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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로스팅을 위한 입문서 「로스팅 크래프트」의 저자 유승권 로스터 인터뷰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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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로스팅을 위한 입문서 「로스팅 크래프트」의 저자 유승권 로스터 인터뷰




서울 목동에 위치한 스페셜티 커피로스터 「뉴웨이브 커피로스터스」의 유승권 로스터가 스페셜티 커피로스팅을 위한 커피 로스팅 입문서를 출간했다. 과거 「더 알고 싶은 커피학」이라는 일본 서적을 공저한 바 있는 그가 3년 동안 준비한 「로스팅 크래프트」는 최근 스페셜티 커피 마켓의 성장과 함께 달라진 로스팅 프로파일의 변화와 그 변화를 이끌고 있는 로스팅 프로파일에 관한 디테일한 정보를 담고 있다. 목동 뉴웨이브 커피로스터스에서 그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팅에 관한 담론을 들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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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책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로스팅에 관한 책을 집필한 동기는 무엇인가?

A) 3년전부터 준비했다. 뉴웨이브 커피로스터스를 오픈하기 전부터이다. 항상 커피 로스팅과 관련된 해외 서적들을 접할 때면 책의 내용과 깊이는 매우 좋았으나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다.


예를 들면 대개의 로스팅 서적들이 일본의 로스팅 기술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아 열원에 따른 로스팅 머신의 구분이나 색감에 따른 로스팅 정도의 분류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경우 70년대 기술되어 왔던 방식의 로스팅 프로파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미 반세기가 흘렀고, 커피 산업은 스페셜티 커피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전세계의 다양한 로스터리를 가보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했던 스페셜티 커피 로스팅에 관한 이야기들과 그들의 변화에 관한 정보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Q) 전세계 로스터들과 소통한 내용을 담았다니 흥미롭다. 예를 들면 어떤 내용인가?

A) 예를 든다면 최근 해외 포럼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메일라이드 반응이나 카라멜화 반응과 같은 이야기들이다. 스페셜티 커피가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화학 반응이다. 보다 직접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왜 신맛이 나는지, 왜 단맛이 나는지"에 관한 접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장비에 관한 이야기인데 과거에는 경험을 통한 관능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장비들을 통해 관능적인 평가를 보다 객관적인 수준으로 이끌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커피의 색감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Color Track이나 로스팅 프로파일을 실시간으로 읽고 저장할 수 있는 Cropster, 생두, 원두, 그라인딩빈의 수분, 밀도,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Sinar와 같은 장비들이 그렇다. 크롭스터의 경우에는 실제 뉴웨이브 커피로스터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그대로 넣기도했다. 다양한 프로파일들을 수집한 빅데이터를 통해 커피가 왜 신맛을 내는지 왜 단맛을 내는지를 직접 유추해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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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페셜티 커피의 유행이 로스팅이라는 영역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A) 과거 세계 3대 커피라 불리던 예멘 모카, 하와이안 코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제2의 물결 속에서 유행하던 커피이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필드에서 세계 3대 커피는 회자되지 않는 비주류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세계 3대라는 수식어보다 게이샤(Geisha) 품종에 열광한다. 커피의 물결이 바뀌면서 재료가 바뀌었고, 재료가 바뀌면서 로스팅 즉, 요리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2004년 전세계 커피 업계를 강타했던 파나마 하시엔다 라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 품종 커피는 시대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커피가 가진 최상의 가치가 제2의 물결에서는 플레이버에서는 슈가 브라운(Sugar Brown), 드라이 디스틸레이션(Dry distillation, 생두에 가해지는 열로 인해 일어나는 중화 현상에 의해 생성되는 향)에서는 단맛과 쓴맛이 주였다면, 제3의 물결에서는 앤지매틱(Enzymatic) 계열의 산미와 슈가 브라운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최근에 유행하는 커피들은 꽃, 과일, 허브와 같은 뉘앙스의 커피이다.



