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hink

블루보틀은 시기 대상인가?

2019-05-05  


https://www.youtube.com/watch?v=xnQRiB23L34



 

2011년대 필자가 주문했던 블루보틀 커피의 패키지,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릴만한 현재의 디자인 컨셉은 당시엔 찾아보기 어려웠다.


블루보틀의 VC 투자 전, 그러니까 브랜드 리뉴얼 전까진 블루보틀은 당시 규모도 그리 보잘것 없는 꼬꼬마 브랜드였다.

2010년대 당시 인텔리젠시아, 스텀타운, 카운터컬쳐로 대변되는 미국 3대장에 블루보틀은 끼지도 못했고 사실 당시 미국 스페셜티 시장에서 블루보틀은 커피 품질로는 딱히 썩 좋은 위치도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이리어는 물론 당시 미국 전역에는 스페셜티 기반의 날고 기는 브랜드가 즐비했기 때문이다. 리츄얼 커피, 베어풋, 템플, 버브 등등 수많은 저력있는 인디 로컬 로스터들 중 하나가 블루보틀이었는데 사실 그 당시 내 인상으로는 디자인으로도 그다지 특출날 것이 없던 그러한 곳이 블루보틀이었다. 

그런데 그런 브랜드가 지금의 규모로 산업 전반에 걸쳐 누구나의 부러움을 사는 이미지를 갖췄다.

대단한 건 대단한거다.

다양한 커뮤니티들에서 블루보틀의 대규모 줄 서기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굳이 그렇게 줄을 서서 먹을만한 가치가 있는가?하는 점이 핵심이다. 뭐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브랜드의 힘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산업 전반에서도 블루보틀의 인기에 대한 시기 분위기가 엿보이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러한 시기는 한켠에 자존심으로 챙겨두고 블루보틀 현상에 대해 "어떻게?"에 더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대한민국에서 스페셜티 커피가 이렇게 주목받는 이 절묘한 시기를 영리하게 활용할 방안에 대해 국내 커피 산업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특히 아침 8시부터 오픈하는 카페가 줄을 서게 만들어 커피를 팔아치우는 그림은 커피보다 공간이 주가 되는 주객 전도형 한국 카페 문화에서 정말로 시급히 벤치마킹 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커피 맛 보다 공간이 주목받는 카페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밥집이 밥보다 인테리어로 손님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이랄까. 현재 무수히 생겨나는 거대 카페들 중에 커피 맛으로 주목 받는 특출난 곳이 머릿 속에 딱히 그려지지 않는 입장에서 블루보틀의 등장은 새삼 참으로 반갑다.

사람들은 블루보틀의 줄을 보고 블루보틀 커피 맛이 그렇게 좋은가?하며 이제서야 커피 맛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블루보틀이 적어도 한국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꽤 괜찮은 돌 하나를 던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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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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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19-05-07 16:27  #659603

일반인 친구들 중에 커피에 대해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는 친구들은 저게 저렇게 기다릴 일인가? 라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런데... 주변에 인스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그래도 꼭 가볼것이다 라며 의지를 불태우더라구요.
이번 오픈행사의 해프닝은 커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의 소비가 인스타로 귀결되는 세대의 화력 때문에 더 뜨거운 것 같아요.

꽤 괜찮은 돌 하나를 던졌다는 표현에 공감합니다.



소중한 첫 댓글에! 10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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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작성자

2019-05-07 17:49  #659677

@Nobreaker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블루보틀의 커피가 사실 그리 특줄할 것은 없습니다만, 그 블랜드 가치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대중 인식 개선에 기여해주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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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카페

2019-05-07 23:22  #659920

역시 자본과 마케팅의 힘....... 내가 뭘 파는지 아는 회사가 마케팅과 자본을 두르니 어마어마하군요.. 마치 타노스같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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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작성자

2019-05-07 23:56  #659935

@썬카페님

한국 카페들이 부디 잘 벤치마킹 해서 동반 성장해나가기만을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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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

2019-05-11 11:34  #662887

커피맛은 기본으로 가져가야할사항이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의 성향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혼자 맛난 커피 마시겠다고 커피사업을 하는거 아닌 다음에야 고객의 성향파악도 없이 장사할껀 아니니까요. 그런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카페의 인테리어또한 중요한요소라고 봅니다.또한 제가 듣기로 블루보틀이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없이 한다고 들었는데 예전에 스타벅스가 일브매장에서 같은 방식을으로 전부 막았다가 결국 다시 오픈하게된 사례가 있죠. 이부분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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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ism

2019-05-13 12:30  #663821

브랜드를 소비하는 패턴이 블루보틀에도 적용된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투자 전까지 블루보틀은 꼬꼬마 브랜드였기 때문입니다.

커피 퀄리티로 따진다면 국내 커피들도 이미 상당 수 비슷한 퀄리티를 내주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메스티지를 갖추지 못한 차이가 아닐까요.

결국 자본력의 차이로 받아들여집니다만...쿨럭.


미국 3대커피라 불리는 다른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과연 블루보틀 처럼 인기가 있을가도 의문입니다.

일본 먼저 진출한 다음 한국으로 들어온 것도 주요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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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작성자

2019-05-13 17:40  #664111

@hoonism님

그러고보면 참 성공적 전략만을 골라서 성장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운과 노력이 모두 따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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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크-

2019-05-21 23:34  #696507

시기질투도 관심인것을...흠...방형성은 단기간데 잡히는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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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차

2019-07-22 08:12  #847978

진짜 괜찮은 돌

핵 공감합니다 진짜 진짜요!

저 커피가 맛있어 그렇게? 부터 시작되는 

커피맛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건 

지금 빨리 잡아채야 할 엄청난 포인트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