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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이탈리아 그라인더의 대명사 MAZZER社의 KOLD, ZM 모델 리뷰

20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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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그라인더의 대명사 MAZZER社의 KOLD, ZM 모델 리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그라인더 브랜드 MAZZER는 슈퍼 졸리라는 스테디 셀러 모델 뿐 아니라 스페셜티 필드에서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선택한 Robur와 Royal 그라인더를 생산하는 브랜드이다. 상업용 그라인더 가운데 잘 알려진 이 3가지 모델 말고도 한층 더 진화한 모델 가운데는 KOLD라는 모델이 있다. 13년 호스트 밀라노쇼에서 데뷔한 이 모델은 한동안 모터의 발열이 분쇄 챔버와 버의 온도와 분쇄된 원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바리스타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 모델로 출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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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 딥블루레이크 커피에서는 메져 콜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로버와 로얄의 기본적인 외양에 익숙해져 있던 바리스타들은 세로 폭이 길어진 콜드 모델을 보고 낯설어 했다. 메져라는 이 굵직한 브랜드에서 왜 KOLD의 모습을 로버나 로얄과 같이 만들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이미 언급된 것처럼 모터의 발열과 관련이 있다. 과거 온도 센서 프로브를 이용한 모터의 발열이 분쇄된 원두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한 가지 실험 결과가 공개된 적이 있었다. 그 결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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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실험은 온도 센서 프로브를 개발하는 영국의 Pico Technology에서 공개한 자료로 커피 그라인더의 모터가 원두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 실험은 3개의 Pico 온도 센서 프로브를 호퍼, 그라인딩 챔퍼, 토출구, 모터 부분에 장착 후 실험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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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Burr 부근의 그라인딩 챔버쪽에는 모터 부분만큼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모터의 발열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 이 실험에서 1,200rpm의 모터가 사용되었고, 이 속도를 기준으로 그라인더의 모터가 계속해서 진행될 경우 4.5분을 이 넘으면 온도 상승이 4도 이상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 경우 약 5분마다 그라인더를 잠깐 쉬게 함으로써 분쇄된 원두가 온도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전자 타이머를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모터의 발열이 그라인더 하단부에서 직접 발생하여 그라인딩 챔버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 문제였다. 1,200rpm 정도의 속도를 가진 그라인더는 아마도 Flat Burr를 탑재한 그라인더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Flat Burr 그라인더의 모터가 Conical Burr보다 더 빠르다. 대개의 Flat Burr 그라인더는 1,000rpm이 넘으며, Robur와 같이 Conical Burr를 탑재한 모델들은 1,000이하의 rpm을 가진다. 대개 Flat보다 Conical의 경우가 연삭면이 넓기 때문에 더 적은 속도로도 빠르게 분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모터의 발열이 분쇄 챔버와 버의 온도에 먼저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분쇄된 원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MAZZER社에서는 기존의 Robur나 Royal의 기본 메커니즘에 벨트 구동 방식을 추가하였고 현재의 KOLD 의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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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구조에서 보면 기존의 Robur와 Royal과 다르게 Kold는 모터와 그라인딩 챔버가 수직으로 놓여져 있지 않고, 하단의 모터 부분이 더 뒷쪽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MAZZER에서는 Belt Driven System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위 사진에서 Z로 표기된 부분을 보면 모터의 상단부와 그라인딩 챔버를 연결하는 벨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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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러한 접근은 에스프레소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쇼머가 꽤 오래전 부터 주장한 방식이기도 하며, 모터의 상단부와 그라인딩 챔버가 수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벨트로 연결함으로써 모터의 발열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안된 것이다.

따라서 KOLD 모델의 세로 폭은 뒷쪽으로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커피의 플레이버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또한 분쇄시 엔진을 냉각시켜주는 이중 쿨링 시스템이 장착되어서 메져에서 출시된 그라인더 가운데 가장 낮은 발열을 자랑한다. 이는 커피의 향미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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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도 조절은 노브를 당겨 돌려주면 된다. 


