓에서 우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안드레아 일리 회장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이후의 커피에 대해 'Unique'로 정의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공식적인 에너지 음료였던 커피는 카페인과 이음동의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산업화 시대에도 총성이 빗발치던 전장에서도 무언가를 견뎌내야하는 자리에는 항상 커피가 있었다. 하지만 더이상 커피는 단순한 에너지 음료가 아니다. 세계의 역사에서 문화적인 모든 순간에 커피가 함께 해오면서 커피는 이제 스페셜티 커피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규모의 경제가 아닌 가치라는 본질이 중요해진 시기가 도래했다.

커피의 달라진 위상만큼 미래의 인류는 분명 더 특별한 커피를 찾게 될 것이 분명하다. 단지 카페인이 아닌 삶의 일부분을 충족시켜주는 삶에 녹아드는 미식 음료로 변모하고 있다. 미래의 커피가 가지는 유니크한 가치는 무엇일까? 안드레아 일리 회장은 세 가지 유니크함을 언급했다.

  1. 즐거움

  2. 건강

  3. 지속 가능성

커피는 고유의 맛과 향에 더해 즐거움, 건강,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가 더해짐으로써 커피는 더욱 매력적인 음료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커피에 대한 환상은 중국이라는 매스 마켓에서도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는 앞서 로베르토 실바 ICO 위원장이 말한 바와 같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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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waterissue, 월드커피리더스포럼 VIP룸에 마련된 이태리 커피메이커 Sowden


커피, 오감에 즐거움을 주는 음료

즐거움이라는 것은 단지 맛, 향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단지 맛과 향이 좋은 커피라면 Gourmet이라고 부르지 못할 것이다. 이 즐거움은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인데 과거 '커피'와 관련된 매스 미디어의 광고들은 커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는 커피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관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에스프레소, 브루잉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커피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주목받으면서 사람들은 눈으로도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커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료

지난 25년동안 2만 3천건 이상의 커피와 관련된 과학적, 의학적 연구가 발표되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카페인이 건강에 좋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었다. 카페인이 에너지를 주는 음료 정도 이상의 정보, 건강과 관련된 정보는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커피가 항산화제로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특히나 서구 식단에 중요한 음료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암, 심혈관계 질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커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런 영향이 곧 소비의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지속가능성, 우리가 꼭 풀어야 할 과제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커피 재배를 위해 사용되는 커피 면적은 제한적이지만 고무적인 것은 단위 면적당 재배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배 국가들의 절대 빈곤 수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러한 배경의 바탕에는 커피 공급망 사슬에 위치한 모든 이들의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고(溫故)

지금까지 언급한 즐거움, 건강, 지속가능성이라는 요소는 현재의 커피 사슬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점에서 '온고지신'이라는 사자성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커피, 제3의 물결이 1의 물결, 2의 물결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라고 생각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관찰을 하고 구도를 잡고, 스케치 후, 명암을 주고 그림을 완성한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커피 유산이 없었다면 지금의 스페셜티도 존재할 수 없다.

그 유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이다. 이태리의 커피 관련 문화 유산은 그 유래가 약 16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현재는 아름다운 데미타세 잔에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아름다운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커피바가 이태리 전역에 13만개에 육박한다. 이는 인구 400명당 1명꼴로 커피 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 문화의 일부이다. 일리 커피를 비롯한 전세계 커피 공급망 사슬에 위치한 모든 사람은 이 문화를 어떻게 온고지신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과제이다.


지신(知新)

ICO에서 추산한 미래의 성장률(2030년 기준)은 매년 2.5%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성장의 배경에는 지금 스페셜티 커피씬에서 보여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반 성장이 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우리는 농부가 수고스럽게 재배한 양질의 싱글 오리진 커피를 보다 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마치 와인에 우유를 섞어 마시지 않는 것처럼 싱글 오리진 커피를 그대로 즐기고 있다. 분명 커피는 코스모폴리탄 감성을 가진 이국적인 음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국의 감성을 가진 미식으로써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소믈리에들이 그러한 것처럼 커피에 관해 더 다양하게 묘사하고 그러한 묘사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3. 플레너리 세션 #2

  • 주제: 커피 녹병의 영향과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

  • 연사: 릭 라인하트(Ric Rhinehart, SCAA 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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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waterissue


블랙워터이슈 컨텐츠 팀에서 세번째 세션인 '스텀프 타운의 지속가능한 비지니스 모델'이라는 주제와 함께 가장 관심있던 세션이었다. 전세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주도하는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협회 회장의 세션인 만큼 커피, 제3의 물결이 직면한 도전 과제와 해결책을 들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는 분명 밝다. 하지만 릭 라인하트는 밝은 미래보다는 어두운 측면에 조명을 비췄다. 궁극적으로 이 세션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커피의 미래에 이러저러한 어두운 면을 우리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상향에 대한 이야기였다.

커피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커피 녹병(Coffee Leaf Rust)'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 커피녹병이란?

