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디자인 회사가 만든, 영감으로 꽉 찬 카페 공간, 토마스 커피

2021-06-26  




디자인 회사가 만든 영감으로 꽉 찬 카페 공간, 토마스커피


해외 커피를 맛보기가 참 쉬운 세상이다. 미국, 호주, 독일, 덴마크 등등 해외 유수의 커피를 이제 내 집 안방에서도 맛볼 수 있다. 아마 커피를 좋아하는 여러분들이라면 한 번 이상은 해외 로스터리의 커피를 맛봤으리라 생각한다. 필자의 출퇴근길엔 AKA커피와 어거스커피를 수입해서 사용했던 곳이 있었는데, 최근 로고나 기타 디자인 등을 바꾼 듯하여 한 번 더 방문해 보았다. 토마스커피 합정점이다.


언제 와도 여기 계단은 늘 내려가보고 싶게 생겼다.


겉에서 보면 카페 공간은 넓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들어가 보면 의외로 조금 소박한 규모다. 아마도 공간 한가운데에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계단 때문인 듯하다. 사실 밖에서 보면 지하 계단 밑 공간이 있어 보여서 넉넉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지하는 사무실로 쓰이는 공간이라 들어가지 못하니 내심 아쉬웠다.


수입 커피를 큼지막하게 홍보하던 공간에 토마스커피의 새로운 로고로 교체했다. 

항상 지나가면서 이곳을 보면 꼭 공부나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을 볼수 있었다. 


토마스커피는 2015년 서울에 닻을 내린 후 지금까지 식품의 패키지부터 화장품 패키지까지 다양한 상품의 패키지를 디자인하는 토마스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카페 공간이다. 디자인 회사에서 꾸며낸 공간이라 그런지 공간은 꽤 모던하면서 무게감이 있는 느낌을 준다. 노출 콘크리트와 함께 자리 잡은 올블랙의 머신들, 그리고 역시 올블랙의 테이블과 좌석은 공간의 무드를 시크하게 만들어주지만, 정말이지 친절함을 가득 머금은 직원분은 편안함을 아낌없이 채워 주어 밸런스를 맞춰준다. 여기저기 자리 잡은 방문객들은 이따금 노트북을 들고 방문해 업무를 보거나 웹서핑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수 있다. 입구 앞의 넓은 테이블에서는 업무 미팅을 자주 하는 듯하다. 구석의 진열대엔 직접 만든 굿즈들이 묵직하게 무게감을 더하고 있고, 곳곳에 컬러감 가득한 로고 포스터는 단조롭지 않게 눈에 띄는 포인트가 되어준다.


진열대 바로 앞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있다면 아마 제대로 구경하기는 어려울 듯 

지난번 방문했을 때 만났던 AKA커피와 어거스커피 


지난번 방문했을 땐 미국 커피의 다음 세대라고 볼리기도 하는 AKA커피와 어거스커피를 수입해 제공했었다. 그때도 직원분은 커피에 대해 자부심이 많아 보였는데, 커피에 자부심이 있던 만큼 나만의 커피를 하고싶으셨을 듯하다. 지금은 수입을 하지 않는 대신 직접 로스팅을 시작해 토마스 블렌드라 명명한 하우스 블렌드를 기본으로 하고 카페인에 약한 분들을 위한 디카페인도 마련해두었다.


크로플은 못참지;; 


직접 로스팅을 했다고 하니 또 에스프레소를 안 먹어 볼 수 없다. 특별히 부정적인 맛은 없는 대중적인 에스프레소의 맛이었고 남은 한 모금은, 함께 주문한 아이스크림 크로플의 아이스크림을 덜어 넣어 먹고 싶은 충동이 들어 재빨리 덜어 에스프레소에 넣어 먹었다. 애슐x와 같은 뷔페식 레스토랑에 가면 식후에 에스프레소 내리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넣어서 아포가토 해 먹는 게 국룰 아닌가.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더라 


최근 들어 크로플의 인기가 한층 꺾인 듯하다.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기에 넣어 만든, 크루아상 특유의 식감에 고소한 버터의 풍미, 와플의 바삭함이 한입 가득 펼쳐지는 환상의 맛.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크로플을 판매하는 곳이 몇 곳 없어 한참이나 줄을 서게 만들었던 그것. 지금에야 크로플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맛있는 음식이라는 건 저명한 사실. 토마스커피는 소프트아이스크림도 제공하는데, 크로플에 올라가는 아이스크림은 소프트아이스크림과는 다른 종류로 올라간다. 조금 더 고급진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쩐지 한입 두입 먹을수록 맛에 취했는지 먹는 속도가 더 빨라져 헐레벌떡 순삭해버렸다.


짱 친절하신 직원분. 늘 웃는 미소임. 이분 때문에라도 재방문 의사 100%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대학생인 지인에게 이곳을 추천했던 적이 있는데, 참 맘에 들어 해서 이후로도 자주 방문했다는 후일담을 알려왔다. 좋은 카페 공간이 많은 합정동에 사무실이 있다는 사실은 필자의 애사심을 +a 해준다. 좋은 공간이 참 많지만 천천히 소개하기로 하고, 커피를 즐기러 합정동에 들른다면 좋은 공간과 더불어 토마스커피에도 한번 들러보시길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시크한 무드의 공간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으며 시간을 보내 보시길.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