Q) 게이샤 품종과 같은 커피들이 선호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전반적으로 대중들의 삶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시대가 빨라질 수록 노동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일 수록 산미(Acidity)에 대한 수용이 관대해지고 있다. 아마 효소와 같은 웰빙 푸드에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듯 맛에 대한 관점과 선호도가 달라진 세대가 소비의 주류가 되면서 이제 고급스런 맛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스페셜티 커피 마켓에서 고무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Q)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CRAFT」라는 명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스타 크래프트? 익숙하지 않나? (웃음) 그동안 무수히 많은 로스팅을 경험하면서도 매번 스스로에게 '좋은 커피란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을 많이 던졌던 것 같다. 고민 끝에 크래프트라는 개념이 로스팅에 가장 적합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래프트는 사전적으로 '창의적인 기술이나 예술'을 의미한다. 바로 이 크래프트의 개념이 로스팅에는 '커피의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로스팅하여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으로 접목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도 카테고리 자체를 크게 생두, 프로세스, 로스팅, 블랜딩, 품질 평가로 나누고 파트별로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게 되었다.



Q) 개인적인 질문이다. 스페셜티 커피 필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선보이고 있는 북유럽의 로스터들은 에스프레소와 브루잉 커피의 로스팅 프로파일을 딱히 구분하지 않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참고 기사: 2015 WCRC 준우승 Joanna Alm의 로스팅 세미나 'Following the Curves')

A) 해답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인적인 해답의 경우 구분을 짓는다. 이유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로스터이자 바리스타인 팀 윈들보의 로스팅 프로파일을 보면 짧은 시간 동안 로스팅을 하여 메일라이드, 카라멜화를 짧게 가져가 산미를 높인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에스프레소와 브루잉 커피에 대한 접근이 모두 같은 방식인 것 같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산미를 중요시하는 로스팅 프로파일이긴 하지만 버너를 켜는 시점을 달리하여 익히는 과정 자체를 길게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1차 크랙이후 배출 시간까지의 길이인 것 같다. 이 구간을 Develop 구간이라 부르는데 최근 디벨롭먼트 타임(Development Time)이라고 하는 단어가 웹상에 종종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구간의 차이가 북유럽과 국내 시장의 선호도를 구분 짓는 맛의 기준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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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책을 구매하고, 로스팅을 향후 업으로 삼으시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A) 무엇보다도 커피가 플레이버라는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와인의 경우 품종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와인이 정해져 있다. 마찬가지로 커피 품종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고, 훈련이 되어 있다면 어떻게 로스팅을 해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향과 맛은 로스팅을 하는데 있어서 나침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향의 경우 로스팅을 통해 2,000-4,000개의 향을 내고, 맛의 경우 4가지이다. 따라서 향을 먼저 인지하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대개 아로마 키트를 이용한 훈련을 하는데 이 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 역시 필수적이다. 아직까지 로스팅에 대해 해외 포럼과 같이 오픈 소스가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블랙워터이슈를 통해서 점점 양질의 로스팅 정보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웃음) 환경적인 배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발간하면서 했던 조그마한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매개로 로스팅에 대한 정보가 서로 여과없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소통의 문화가 진전되길 바란다. 바리스타, 로스터 등과 같은 커피인들 사이의 소통을 통한 협업이 중요하다.



Q) 유승권 로스터가 경험했던 수많은 커피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였던 커피가 무엇이였을지 궁금하다.

A) 호주의 옥션룸(스몰배치 로스팅 컴퍼니의 카페 브랜드)이 기억에 남는다. 2012년 호주 멜번에서 상큼하고 후르티한 커피였는데 콜롬비아 커피였던 걸로 기억한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로스팅 크래프트」라는 책을 어떤 분들이 읽기를 바라는가?

A) 로스팅에 막 입문하기 시작하시는 분들부터 중급자 분들까지 이 책을 통해 가장 처음 언급했던 아이디어, 로스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예를 들어 수년간 로스팅을 해왔지만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지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로스팅 프로파일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들어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제보 : bwmgr@bwiss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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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 최대 온라인 커피 미디어 시장을 연 블랙워터이슈는 201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외 업계 전반에 대한 뉴스와 칼럼, 교육 정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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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준

2021-02-18 21:05  #1468761

가게열기전에 여러번 방문했었는데 갈때마다 많은걸 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때 로스팅 크래프트 2판 계획중이라고 하셨었는데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