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라운지(익명)

  

익명0230호 21.04.17. 16:05
댓글 13 조회 수 886

안녕하세요! 

스물 여섯의 바리스타 구직 중입니다.

최근에 여러군데 면접을 봤고 감사하게도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제가 확답을 드리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한달 남짓 쉬었고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고민이 생겼습니다.


과연 이 매장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을까? 입니다.


 제 목표는 매장의 이름을 걸치고 바리스타 대회도 나가고 수상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추후에 매장 컨설팅도 하며 골목식당의 백종원처럼 힘들어하는 카페 자영업자분들께 힘도 되고 싶습니다. 생두도 찾으러 다니고 커피의 세계를 더욱 알리고 싶어 쉬면서 당근으로 주민분들께 커피를 만들어 드리기도 하고 합니다. 커피에서 이런 맛이 난다고? 할 때는 뿌듯해 합니다.


지금 채용하고 싶다는 매장은 여의도에 아주 바쁜 카페입니다. 그라인더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매장의 음악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사람들 목소리만 들립니다. 그라인더과 과열되고 커피 맛이 일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디저트가 이 카페의 정체성 같은데 식후에 오시는 분들은 음료만 시키더군요. 그래도 언제나 밝게 웃던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에 마음이 끌리긴 했습니다.


이직하게 된 이유도 전 매장에서 발전 가능성이 없다 생각하여 이직하였습니다. 

저는 그저 단순히 판매가 아닌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치를 전할 수 있는 매장에서 일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매장에서 일하고 싶지만 제 경력이 학업과 병행해서 그렇게 탄탄하지 못합니다. 적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해서 많은 것도 아닙니다. 6개월 정도 하고 이직을 두번이나 했고 1년을 넘은 곳이 없었습니다. 

 그게 정말 억울합니다...사장한테 뺨을 맞고(최저시급을 안준다는 계약서 작성요구 거부로) 담배피던 손으로 음료를 만들고 제 엉덩이를 만지고 잘못된 추출이 나가고 

(이 카페들은 결국 망했습니다.)

약속한 급여와 다르게, 또 회사 상황이 이러니 휴게시간은 없다 이러는데 어떻게 이직을 안할 수 있을까요..?

바보같이 저는 약속은 지켜야한다생각해서 최소 계약기간도 다 지키고 나왔는데...

 

저는 한 잔 한 잔이 소중해서 시간대별 날씨별로 음악도 고르고 손님 동선을 읽고 테이블을 재배치하고 인사하는 목소리도 연습하고 메뉴를 어떻게 하면 더 와닿게 전달할 수 있을까 

에스프레소를 이렇게 추출하면 어떨까 고민하다가 뜬 눈으로 밤을 새기도 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을 손님들이 알아주셔서 맛있어졌다. 분위기가 좋다. 친절하다며 항상 찾아주셨고 저도 한분한분 소중해 기억하고 응대했습니다.

그런 노력에 매출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사장님들도 알아주고 대우해줄줄 알았는데 여전히 휴게시간은 없고(10시간 근무) 3개월 후 정규직 전환은 8개월째에도 말이 없어 나오게 됐습니다. 나오면서 온갖 피부병에 커피 맛을 끌어올리려 몇잔 씩이나 마셔 몸이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혼자 근무하고 혼자 매장관리를 했는데...그래도 배운 점은 있습니다. 50평짜리 카페에는 최소 두명은 있어야겠구나!라는 걸요


쓰다보니 두서가 없어졌는데... 제 방향성을 위한 진로를 어떻게 정해야할까요?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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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3호

2021-04-17 17:52  #1517225

창업이 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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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42호

2021-04-17 21:49  #1517347

대기압 프차 스페샬티커피 업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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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22호

2021-04-18 00:17  #1517506

저도 커피를 오래 했지만 글쓴이분이 생각하는 공간은 거의 없을듯 합니다. 창업이 답일수도 .... 면접이나 어쩌어쩌 하다 생각이 비슷해도 결국은 달라집니다. 그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경험을 바탕으로 디테일 하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냥 막상 할려고 하니 기운이 없어서... 그런 회사가 있으면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활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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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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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35호

2021-04-18 07:04  #1517659

현실적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긍적적으로 봐주는 업체가 매출이 많고 바쁘다고해서  배울게없는매장은 아닌것같습니다 

나중에 창업을 한다면 매출이 꾸준히 나와야할것이고 (훗날 글쓴이님이 어떤 사업을 한다고 쳐도) 매출이 나와야 업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수있는 자본이 생기겠죠 

바리스타대회에 나가며 수상경력을 쌓고 ,커피에 대한 깊은 지식을 탐구하는거면 이름만 대면 알수있는 큰 로스터리 카페에서 일하며 멘토삼을분을 만나고 도움받으며 공부하는게 베스트일것 같습니다만 그전에 규모있는 바쁜매장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는것도 나쁘진 않아보입니다

글쓴이님의 고민이 충분히 전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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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48호

2021-04-18 10:27  #1517756

이건 창업이 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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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34호

2021-04-18 10:29  #1517761

자신의 이력을 먼저 검토해 보심이 좋을 것 같네요

대회를 지원해주는 카페에서 보았을때 본인이 자소서나 이력이 매력이 있는가를 보셔야 할거 같아요. 