흔히 엽삽병이라고도 불리는 커피 녹병은 1861년 동아프리카의 빅토리아호의 주변에서 발견되어 1869년에는 스리랑카로 옮겨갔으며, 아프리카, 아시아, 인도네시아, 오세아니아, 남미로 번졌으며 1977에는 중미로 1982년에는 콜롬비아로도 번졌다.

이 병은 Hemileia Vastatrix SP군의 곰팡이균이 원인으로 공기, 비, 사람, 동물, 곤충, 농경 기구 등을 매개로 전염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균은 기온, 습도, 등의 일정 조건이 갖추어지면 일제히 발아하여 잎의 뒷쪽에 직경 1-3mm 정도의 오렌지 색의 반점을 만든다. 이 반점은 수를 증가시키면서 1.5-2cm로 성장하여 잎 가장자리로 번져나가면서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위험한 병이다.

앞서 ICO 위원장이 설명한 것처럼 커피 산지의 기온 상승으로 인해 커피 녹병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 발아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때문에 최근 100년간 온도 상승이 가장 심했던 중미 지역의 피해가 심했다. 2012-13년도의 커피를 포함한 작물 손실액은 무려 3억 6천 900만달러로 가장 가난한 생산 지역의 손실이었기 때문에 생산자들에게는 매우 잔혹한 수치였다.


ⓒ SCAA Symposium


이에 따라 2013년 5월 녹병과 관련된 세계적인 대책 회의가 과테말라에서 열렸다. 그 당시 중미, 카리브, 페루에서도 막 발병하던 시점이었기에 녹병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해 있던 때였다.

당시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녹병과 관련되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문에 대한 정리를 해보면

  • 긴급 구조 체계

  • 꾸준한 노력을 통한 혁신

  •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로 압축할 수 있다. 당시 중미는 마치 불에 타고 있는 사람과 같았다. 화상을 입은 사람에게 필요한 치료와 보험이 당시 커피 마켓에는 없었다. 현재로써는 소화기도 부족한 상황으로 차후의 예방 프로그램이나 보험 모두가 필요했다.

현재 USAD(미국 농업 기구)와 같은 민관 단체들의 지원으로 조금씩 산지의 사정은 나아지고 있다. USAD의 경우 1,000만 달러 식량 지원 프로그램으로 녹병으로 인한 현재까지의 손실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지원뿐 아니라 산지의 농부들을 계몽하는 노력 역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고도가 높은 경우 커피의 풍미는 좋을지 모르나 커피의 생산성은 낮다. 이럴 경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도를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꾸준한 리스크 관리에 대한 모색은 자연 재해의 영향을 어느 정도 극복해주리라 확신한다.


커피는 바나나?

북미에 공급되는 바나나들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바나나이다. 북미라는 거대한 마켓에 소비되는 모든 바나나는 '캐번디시'라는 품종을 복제해서 재배하고 있다. 단 하나의 품종이 사용되는 이유는 커피와 마찬가지로 곰팡이균으로 파나마 병이라 불리는 재해로 바나나가 전멸했었다. 이 질환으로 인해 개발된 품종이 바로 캐번디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파나마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 돌연변이가 출현했고, 아직까지 이 병에 내성을 가진 품종이 없다.

커피 역시 마찬가지다. 대규모 생산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 고아작물(Orphan Crop)에 포함되는 바나나나 커피는 주로 소작농들에 의해 재배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종자 관리 체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산지의 농민들은 질병에 강한 품종을 교체하고 싶어도 검증된 종자를 오픈 마켓에서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것이 고아 작물들의 현실이다. 전세계적인 협력이 없기 때문에 산지의 농민들은 해결책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세계적인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써의 WCR의 역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구가 WCR(World Coffee Research)이다. WCR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 중에는 질병 저항성과 동시에 재배지에 대한 적응은 물론 맛까지 보장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연구도 역시 진행중이다.

WCR의 지원은 Top이 아닌 Bottom에서 발생하고 있는 독특한 기구이다. 스페셜티 커피 문화라는 Gourmet 문화의 영향으로 소비자들도 산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문화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기꺼이 더 높은 값을 지불하고 한 잔의 커피를 소비한다.

소비자들의 관심으로 진행되는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 WCR은 현재 커피 마켓이 당면한 과제와 해결책을 오픈 소스로 모두에게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을 베이스로 더 많은 사람들의 소비의 일부가 좀 더 직접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생산자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4. 플레너리 세션 #3

  • 주제: 스텀프 타운의 지속 가능한 비지니스 모델

  • 연사: 맷 라운즈버리(Matt Lounsbury, Stumptown Coffee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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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waterissue


맷 라운즈베리 부사장이 스텀프타운에서 몸담은지 12년. 스텀프타운의 비지니스 모델의 성공 신화에는 어떤 비결이 존재할까? 그 인기의 배경을 스텀프 타운의 15년의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스텀프 타운 커피의 대표적인 블렌드의 이름은 Hairbender이다. 단맛을 중심으로 맛의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스텀프타운의 블렌드 네이밍은 1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스텀프타운 커피의 CEO인 듀안 소렌슨은 포틀랜드의 남서 지역의 외곽에 위치한 Hairbender라는 오래된 미용실을 인수했다. 그가 처음 커피를 시작한 곳은 워싱턴주였지만 포틀랜드를 선택했다. 불이 난 미용실이었고, 포틀랜드라는 지역적 약점이 있는듯 했지만 그곳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찾기가 어렵다는 장점, 즉, 그 지역에서는 말 그대로 스페셜티는 곧 스텀프타운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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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mptown coffee, 스텀프 타운 커피가 운영하는 9개의 매장들


