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발 에스프레소 FC-1, 유량계가 아닌 서보 모터와 정밀한 구조로 유량을 조절하는 스마트 펌프 테크놀로지(특허) 선봬

유량을 조절하는 것의 장점은 유량 프로파일링은 왜 중요할까? 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채널이 발생했을 때, 채널을 통해 급격히 통과하는 흐름 때문에 일정 유량이 설정된 머신에서 자연스럽게 압력을 낮추게 된다. 이와 같이 압력이 아니라 유량을 통해 추출을 제어하는 방식은 일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 파우더의 상태에 따라 물의 흐름이 달라지므로 압력은 수시로 변화하게 되고, 이로 인해 추출 안정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유량을 조절하는 머신이 근래에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최근 낮은 압력으로 추출하는 트렌드 역시 무관하지 않다.]

프리마 커피에서 2018 SCA Expo에서 만난 FC-1 모델의 모습

이 가운데 지난 2018년 시애틀에서 개최된 SCA Expo에서 화제가 된 듀발 에스프레소의 FC-1은 유려한 디자인과 더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이 모델은 펌프나 레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제작한 독점 서보 모터(Servo Motor)를 사용한다. 서보 모터는 기존의 DC 모터와는 다르게 자동 제어가 가능한 모터로 엔코더(Encoder)라는 장치를 통해 펄스(Pulse, 매우 짧은 동안만 흐르는 전류. 펄스의 유무를 두 값으로 대응시킴으로써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가 출력이 되고, 모터의 회전 수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예를 들어 서보 모터의 경우 이 장치를 통해 모터가 몇 번 회전했는지, 축이 몇 도에 위치해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듀발 FC-1 모델의 내부 구조. 그룹 헤드에 연결된 원통형 실린더의 독특한 구조가 눈에 띈다. (Sourced by Daily Coffee News)

이 서보 모터를 장착하여 펌프를 구동시키는데, 실린지(Syringe)가 각 그룹에 장착되었다. (위 사진 참조. 그룹헤드에 수평으로 연결된 원통형, 그 옆에는 보일러처럼 보인다.) 이 실린지는 특정 부피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스토퍼(Stopper, 용매를 밀어 넣는 부분)를 일정한 속도로 밀어 넣으면 바리스타는 서보 모터의 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양의 유체가 흐르는지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기술을 듀발에서는 SFMS(Solvent Flow Management System)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듀발의 문서 가운데 발췌한 삽화. 수평으로 실린지와 피스톤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43번이 펄스를 이용해 회전수를 측정하는 서보 모터이며, 250번이 자동으로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이다.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이 기술 때문에 FC-1 모델은 피스톤과 서보 모터를 통해 유량을 정확히 제어하여 유량계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었다. 듀발에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유량계를 장착한 머신들의 경우 유체가 흐르는 상태여야만 유량계가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 감지된 신호를 컴퓨터로 보내 컴퓨터는 펌프의 압력을 조정하여 흐름을 조절하려 한다. 따라서 컴퓨터에서 감지하고 처리하는 과정은 결코 실시간 추출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듀발에서 강조하는 또 한가지 기술인 스마트 펌프 테크놀로지(Smart Pump Technology)는 0-14기압(bar)까지 초당 0.01cc/s~ 30cc/s의 단위로 유량 제어가 가능한 기술이다. 이 기능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요소 역시 위에 언급된 SFMS와 관련이 있다. 유량계를 통해 흐름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밀폐된(꼭 맞게 설계된) 실린지의 63mm 직경의 피스톤이 서보 모터로 구동이 되는 볼 스크류(위 사진 참조)를 통해 정확한 속도로 움직이게 된다. 메인보드에서는 이 볼 스크류의 회전 값을 펄스로 보내고, 그 값을 실린더 내부의 피스톤의 움직임을 통해 가해진 유량 수치로 환산하는 구조로 보인다.

Sourced by Daily Coffee News

따라서 유량계로 제어하는 유량의 흐름 제어보다 더 직관적인 제어 방식으로 실시간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서보 모터 외에도 그룹헤드 부근에 위치한 스토퍼 부근의 부피 용적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된 구조 상의 장점도 한 몫을 담당한다. 머신은 해당 부분에 설정된 용적 부피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유량을 제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제어 시스템을 소비자들에게 오롯이 보여주는 설계 자체도 매우 흥미롭다. 위에서 언급한 볼 스크류를 에스프레소 머신 뒷 면에 노출시켜, 추출시 흐름을 제어하는 모습(볼 스크류의 회전 상태)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프리-인퓨전시 유량의 추세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듀발에서는 이를 유량 기울기 기술(Flow Ramp Technology)라고 부른다.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20cc의 물을 내보낼 때, 4가지 램프를 선택할 수 있다. 1, -1, 0, 0.8 이 4가지 값을 통해 추출하는 동안 유량의 추세를 결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프리-인퓨전 추세 조정은 물이 처음 커피 파우더에 닿았을 때, 커피 파우더에 압력이 가해지는 방식과 압력의 정도에 따라 이동하는 커피 입자들의 움직임을 결정하게 된다. 이는 커피 파우더에서 미분을 효과적으로 이동시켜 추출 단계에 이르렀을 때, 추출의 안정성을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플로우 램프 테크놀로지를 통해 안정적인 프리-인퓨전이 이뤄지면 추출 단계에서 추출해야 할 남은 커피 샷 볼륨을 계산하여 지정된 시간 내에 추출 목표량을 추출할 수 있도록 유량을 계산하여 정확한 속도로 유량을 주입하게 된다.

실제 이 시스템이 유량 제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필드 테스트는 듀발 FC-1의 공식 수입사인 (주)에이덴에서 테스트한 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01cc/s 단위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고안된 스마트 펌프 기술은 기존 유량계(flowmeter)보다 훨씬 더 정밀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일반적인 플로우미터의 경우 ±2%의 오차 범위를 가지지만 FC-1에 선택한 서보 펌프를 사용한 시스템은 최대 ±0.05%의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이는 단순 DC 펌프에 유량계를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서보 펌프와 정밀하게 설계된 실린지와 피스톤의 운동을 통해 제어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듀발 FC-1 모델의 런칭은 여러 모로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 다양한 이슈를 던진다. 많은 에스프레소 머신 제조사들에서 유량의 중요성을 인식한 이후, 유량을 조절하기 위해 플로우미터(유량계)를 설치하여 유량을 제어하기 위한 접근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듀발에서는 유량계와 메인보드 사이의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유량의 흐름을 유량계가 측정하고, 그 측정된 값을 신호로 보내 메인보드에서 인식하는 과정)에 대한 시간 지연을 실시간 모니터링이라 보지 않고, 피스톤 기반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추출 흐름의 더 정밀한 제어를 위해 단지 유량계가 아닌 다른 방식을 시도한 것만으로도 이 모델은 기념비적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정밀한 구조로 설계된 피스톤 방식의 시스템이 사용 기간이나 피로도에 따라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이다. 이제 에스프레소 머신 업계는 유량을 제어하는냐 아니냐의 문제를 넘어 유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느냐" "그저 제어만 하느냐"의 문제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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