 

분쇄도 조절의 용이성
기존 Robur나 Royal을 비롯한 메져社의 모델들은 호퍼 아래의 디스크를 이용하여 분쇄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바리스타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KOLD 모델은 측면의 분쇄도 조절 다이얼을 돌려 분쇄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분쇄도 조절이 가능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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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에 있는 노브만 풀어주면 쉽게 Burr Set을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청소 및 유지 관리
메져 콜드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또 한가지는 Burr Set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Robur와 Royal의 경우 Burr Set을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KOLD의 경우에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호퍼 양쪽의 노브를 제거하면 바로 Burr를 확인할 수 있으며, 육각 렌치로 3개의 나사를 풀면 Burr와 그라인딩 챔버를 보다 쉽게 청소할 수 있다. 실제 이 모델을 사용중인 딥블루레이크 이철원 대표는 "메져 콜드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청소 및 유지 관리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라인딩 챔버와 Burr Set을 보다 깨끗이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매일 커피의 향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래된 분쇄 원두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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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져 콜드 모델을 단지 외관만 보고 판단한다면 Robur나 Royal의 향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KOLD라는 모델이 등장하게 된 이유와 배경에 대해 이해한다면 이 모델은 러쉬타임이 5분이상 되는 매장에 꼭 필요한 모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페셜티 커피가 고객에게도 특별한 커피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은 단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 너머의 것이 아닐까. 메져社에서 많은 바리스타들이 사랑하는 기존의 외관을 탈피한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고, 그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선택은 바리스타들의 몫이지만 그 선택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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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M 그라인더
어떤 이들은 ZM 그라인더를 보고 MAZZER판 EK43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외관만 본다면 그렇게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이미 블랙워터이슈 웹사이트를 통해 ZM 그라인더는 소개된 바 있다. 2017 호스트 밀라노에서 데뷔한 ZM 그라인더는 메저社가 지난 70년간 그라인더를 생산한 업체로써 그 노하우가 집약된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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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바리스타들은 에스프레소 한 잔의 추출을 위해 분쇄도 뿐만이 아니라 도징량, 추출시간, 추출량, 추출 온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한다. 변수가 많다는 것은 결국 제어하기 어렵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동안 바리스타들이 그 수많은 변수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분쇄도를 조절한다는 것 자체가 추상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대개의 상업용 그라인더들은 분쇄도 조절을 디스크에서 조정하기 때문에 바리스타의 경험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며, 분쇄도 조절과 관련된 정보는 언제나 경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분쇄도에서 해결되지 않는 것을 다른 변수에서 조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분쇄도 조절 기준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보다 세밀한 분쇄도 조정 기능이 필요했다. 이를 해결한 것이 ZM 그라인더이다. 

이런 관점에서 ZM 그라인더를 바라본다면 EK43과는 전혀 다른 그라인더이다. 겉 모습은 비슷해보일지 모르지만 접근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ZM 그라인더의 가장 큰 특징은 Burr 사이의 거리를 미크론 단위로 제어하여 분쇄하기 때문에 이는 바리스타의 경험치에 의존하지 않는다. 또한 바리스타의 육감의 차이에서 오는 미세한 차이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정밀한 분쇄도 조정 뿐 아니라 에스프레소의 재현성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효과를 얻은 셈이다. 디지털로 Burr 사이의 거리를 칼리브레이션하고 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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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모델의 경우 에스프레소용이 아닌 필터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하지만 사용해 본 결과 싱글 도징으로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로도 손색이 없는 모델이었다. (이는 특히 국내 유통사가 에스프레소 분쇄 범위까지 커버가 가능한 매저 로얄 그라인더와 동일한 날을 적용한 것에 기인한 이유이기도 하다.) 분쇄 시간의 프리셋이 가능한 것과 더불어 날 간격 조절도 프리셋으로 설정하여 버튼만 눌러도 원하는 분쇄도로 변경된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마도 바쁜 매장에서의 분쇄도 조절에 큰 용이성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필터 커피라 할지라도 가장 효율적인 추출을 위해서는 원두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적극적으로 분쇄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매저 ZM 의 경우 이러한 경우에 특화된 장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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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M 그라인더의 Chute(토출구)에는 분쇄된 원두의 잔량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호퍼를 채운 상태에서 원두가 내부에 존재할 경우 Burr 간격의 무리한 변경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과 Burr 사이의 간격을 미크론 단위로 조정하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필드에서 시간을 두고 탓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한잔의 완벽한 커피만 제공되어진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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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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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군

2018-03-19 04:02  #407753

본문내용중 국내유통사가 로얄날을 적용했다는말이 무슨뜻인가요? 카페쇼에서 국내 유통사에게 듣기론 에스프레소용 버와 브루잉용 버가 있고 브루잉용버가 기본 장착된 상태로 수입된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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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최고관리자

2018-03-19 10:36  #407865

@백군님
늦게 답변 드려 죄송합니다! 이탈리아 본사에서는 브루잉 버, 320g 호퍼가 기본 사양입니다. 하지만 한국 수입, 유통사인 메져 코리아에서는 한국내 카페 사정을 고려하여 에스프레소 전용 버(에스프레소 버이지만 브루잉까지 가능한)와 1.3kg 호퍼로 변경하여 판매할 예정입니다. 단 기본 브루잉 버, 호퍼 320g의 옵션은 추후 구매 가능할 예정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