듀안 소렌슨의 카페 위치 선정에 관한 철학은 현재까지 미국에 존재하는 9개의 직영점을 선택할 때 동일한 맥락에서 접근했다. 현재 흥미로운 지역보다는 앞으로 흥미로울 지역에 대한 사전 조사가 진행되고, 조건에 부합하게 되면 그 지역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선을 보이게 된다.

때문에 지역적 특색이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개 스텀프타운 커피숍이 오픈하는 곳은 100년전에는 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활기를 잃은 그런 곳이다. 하지만 이 100년이라는 기간은 매우 흥미로운 수치이다.

흔히 100년이라는 기간이 지나면 시간만큼 활력을 잃지만 대개 그러한 곳은 다시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최근 국내의 성수동에 오픈하는 카페들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과거에 활기있던 곳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시점에 타이밍을 잡는 것은 어찌 보면 엄청난 비지니스 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촉과 더불어 스텀프 타운을 성장시킨 또 하나의 원동력은 품질이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생산자와 함께 끊임없이 교감하고 그들을 계몽시키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또한 매년 커피 품질에 대해 그들에게 설명해주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커피 점수 체계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키는 역할 역시 품질 개선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육들이다. 

맷 라운즈베리 부사장은 현대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배경에는 산지에 따라 개인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이 전반적인 식음료업계의 트렌드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셜티 커피의 이러한 현상을 'Thing'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러한 현상을 최근 스텀프타운 커피에서는 슈퍼 프리미엄 커피라는 단어로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텀프 타운이 스페셜티 커피보다 슈퍼 프리미엄 커피라는 단어를 종종 선택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무슨 말일까?

제3의 물결, 스페셜티 커피 등은 매우 쿨한 표현으로 멋진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마치 소수만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커피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게 되었을 때, 많은 소비자들이 '아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은 부정적이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단어와 그 업계에 포함된 많은 사람들을 통해 그러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맷은 표현했다.

앞서 언급된 바나나와 같은 어두운 측면을 가진 커피가 소비 시장에서는 꽤 밝은 전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크래프트 비어(맥주)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5-6년전 맥주를 6캔에 4-5달러 이상을 준다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가격이었다. 하지만 지금 많은 미국인들은 10달러 이상도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 심지어는 한병에 20달러 이상의 크래프트 비어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전체적인 식음료 마켓이 '품질만 뒷받침된다면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스페셜 니치 마켓을 전략적으로 공략한다.

실제로 포틀랜드의 대형 마켓 브랜드에 처음으로 스텀프 타운 커피를 제안했을 때, 그들은 '왜 이제서야 연락을 했느냐?'며 스텀프 타운의 입점을 환영했다고 한다. 이후 현재 그 마켓 브랜드에서 커피 매출은 대중적인 인스턴트 커피의 매출을 뛰어넘어 마켓 순위 3위의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사람들은 품질을 위해서라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기회는 아시아에서도 막 시작되고 있다. 스텀프 타운을 포함한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모든 브랜드들은 주류가 될 자격이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는 문화에 들어서기 시작한 한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모든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멋진 커피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국내에는 대략 마이크로 로스터리가 850여개 정도 된다고 한다. 좋은 변화이며 많은 사람들이 Gourmet 커피를 더욱 찾고 있다는 반증이다.

스텀프 타운을 비롯한 우리가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품질'이며, 트렌드는 부가적으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같은 품질이라면 새로운 트렌드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4명의 연사 외에도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의 저자인 마크 팬더그래스트(Mark Pendergrast)의 커피의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강연에 이어 최근 광화문 테라로사에서 공정 무역과 산지의 삶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릭페이저의 '커피 산지의 탄력성'이라는 주제의 세션도 진행되었다.


현대 커피 산업의 생산자와 판매자의 관계는 기생 관계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크 팬더그래스트가 커피의 역사를 '잔혹'이라는 단어로 요약한 것처럼 산업 혁명이후 대량 생산이라는 체제의 노예와도 같았던 생산자들은 이제 자연 재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제는 기생이 아닌 공생 그것도 이득이 없어도 줄 수 있는 편리공생(Commensalism)을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산지의 소작농들의 비참한 메아리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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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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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2014-11-27 13:35  #84169

포럼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주요 내용들을 정리해 주셔서 너무 잘 봤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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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컨텐츠팀 작성자

2014-11-28 21:31  #84597

@Jin님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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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카페

2014-12-01 13:18  #86008

정리 감사합니다 포럼에 시간이 안 되서 ㅠㅠ
지속가능성과 농장의 고령화문제에 관심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