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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산업 효율성, 그리고 수익 창출, 영리한 존버

2019-12-24  


커피와 산업 효율성, 그리고 수익 창출, 영리한 존버


최근 블랙워터이슈 및 패트리온을 통해 알게된 현장 실무 전문가분들의 다양한 시도와 접근, 그리고 인사이트들에 많은 영감을 얻고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은 산업 효율성과 카페들이 실제 개선하고 접근할 수 있는 효율성 측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시는 한 회사의 실무팀들의 고된 노고가 녹아든 데이터를 보고 솔직히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불경기, 비싸지고 품질은 저하되는 커피 생두의 변수, 아직도 당연한 20g 에 육박하는 도징량으로 인한 추출 효율의 감소와 실 이익의 감소. 이러한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데이터를 쌓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셨던 자료에서 실제 커피 산업의 앞으로의 방향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직 진행중이신 접근이시기에 제가 직접 공유드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 스페셜티 커피 산업 전반의 화두가 될 수 있을 것이기에 머잖아 다양한 곳에서 유사한 접근들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도 듭니다. 


전 수율 예찬론자가 아닙니다. 수율이 낮아도 맛있으면 그만이고, 수율이 높아도 맛이 없으면 당연히 먹질 않습니다. 그런데 커피를 돈으로 접근하는 우리 산업의 경우라면 시각은 조금 달라집니다.


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용어입니다. 즉 투입량 대비 얼마는 산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접근이죠. 대다수 산업들은 이같은 수율을 이익률과 결부지어 이윤을 극대화 시키고자 합니다. 커피 산업도 당연히 동일합니다. 


커피를 많이 사용하면 많이 뽑아 상품화 시키는게 효과적이고, 또 더 비싸게 팔 수 있어야 합니다. 커피를 많이 사용하면 그만큼 더 버리는 샷이 없어야 하고 더 많이 사용하면 품질의 편차도 매샷마다 적어져야하는게 당연합니다. 


물론 도징 투입을 많이 해서 수율을 낮게 잡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어야 합니다. 산업적 접근이라면 당연한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물론 엄청 좋은 재료를 많이 사용해서 아주 저렴하게 팔면서 많이 팔수 있어서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아주 훌륭합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가 어디 흔한가요. 


서두에 언급한 대로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커피 생두의 가격 대비 품질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스페셜티 산업이 주목 받아도 그 수혜를 가져가는 건 철저히 수율 논리에 철두철미한 대기업들입니다. 


요즘 수율에 대한 이야기를 스페셜티 산업에서 지겹다 하지만, 정작 대기업에서는 영세 스페셜티 커피 산업 기반인 마이크로 로스터, 카페들이 가꿔온 스페셜티 커피 이미지를 슬며시 입혀서 철저히 수율 논리로 접근합니다. 


콜드 브루(Cold Brew)만 해도 그렇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커피의 미분(Fines)은 죄악시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콜드브루 제조로 하루에 십만개 단위의 RTD 음료를 판매하는 모 기업은 커피 원두를 미분 가운데서도 초미세 영역인 "10~20 마이크론" 단위로 그라인딩하고 TDS% 로는 20 TDS% 에 육박합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장장 12시간 콜드 브루를 우려낼 동안 수배의 산출물을 만들어 내다 팔고 이익을 취하죠.

 

커피를 봉사활동, 행위 예술로 부르기 전에 산업이라 부르는게 맞다고 생각한면, 그래서 커피는 과학이고, 숫자한 것 역시 인정해야 합니다. 


수율이란 곧 생존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illy는 철저히 커피 상품화를 위해 연구합니다. 투입량 대비 최적의 퀄리티를 갖는 최대의 산출물을 만들 수 있는 커피 상품을 제조하는 아주 영리한 회사이고, 자사의 경제 효용을 위해 영민하게 투자합니다.


스타벅스는 다를까요. 수많은 매장에서 인건비를 감소시키려 일부 국가에서는 마스트레나 전자동 머신으로 바리스타의 숫자를 절감해 경제 효율성을 극단으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로스팅 측면에서도 상미 기간을 영리하게 이용하죠. 게다가 아주 영악하게 브랜딩에서는 리저브 매장과 팩토리로 그럴듯한 스페셜티 커피 선도자 이미지 역시도 구축합니다.


소규모 스페셜티 커피 카페, 로스터들도 이젠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존의 문제이죠. 여전히 낭비되고 있는 것은 너무나 많고 버려지는 돈들도 많습니다. 솔직히 없는 이들이 더 많이 낭비할 동안 대기업들은 아주 영악하게 장사합니다. 과연 그 많은 커피 산업의 돈들은 누가 다 벌어가는 걸까요.


수율이 그저 숫자 계산이라고 생각하는 스페셜티 산업 가운데서도 제대로 접근하고 길을 찾는 이들은 나타날 것이고 그런 분들이 끝내 살아 남아 성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시기지만 이젠 계산기를 두드려 따져보는 영리한 존버만이 살아남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그 함축적인 표현이 바로 수율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에는 다들 큰 성공 거두시는 한해가 되시길 희망합니다. 

- 서리 이상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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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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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19-12-24 09:23  #1125528

오늘도 인사이트가 담긴 말씀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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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작성자

2019-12-24 10:12  #1125565

@Nobreaker님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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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옹오오오

2019-12-24 16:08  #1125889

영리하고 따뜻한 존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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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카페

2019-12-24 23:57  #1126112

에쏘측면에서는, 저도 18g을 사용하던 때가 있었는데, 주변에 밀리지 않으려다 보니 20g으로 늘린지 오래군요 ㅠㅠ 과거의 스페셜티가 품질에 초점을 두고 성장했다면 미래는 환경과 품질, 그리고 비용에서 타협을 할것 같아요

바리스타 측면에서는 서비스형태의 변주로 재방문을 유도함으로서 브랜딩을 구축하는것 같아요. 

존버 정말힘드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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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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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coffee

2020-01-09 00:04  #1138619

역시 효율이 제일 우선인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