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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기고자 강승훈, 프리랜서, 전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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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수원센터

커피를 아는 것은 농부에 대한 예의




생산자에게 자신이 공들인 결과물이 존중받고 인정받는 일처럼 큰 보람과 기쁨도 없다. 자신이 존중받고 인정받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피를 아는 것은 생산자인 농부에 대한 예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커핑은 커피가 재배되는 일련의 과정을 더듬어 가며 농부의 수고와 마주하기 때문에, 농부의 노고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행위이다. 커퍼스 수원센터 카페 포레스타(Cafe Foresta)를 찾았다.

 

커피에 마음을 빼앗기다

커퍼스 수원센터, 카페 포레스타의 임재정 대표가 커피를 처음 만난 곳은 호주였다.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자 군 복무를 마친 뒤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던 것이다. 호주에서 1년 동안 새로운 환경과 언어, 문화 속에서 커피를 만나고 알게 되었다. 당시 어학원에서는 바리스타 교육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었다. 10주짜리 과정으로 커피 메뉴가 만들어지는 과정 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다뤘다. 마지막 주차에는 작은 파티로 마무리 했는데, 수강생이었던 임 대표가 직접 음료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대접하게 되었다. 그때 남다른 손재주가 현지 바리스타 눈에 띄어 이후에 카페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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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커피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었던 상태였다. 마끼아또를 보며 이게 커핀가?’ 싶을 정도로 문외한이었다.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커피를 알게 되었고 호주의 커피문화를 배워갔다. “호주는 우리나라의 다방 커피이전부터 에스프레소를 자연스럽게 마시던 곳이에요. 특히 끈적거리면서 바디감 있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하죠.” 이른 아침부터 에스프레소 한 잔을 손에 들고 신문을 읽는 것이 자연스럽다. 커피잔을 건네는 바리스타의 손에 커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것도 상관 않고, 오히려 그런 것을 더 좋아할 만큼 커피에 대한 애정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가끔은 외국인 손님들이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갈 때면 그 순간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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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년을 커피와 함께 보내며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임 대표의 마음은 커피에 빠져 있었다. 결국 호주행 비행기에 또 한 번 몸을 실었다. 2년 정도를 다른 카페에서 일하며 다양한 커피 경험을 쌓았고, 다시 한국에 귀국했을 때는 아예 본격적으로 커피를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전공도 컴퓨터공학에서 호텔경영학과로 바꿔 서비스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학업과 동시에 사회적기업의 카페 운영을 돕기도 했다.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현장을 통해 실제를 경험하니 카페라는 공간을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때 전과를 잘 했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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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를 감행하면서까지 확고한 뜻을 품었던 진로였지만 부모님에게는 탐탁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졸업하고 나서는 부모님과 잦은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부모님의 눈에는 커피로는 도무지 먹고 살 길이 막막해 보였기 때문이다. 세상물정 모르고 커피에만 빠져있던 아들의 내일이 걱정되기만 했다. 남들처럼 번듯한 직장에서 월급 받으며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랐다. 임 대표 역시 이런 상황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당장 바리스타로서 직업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고, 다행히 자리를 잡아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으며 실력을 인정 받는다고 해도, 개인카페에서 대우받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카페를 차리거나 커피기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로스터라면 조금 괜찮을까 싶었지만, 결론은 내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이었어요.”

당장 창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한동안 진로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계속 되었지만, 커피 공부는 꾸준히 이어갔다. 2011년에는 어렵사리 커피에 대한 정보를 모아 큐그레이더를 땄다. 그리고 2013, 드디어 수원성문 인근의 작은 카페였던 공간을 인수해 카페 포레스타를 시작했다.

 