지금 갈까말까 고민하는거보다, 

'내가 왜 이런곳만 합격이 될까' 를 고민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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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01호

2021-04-18 11:40  #1517802

챌린지 식으로 목표를 하나씩 달성 해보시죠

지금은 마음만 너무 앞선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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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25호

2021-04-18 15:20  #1517897

여의도 바쁜매장에서 채용하고싶다는 매장이 저도 아는 매장일거같은데 거기 가는것보다 조금더 본인의 이력을 조금더 인정해주고 존경받는데로 가시는걸로 추천드립니다. 제가 아는 매장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바쁜매장을 간다고 해도 배울거 있다고 생각하시면 큰코 다치실겁니다. 조금더신중하게 판단해보시는것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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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87호

2021-04-18 15:27  #1517907

위에분들이 현실적인 답안을 이미 써놓았네요


본인 커리어로 갈 수 있는 한계점은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고 계실텐데 말이죠


오너입장에서 본인이 한 번 생각해보시길...


단점만 있는 매장도 그만한 배울점은 매장에서챙겨줄게 아니라 본인이 챙겨가는겁니다


제가 보기엔 대회에 신경쓰시기보단 프랜차이즈이든 일반 개인카페든 개인 경험과 역량을 좀 더 쌓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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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7호

2021-04-19 00:21  #1518165

댓글을 읽는데 다들 부정적인 얘기만 하셔서 놀랍네요. 사실 겪은 상황들과 바리스타의 처우를 고려해볼때, 어린 나이인 글쓴이분께서 이런 고민을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고 본인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생각됩니다. 바리스타라며 겉만 번지르르 포장해놓고 실상 직업적인 체계를 갖추어놓지 못한 저희같은 업계의 선배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카페가 먹고살기 어려운 자영업에 기반한 사업이라 기회가 많지는 않겠지만, 커피에 대한 진심을 간직하며 꾸준히 해가신다면 언젠가는 바라시는 일 하실 꺼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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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30호 작성자

2021-04-19 04:01  #1518268

진심 어린 조언들 감사합니다.


제가 지나온 매장들을 보면 제 방향성과 잘 안맞는 매장들을 거쳐왔네요. 저도 이쪽으로 꿈을 키우게 될 줄은 몰랐고 사람을 믿고 좋아하고 그래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던 것 같습니다.


 한 잔의 가치라 했는데 물론 판매가 목적이고 카페를 함에 있어서 맛, 마케팅, 서비스는 필수적이고 그걸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런 노력 덕인지 매출은 150% 올렸습니다. 

(단순히 판매에 치중된 곳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건 같아 써보았습니다. 

판매를 함에도 최소한의 맛은 보장되어야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서요...예를 들면 라면을 시켰는데 다 불어터진 라면을 제공하는 가게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락하던 매출이 상승곡선으로 바뀌었습니다.

  음악부터 테이블 배치, 동선계획, 음료 레시피

 제 손길이 가지 않는 곳이 없어 애정 어린 매장이라 놓기 쉽지 않았고 제 커리어가 될 줄 알았습니다. 

 그 매장과 함께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프랜차이즈도 하고 싶다하셨구요.

 같이 같이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다참다 지키겠지...하며 기다렸습니다. 


결국 이직한다하니 사장님이 비타민c하나 주며 

다시 일하면 안되냐하는 물음에

뭐가 문젠지 모르시는 것 같아 나왔습니다.

 제가 사람을 믿기도 너무 믿었고, 

어찌보면 투자를 잘못한 거 같기도 합니다.


뭔가 이런 시간들이 있어서 좀 더 대우받고, 섬세한 곳으로 가서 다른 분들과 같이 고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구직에 있어서 조금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맛 온도 노래 계획하고 신경쓰는 바리스타들도 있고, 단순히 바리스타를 알바나 사장으로 보는 소비자 문화를 바꾸고싶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인 목표는 커피와 음료, 공간의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와 이것을 통한 바리스타라는 직업의식 개편인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바리스타들의 대우도 올라가고 그만큼 서비스의 질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행복한 바리스타가 손님이 다시 발걸음하게 하니깐요. 

허황된 꿈이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꿈과 열정을 크게 가진다면 그보다 못할지언정 꿈에 다가가려는 노력과 진심이 언젠가 닿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진심이 닿기만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틈틈히 브랜딩 공부와 창업 공부도 합니다. 

그 과정까지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이었고

사실은 알고 있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조급하게 

구직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또 어느 분께서는 요즘 애들은 식음료 전공에 수상경력을 가지고 온다. 하니 할 말이 없어서 대회를 나가야하나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글을 쓰며 뭘하려던지 다시 깨우쳤고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방향성이 맞는 곳 잘 찾아보고 이력서도 검토해보고 해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이 묻어나 걱정하는 마음에 답글달아주셔 너무나 감사합니다. 


꾸준히 노력하고 마음 잃지 않고 해주신 조언들 마음에 새겨 제가 말한 가치와 목표를 이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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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30호 작성자

2021-04-19 18:53  #1518814

말씀해주신대로 이력서 검토 해봤더니 가독성도 떨어지고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중구난방으로 되어있었네요
많이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검토 후 재지원하니 진심이 전해졌는지 제 방향성과 맞는 곳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열심히 면접 보고 오겠습니다~!
응원도 현실적인 조언들도 마음에 닿는 조언들도 다 너무 감사합니다!
 이 감사함을 고객분들에게도 전하고, 돌아돌아 조언 해주신 분들이나 많은 커피인들께 닿기 바랍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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