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뉴스

[시즌이슈] 얼음(1), 녹지 않는 얼음을 찾아서

2015-08-20  


ice.jpg



Seasonal Issue 2015 #1


ICE (1)

한국의 프레더릭 튜더를 찾아서




프레더릭 튜더(Frederic Tudor)

미국 독립 전쟁을 승리로 이끈 워싱턴과 함께한 윌리엄 튜터 총감의 셋째로 태어난 프레더릭은 명문 하버드 대학을 마다한채 자신만의 비지니스를 시작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당시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던 프레더릭을 재벌로 만들어 준 것은 다름아닌 올해 첫번째 블랙워터이슈의 시즌 이슈인 '얼음'이었다.


그가 주목했던 것은 천연 얼음이 생기는 지역의 얼음이였고, 그 얼음을 열대 지역에 위치한 나라들에 팔면 돈이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결국 그의 확신은 톱밥이라는 단열재를 만나 그를 재벌로 만들어주었고, 제빙기가 없던 시절부터 전세계 식음료 매니아들은 어디에서나 얼음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이후 인공 제빙기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얼음은 낯선 나라의 새로운 물건이 아니였다. 더욱이 냉동실이 탑재된 냉장고의 등장으로 얼음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은 생계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졌다. 국내의 많은 얼음 판매 업소들에서 얼음은 단지 아르바이트 일뿐이다. 얼음을 가지고 먹고 산다는 것은 오로지 여름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음 업계의 통념이며, 전통이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얼음 판매상들은 여름에는 얼음, 겨울에는 석유로 생계를 유지하며, 석유와 얼음은 같은 창고에 동거동락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흔히 우리가 아이스 박스에 넣는 판매용 얼음에 석유 냄새가 나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인 모습일지 모른다.


마치 커피가 수백년을 대자본의 횡포 아래 그 본질을 잃어왔던 것처럼 얼음 역시도 그렇진 않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이번 취재를 진행했다. 연재 기획 기사로 진행될 올해 여름 시즌 이슈인 '얼음'은 이렇게 필연적이라 생각했던 얼음과 석유의 동반자적 관계를 깨뜨리고 "얼음만으로 비지니스가 될 순 없을까?"라는 프레데릭 튜더와 같은 창의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 한 사람과 그 사람들의 지지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IMG_9538.JPG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얼음은 과연 안녕한가? 스페셜티 커피라는 이름으로 커피의 수율과 비율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소비자들 손에 쥐어진 커피를 희석시키고 있는 얼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스페셜티 커피의 겉모습에만 열광했던 한 사람이였을지 모른다.


처음 이 취재를 시작할 때는 얼음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전개를 생각했지만 그 대상을 신념을 가지고 대하는 한 사람을 만나면서 여름 시즌 이슈는 "투명하고, 단단하며 왠만해서는 잘 녹지 않는 얼음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로 흘러갈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커피를 왠만해서는 희석시키지 않는 얼음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잘 녹지 않는 '얼음'

얼음은 쉽게 물이 어는 점보다 온도가 낮아지면 결정을 이루게 되어 고체로 변한 상태를 말한다. 다만 우리가 커피를 대하면서 물을 다룰 때, 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물은 단순히 H2O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여러 불순물을 비롯한 미네랄들이 녹아 있다. H2O의 어는 점은 섭씨 0도이지만 그 외의 물에 포함된 다른 물질들의 어는 점은 제 각각이다. 따라서 흔히 냉동고에 있는 얼음을 볼 때, 얼음의 중앙부에 심어진 듯한 구름 모양은 얼음이 얼면서 H2O가 아닌 다른 물질들이 중앙으로 밀려나 얼게 된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는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물의 어는 과정을 통해 정수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추리해볼 수 있다. 즉, 물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결정이 생기게 되고, 그 과정을 천천히 진행하게 되면 불순물이 밀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얼음이지만 일본에서는 물의 어는 점보다 낮지만 상대적으로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영하 20도정도)보다 높은 온도(섭씨0도에 근사한 온도)로 120시간 동안 제빙과정을 거친 얼음을 보면 단 하나의 흠없는 투명한 얼음이 탄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ice_20111120-125549.jpg


<뉴욕 롱아일랜드 시티에 위치한 Dutch Kills Bar에서 사용하는 Hundredweight Ice社의 판빙>




이렇게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빠르게 제빙 과정을 거친 얼음은 높은온도에서 오랜시간 결정을 이룬 얼음보다 훨씬 덜 투명하며, 중앙에 구름 모양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 인고의 과정을 거친 얼음은 밀도가 균일하고 투명할 뿐 아니라 천천히 얼렸기 때문에 분자가 안정적으로 이동하여 결정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안정화 된 결정은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잘 녹지 않는다.


즉, 물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높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동안 얼릴수록 양질의 얼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커피와 물의 비율을 무너뜨리지 않는 얼음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단단하고, 투명한 얼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필요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희석이 가장 큰 이슈인 위스키와 칵테일 바에서였다. 실제로 미국 뉴욕을 베이스로 크래프트 아이스를 비지니스 모델로 하는 Hundredweight Ice & Cocktail Service의 출현은 완벽에 가까운 한잔의 위스키를 지향하는 바텐더의 집착에서 시작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었다.


우선은 그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한국의 프레더릭 튜더를 이야기할 수 있을듯 하다. 그들이 추구하는 완벽에 가까운 얼음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얼음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던져보려 한다.



"블랙워터이슈 컨텐츠팀은 현재 얼음에 관한 집착스런 고집을 가진 여러 사람들을 찾고 있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블랙워터이슈 컨텐츠팀

제보: bwmgr@bwissue.com


ICE - (2)에 계속


profile

ABOUT ME

대한민국 커피문화 소통 채널 블랙워터 이슈입니다. 컨텐츠 제보 / 컬럼 기고 / 로스터 정보 등록 / 광고 협의 등 커피 문화에 대한 모든 내용은 bwmgr@bwissue.com 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블랙워터이슈 에디터

댓글 1

profile

Jin

2015-08-21 04:14  #135665

브루잉 커피를 아이스로 마실때에는 아무래도 얼음이 녹아 희석되는 것을 감안해서 커피 양을 늘리곤 했는데... 잘 녹지 않는 얼음이라면 부분적으로 보완이 되겠네요. 저런 얼음을 구해야 되는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