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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프로파일링에 대한 생각들 IDRO-MATIC PRESSURE CURVE : SPEEDSTER

2023-01-25  


IDRO-MATIC PRESSURE CURVE : SPEEDSTER


추출 압력과 EC 전도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벨카 필터로 제 스피드스터의 IDRO-MATIC 세팅에 따른 압력 양상을 측정해봤습니다.

Kees Vander Westen의 IDRO-MATIC 기능은 일종의 프리인퓨전 제어 기능인데, 고정된 압력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퍽에 가해지는 압력 곡선의 양상을 스프링 장력의 조절을 통해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다음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텐데요. IDRO-MATIC을 사용해서 퍽에 가해지는 압력을 초반부터 강하게 가져가면서 압력을 빌드할 것인지, 혹은 퍽에 걸리는 압력을 천천히 지연시키면서 가압시킬 것인지에 조절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KVDW의 IDRO-MATIC 설명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6y_XiS8dsks


일반적으로 이론상 고정된 압력하에서는 예를 들어 Scace 필터를 사용할 경우는 위와 같은 곡선 그래프를 따르지만 실제 커피를 사용할 경우는 실제 어떠한 압력 커브가 나타날지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벨카 필터를 사용해서 측정한 그래프는 다음과 같은데요. 벨카 측정에서는 재미있는 현상을 보여주더군요.



추출은 대구의 수평적 관계의 김태환 대표님이 해주셨고, 저는 그래프를 로깅했습니다. 벨카 필터로 측정된 압력 그래프인데, 그래프 상으로 압력 곡선은 하늘색 실선과 점선입니다.

점선은 굉장히 가장 강하게 스프링 장력을 조절한 경우이고 실선은 가장 느슨하게 스프링 장력을 조절한 경우입니다.

압력이 빌드 되는 양상이 굉장히 특이하죠? 최대 압력에 도달하는 속도 역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오히려 장력을 크게 가져가면서 퍽에 압력을 초반부터 많이 걸어준 경우가 최대압인 약 9바에 도달하는 시간이 느립니다. 그리고 낮은 장력 하에서 천천히 가압이 된 경우는 오히려 좀 더 빠르게 9바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퍽(Puck)이 실제로 유기적인 가변 저항체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보라색 곡선은 EC 전도도 그래프인데, 이번 글에서는 추출이 시작된 시점을 지칭한다는 정도만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에스프레소는 고정압으로 추출되지 않는다. 유기적인 변수 PUCK

현대의 대부분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는, 특히 프리인퓨전의 적용에 따라 실제 머신의 세팅된 압력에 도달하기 전 상당량의 추출이 진행되는 경향이 많이 보고됩니다. 이번 그래프에서도 보라색 점선의 경우 최종 추출 압력에 도달하기 전 이미 추출이 진행되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한잔의 샷이 하나의 고정된 압력으로만 생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퍽은 압력과 유량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모든 변수에 조화롭게 반응해서 자연스럽게 추출 흐름을 생성하면서 가지고 있는 고형분을 꺼내놓습니다. 우리는 분쇄 입도 분포는 물론 커피를 담는 양과 바스켓의 구조, 패킹 방법, 추출 온도, 그리고 추출 압력, 추출 유량 이 모든 변수들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에 놓여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상관 관계를 이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어떠한 특정한 유량과 특정한 온도, 특정한 분쇄 크기에서 정답을 찾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면 할 수록, 에스프레소 추출은 더욱더 퍽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귀결됩니다. 퍽은 추출이 진행됨에 따라 자신의 고형분을 잃고 저항을 잃어갑니다. 이에 따라 공극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투과성은 증가됩니다. 이는 곧 추출 유량의 증가와 압력의 감소를 의미합니다.


퍽에 가해지는 추출 압력을 유지해야만 하는가? 

더 추출할 것이 남아있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유량과 압력을 컨트롤 하는 것이 과연 논리적인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세월에 따라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듯, 퍽에게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에 걸맞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주어야 안정적인 추출이 가능하지 않을까?는 그런 의미에서 꽤나 논리적입니다.

이러한 추출 변수에 대한 고려와 추론은 다양한 측정과 검증을 통해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만에 완전히 기계식 추출 매커니즘을 가진 스피드스터를 마주하고 측정을 통해 궁금했던 부분을 관찰하고 나니 새삼 에스프레소는 매우 어려운 것이었구나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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