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첩첩산중의 풍경을 품에 한가득 담은 햇살 맛집, 카페 써라운드

2021-05-08  




첩첩산중의 풍경을 품에 한가득 담은 햇살 맛집, 카페 써라운드


한 국가의 육지를 남북으로 크게 가로지를 정도로 크고 거대해 중추라 불리고 정기를 끊임없이 뿜어내는 태백산맥이라는 산맥을 품은 대한민국은 필연적으로 등산의 민족, 산악인의 나라가 되었다. 오름직한 산이라면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한껏 차려입은 등산러들이 모여들고, 코로나로 멀리 못 가는 요즘은 젊은이들까지 주말 등산에 가세하기에 이르렀다. 높은 곳을 상당히 좋아하는 바람에 산을 참 좋아하는 필자가 이렇게 산에 관하여 기나긴 썰을 푼 것은 남양주의 어느 산자락, 햇살을 한가득 머금은 공간과 저 멀리 첩첩산중의 절경을 품은 공간을 말하기 위함이었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남양주 외곽에 자리 잡은 카페 써라운드이다.


이렇게 보면 꽤 큰 건물 같지만 생각처럼 거대하지는 않다.

이 뒤가 루프탑이다.


북한강 부근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던 어느 휴일. 필자는 북한강과 팔당댐의 물결을 보며 심정 안정을 취한 후 물을 봤으니 푸르른 산이 보고 싶어져 써라운드로 향했다. 서울 중심부로부터 차로 1시간 반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써라운드는 남양주 안에서도 높은 산 중턱까지 깊숙이 올라가야 하는데, 가다 보면 '여기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비게이션을 믿고 쭉 올라가다보면 써라운드를 발견할 수 있다. 써라운드가 보유한 주차장은 꽤 협소한 편이지만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넓은 공터를 주차장으로 쓸 수 있게 해두어 무리 없이 주차를 할 수 있다. 차가 없으면 방문하기 어려울 듯하다.


커피바는 낮고 넓고 길다.

야외에도 테이블을 충분히 두어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지만, 미세먼지나 우천시엔 힘들 듯


써라운드는 [둘러싸다, 에워싸다]라는 SURROUND의 의미를 통해 써라운드가 이루는 공간, 풍경, 음악, 커피의 향이 둘러싼다는 의미를 담아 디자인하였고, 음악, 소리에 포커스를 두어 소리가 퍼져나가는 형상의 심볼을 디자인해 작년 6월 정식 오픈했다. 전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디자인은 '보통의 논리'라 불리는 '노말로직' 크루가, 공간은 J1 디자인 그룹이 맡았다. 방문하기 전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공간이 엄청 넓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루프탑과 건물 앞 유휴공간에 테이블을 두어 많은 방문객을 맞이했다.


창가 자리에 앉는 게 이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첫번째 목표가 된다.

깔끔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인테리어. 참 마음에 든다.

층고가 높아 햇살을 한가득 머금는다.


공간은 층고가 높은 1층 실내공간과 루프탑, 야외 테이블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높은 층고를 품은 통유리창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커피바 쪽은 라운드를 주어 감성을 살렸다. 햇살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목재로 양쪽 입구를 꾸며두어 오가는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한 게 인상적이다. 바실리체어의 느낌이 물씬 들었던 의자는 몸을 기대는 만큼 뒤로 젖혀지며 허리를 받쳐 편안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녹음이 펼쳐진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창가 자리는 매시간 자리를 노리는 눈빛이 가득하기 때문에 자리가 빌 틈이 없다. 혹시라도 창가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면 오픈 시간을 노리거나 음료가 많이 비어있는 테이블의 뒤에 앉아서 쟁취하시길.


왼쪽부터 코코넛, 말차, 플레인 휘낭시에

왼쪽부터 필터커피, 바닐라라떼, 아메리카노, 자몽에이드인데 음료는 일행 대부분이 만족하며 마셨다.


커피는 Surround Blend와 Surreal Blend 중에 고를 수 있고, 필터커피도 2가지 정도의 싱글오리진 원두를 고를 수 있다. 초반엔 빈브라더스의 블렌드를 사용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마 OEM생산을 맡긴 것 같다. 에티오피아와 코스타리카로 준비되어있던 필터커피는 디팅그라인더와 펠로우 스태그 드립포트, 하리오 드리퍼 조합으로 서브한다. 방문객이 많은 편이었음에도 커피 나오는 속도는 준수했다. 써라운드는 커피와 함께할 베이커리의 종류도 충분히 준비되어있다. 스콘과 휘낭시에로 이루어진 베이커리 메뉴는 소진될 때마다 빠르게 대처해 채워두는 듯하다. 빵과 커피의 맛은 경기도 외곽의 카페 치고는 준수한 맛과 품질을 보여주었다. 저렴한 커머셜 블렌드를 사용하던 느낌이 강했던 예전의 외곽 카페들과는 달리 요즘은 외곽이라고 해도 맛의 퀄리티에 신중히 접근하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아 필자는 기부니가 죠타.


선베드에 누운 느낌이 드는 루프탑의 의자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을 지도에서 찾아보니 마석역 근처인 듯

아이를 좋아하면 결혼할 때가 된 거라는데 아무래도 이번 생은 틀렸다.

필자 기준 써라운드 통틀어 가장 명당은 여기.


루프탑에서 보이는 풍경은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절경이었다. 멀찍이 산자락에 싸여 시내와 아파트단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는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이 시선을 한참 머물게 했다. 한여름 날씨가 정말 맑고 좋을 때 루프탐에서 보면 조금 오버해서 하남시까지 보일 것 같다. 루프탑에 배치된 의자들은 이런 풍경을 편한 자세에서 보길 원하는지 선베드처럼 거의 눕다시피 하게 한다. 창가 자리와 루프탑, 건물 외부의 테이블 중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최고의 자리는 건물 앞 홀로 있는 나무 테이블인 듯하다. 미세먼지, 강풍만 없다면 사진을 찍기도, 풍경을 바라보기도, 자연을 느끼기도 좋은 자리이지 않나 생각한다.


나무에 햇살 비치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음?

포장하면 이렇게 주는 듯

루프탑 가는 계단 중간에 있는 난간인데 여기서 사진 찍어도 꽤 예쁘게 나옴


코로나로 인해 많은 크고 작은 카페가 문을 닫았지만, 그로 인해서인지 외곽의 카페들이 더 각광받기 시작한 듯하다. 남양주에 이런 카페가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 큰 듯하지만, 좋은 공간만 많이 생긴다면 뭐 필자는 뭐든 좋다. 드라이브를 떠나는 것도 예전보다 더 활발해지는 것 같기도 한데, 시간만 허락한다면 남양주 써라운드에 방문해 충분한 햇살과 함께 커피와 디저트를 맛보고, 저 멀리까지 첩첩산중의 절경까지 보며 오감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건 어떨지.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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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사신펭수

2021-05-11 15:12  #1537462

저 쇼파가 여러개 있다니... 엄청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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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1-05-12 10:14  #1538275

@암흑사신펭수님

쇼파엔 못 앉았지만.. 저도 다음에 또 가게되면 쇼파에 앉아봐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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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방랑자

2021-09-29 01:30  #1666891

테라스를 보니 꼭 가보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