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명가의 로스팅룸에는 스타벅스 1호점에서 사용하던 앤틱로스터기가 여전히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낡은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여전히 강렬하다. 빠른 유행이 범람하는 요즘 앤틱한 골동품들이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은 대한민국의 스페셜티 커피 필드에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커피명가의 안명규 대표와 같은 선구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메인 로스팅을 담당하는 프로밧 로스터기이다. 위용있는 사이즈와 더불어 곳곳에 그을른 흔적들이 얼마나 많은 콩들을 볶았는지 짐작케 해준다. 대구 도심 한복판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제연기로도 로스팅을 낮에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장소인듯 하다. 최근에 도심 속 커피 로스터들이 곳곳에 생겨나면서 제연에 대해 주변과의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형 로스팅 팩토리로써 도심과 외곽의 저울질에서 성공적인 위치를 점한 것 같다.

라핀카의 랩실에는 다양한 커피 툴들이 즐비하다. 최신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인 슬레이어를 비롯하여서 스타벅스 리저브의 간판 스타인 클로버 브루잉 머신까지 만나볼 수 있다. 직원 교육을 비롯하여 비지니스 커핑을 진행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라핀카 카페 2층에는 커피를 마시며, 각 나라별 커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이다. 커피 생두를 글라스 박스에 진열하여 산지에 대한 특징들을 배우며 마실 수 있도록 고안한 공간이다. 라핀카라는 네이밍에 가장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안명규 대표가 직접 칼리타 드립퍼로 커피를 한잔 한잔 추출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최근까지도 에스프레소 바에서 손님들을 직접 응대하는 안대표의 모습을 통해 여전히 커피 바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즐기는 그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씬이 보다 빠르게 발전해 온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과테말라에서 가장 유명한 농장 가운데 하나인 엘 인헤르토 농장의 게이샤 품종의 커피였다. 봄의 기운을 북돋우는 향과 발랄한 단맛은 한잔의 커피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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