두 번째 계절, 성장의 시간

임 대표는 지난 8월 새 공간으로 카페를 옮기면서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새롭게 옮긴 자리는 기존 카페보다 4-5배는 큰 공간으로, 콘셉트와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노란색의 밝은 분위기였던 카페는 좀 더 어둡고 각종 자재들이 노출된 모던한 인테리어로 바뀌었다. 커피에 대한 전문성을 좀 더 이미지로 드러내고 싶었다. 그래서 간판에도 'Coffee Expert'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손님들이 커피를 마신 뒤에 '이 집 커피는 뭔가 좀 다른 것 같다', 이 반응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맛있다'가 아닌 '다르다'이지만, 손님들에게 이러한 차이를 인식시키는 일만해도 카페 입장에선 상당히 많은 수고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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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을 보내면서 임 대표는 줄곧 자신이 하고 싶은 커피를 해왔다. 지역에서는 '신맛 커피'로 통할 정도였다. 때마다 특별한 캐릭터의 커피를 소개하는 메뉴를 만들면서 '커피는 이런 음료이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처음에는 손님들로부터 맛에 대한 불만도 들었지만, 임 대표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했고, 주변의 인식도 점차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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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를 맞으면서 임 대표는 전문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를 선보이는 한편, 밀크베이스 블렌딩도 새롭게 개발했다. 이전보다 넓어진 공간 한 편에는 로스터기를 갖다놓고 로스팅룸을 꾸몄다. 로스터리 카페라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보이기 위해서이다. 커핑룸도 마련해 커퍼스 센터로서 보다 활발한 커핑 모임도 가질 예정이다. 시즌1 때는 공간의 한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인데, 앞으로도 공간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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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의미에서 시즌2는 포레스타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카페를 통해 쌓은 노하우는 큰 힘이 되었다. 기본적인 카페 운영에 대한 경험을 물론이고, 특히 넓은 매장에 비해 고정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던 만큼 커피에 집중할 수 있었다. 홀 크기로 인한 수익의 한계도 있었지만 카페 인근에 작은 로스팅공장을 열어 제조납품을 통해 수익을 보전했다. 카페처럼 최대한 실속 있게 마련했기 때문에 부담은 줄이고 이익은 높일 수 있었다. "처음 카페를 시작한다면 작은 매장을 권하고 싶어요. 장점이 너무 많아요. 혼자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운신의 폭이 넓죠. 고정비도 높지 않아서 열심히만 한다면 2-3배 정도 큰 매장에서의 매출도 가능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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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3년은 작은 매장의 강점을 배움과 동시에 한계 또한 명확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다. 때문에 시즌2는 그동안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한계 속에서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녹여내고, 시도해보는 새로운 도전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를 아는 것은 농부에 대한 예의

임 대표는 음식이든 음료든 그것을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테이블에 있는 후추랑 소금이 같은 모양의 통에 담겨 있을 때는 음식에 바로 뿌리기보다는 손등에 살짝 뿌려서 확인해야 한다. “소금을 치려고 했는데 후추가 쏟아져 나온다면 음식을 망치게 되잖아요. 그건 주방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 돈 주고 산 음식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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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역만리나 떨어진, 이름이나 지명조차 생경한 지역의 농부들이지만 생두를 수확하기까지 감내했던 그들의 수고와 노력은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로스팅과 추출이 섬세해야하는 이유이고, 또 커피를 알아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커핑은 커피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생산부터 수확, 가공 등 일련의 과정을 더듬어가며 생산자의 노고를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와 상관없이 커피를 아는 것은 농부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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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농부 입장에서는 생두를 소비하는 로스터가 소비자이지만, 바리스타나 납품받는 카페 입장에선 생산자이다. 하지만 그런 카페나 바리스타도 손님들에겐 또 다른 생산자일 뿐이다. 결국 생산자는 농부만이 아니며 커피 한 잔을 만들어내기까지 관여한 대부분이 생산자라고 할 수 있다.

정성을 다해 로스팅한 자신의 커피가 아무렇게나 추출되는 것을 원하는 로스터는 아무도 없다. 커피 한 잔에 자신의 감각과 경험을 응집시키는 바리스타 역시 다르지 않다. 생산자에게 공들인 결과물이 존중받고 인정받는 일처럼 큰 보람과 기쁨도 없다. 자신이 존중받고 인정받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노력이 소중한 만큼 다른 이의 수고와 노력도 소중하다. 서로가 그 과정과 노력을 헤아리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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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임 대표는 커핑의 개념을 무겁거나 복잡하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시킨 음식을 맛보는 것과 비슷하다며 일상적인 행위와도 유사하다고 한다. “김치찌개를 먹는다면 맛을 보고 싱겁네, 짜네, 물이 많네라면서 쉽게 이야기 하는데, 커피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커피 역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아직까지는 그렇게까지 맛을 따지는 일이 많지 않으니, 아쉬운 일이다. “커피 맛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작은 카페들이 잘되지 않을까 싶어요. 꼭 커핑이 아니더라도요." 맛에 대한 호기심은 결국 커핑의 시작점이 된다. 맛의 차이점을 알수록 점점 새로운 맛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시점이기 때문에 어떤 것도 속단하기는 이르다. 오히려 매장이 넓어진 만큼 전문성과 함께 대중성 또한 갖춰야하기에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작은 카페를 시작으로 제조업을 거쳐 새로운 공간까지 부지런히 성장해온 경험과 함께, 지난 6월에는 평생을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아군이 합류하면서 진열을 가다듬었다. 더욱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며 무성한 숲을 이뤄갈 포레스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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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 Info.

 

카페 포레스타


A.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328-11번지 1층



  

  


  

강승훈프리랜서, 전 월간 Coffee&Tea 취재 기자

Email: falling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