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hink

내 내추럴 커피의 첫 경험, 2015 World Barista Championship 시애틀 현장을 돌아보며

2020-01-06



요즘 커피를 좀 마신다는 사람들하면 내추럴 커피(Natural Coffee)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자칫 청국장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 내추럴 커피도 최근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가공 방식으로 비교적 과거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가 되었다. 커피 애호가인 나에게는 정말 행복한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자칫 자랑글이 될 수 있지만(자랑글같이 느껴진다면 지금 창을 닫으시길..) 자랑글은 아니다. 지난 금요일 블랙워터이슈 회식으로 회포를 풀면서 사샤 세스틱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현장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좀 쉽게 풀어보고자 한다. 이제 과거 에스프레소 프릭이란 닉네임으로 파워 블로거로서 어깨 뽕이 엄청 들어가 있던 철없던 그 때로 돌아가 커피를 1도 모르던 그 때,(지금도 잘 모르지만) 아무 생각없이 커피에 대한 나의 관점을 배설하던 그 때로 돌아갈 생각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사실 지금은 블랙워터이슈라는 간판으로 활동하니 너무 부담스럽다. 아직도 커피를 잘 모르니까)



이때만 하더라도 그냥 시골 아저씨인줄 알았는데...



위 영상은 사샤 세스틱이 2015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의 마지막 결선 시연 영상이다. 저 때만 하더라도 사실 어느 시골 바에나 어울릴 법한 정장과 조끼(2000년대 초에 볼 법한 스티치가 들어간 정장을 입고 있었던 듯)를 입고 홀연히 나타나 우승을 해버린 사샤를 보면서 인생사 새옹지마란 생각을 많이 했던 그 때였다. (사실 사샤의 패션보다 더 경악스러운 패션이 있었으니 회색 스트라이프 쫄통에 네이비 조끼를 입고, 머리는 깍다만 머리를 했던 홍콩의 권호씨였다.. )


당시 시연 리뷰 기사

2015 World Barista Championship 최종 우승자! 호주의 사사 세스틱(Sasa Sestic) ...
| 2015.04.13



패션은 개성이니 인정하자.. 찬권호씨의 패션



사샤.. 미안..



사실 저 현장에서 우리는 찰스 바빈스키, 미국의 국가대표 바리스타이자 이미 바리스타들 사이에서도 셀럽이었던 그가 당연히 우승하리라 생각했었다. 실제로 찰스 바빈스키의 컷 수가 50컷이 넘는데, 사샤는 20컷이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위 사진같이 어설픈 시점이 대부분.. 아무튼 당시 혁신적인?(사실 와인업계에서는 통영되던 방식)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싱이라는 가공 방식으로 그는 우승을 차지했다. (카보닉 메서레이션이 뭔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보자)


【2018 WBC】 2018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의 또 다른 주인공,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싱(Carbonic Maceration) 




그가 사용했던 안핌, 스템, OCD 그리고 무엇보다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스를 자사 카페인 ONA의 라즈베리 캔디 블렌드 모두 성공. 역시 우리 형..



사실 지금 그의 시연을 다시 보면, 당시 시연했던 모든 것이 비즈니스로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형"이라 부른다. (실제로 나이도 나보다 2살 많으니 당연히 형이다.) 우선 당시에 국내에서는 그저 접근하기 쉬운 그라인더 브랜드였던 안핌(Anfim)의 이미지를 "확" 바꾸어 놓았다. 때문에 현재 안핌은 말코닉의 세컨 브랜드 정도의 이미지를 갖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OCD(디스트리뷰션 툴), 스템(Stem) 뿐 아니라 당시 수단 루메라는 품종으로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스를 적용한 내추럴 커피를 자사의 카페 브랜드 오나 커피(ONA COFFEE)의 라즈베리 캔디라는 블렌드로 성공시킨다. 





그 뿐인가. 카보닉 메서레이션 프로세스를 통해 평범한? 스페셜티 커피에 모두 단맛을 입혀 CM 컬렉션이란 생두 라인을 런칭하고, 2018 아니에스카 로에브스카라는 바리스타를 통해 다시 한번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않았는가. 한 마디로 WBC로 다 해먹은 바리스타라는 이미지를 갖을 수 밖에 없는 우리 형이다. 사실 그 이후의 WBC 챔피언들을 보면 실제 자신의 네임 밸류의 상승 외에 크게 비즈니스로 연결되어 성공했던 바리스타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사샤 이전과 이후로 WBC를 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사샤와 같은 바리스타의 출현을 기다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의 우승을 비즈니스라는 면만 부각시켜 놓고 보자는 건 아니다. 그의 인성 역시 훌륭하다.(개인적인 뇌피셜임) 물론 그의 인성을 옆에서 직접 겪은 건 아니니 오해 없길. 당시 2015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결선 무대에 처음 오피셜 미디어로 사진을 찍고 나서 마지막 시연자인 벤 풋(캐나다)의 시연이 끝났다. 무대 우측에 홀로 앉아 숨을 돌리고 있을 때, 홀연히 사샤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Thank you for Picture.. (내가 잘 들었는지 모르겠으나..)라며, 형은 나에게 위 커피를 주었다. 그렇다. 나의 첫 내추럴 커피는 사샤 형의 커피였다. 청국장이 연상(건포도라고 하자..)될 정도의 강한 내추럴 커피는 내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물론 WBC 공식 머신과 안핌 그라인더의 조합은 아니었지만.. 첫 내추럴 커피의 경험은 내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고마워 사샤 형.. 형은 청국장을 담아도 성공할꺼야..



당시 패션으로 찬권호씨에게 한 수 가르침을 준 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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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워터이슈의 컨텐츠 디렉터 김상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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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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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20-01-06 15:27  #1135797

B.STARTER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센스있는 글과 사진에 잘 보고 갑니다. 사샤형은 역시... 멋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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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Kim 작성자

2020-01-06 21:02  #1136081

@Nobreaker님

감사합니다! :) 힘이 되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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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2020-01-06 16:05  #113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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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런 배경이...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뭘 하든 돈 버는 건 진짜 중요하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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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Kim 작성자

2020-01-06 21:02  #1136085

@마르코님

앞으로 다양한 뒷이야기를 많이 들려드릴까 합니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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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군

2020-01-07 09:04  #1136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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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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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도군

2020-01-09 17:52  #1139641

보유자격 없음

대단한 사람이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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