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바리스타 포럼

  

onlyGrace™ 19.06.14. 15:06
댓글 6 조회 수 561



문뜩 오늘 라떼를 만들면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커피를 좋아하게 된건 어렸을 때 어머니께 타드리던 믹스커피로 시작해서 군제대 후에 커피의 세계로 입문시킨 제 2의 물결인 스타벅스가 시초였던 것 같습니다. 그 후 대학원을 졸업한 2012년부터 커피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때만해도(물론 지금도 만약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커피로 부업을 해야 할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거든요. 직업과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해야할까요? 암튼 그랬던 시절입니다.


그때부터 간단한 드립도구와 모카포트로 시작했던 커피 생활이 '홈카페 ver.1'의 '가찌아퓨어'와 '버추소'였습니다. 가찌아 퓨어로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면서 가찌아퓨어 카페를 넘어 홈바리스타클럽 카페로 넘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 '홈카페 ver.2'가 시작되었는데요, '베제라 줄리아'와 '메져 슈퍼 졸리'로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참으로 재미 있게 홈카페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도 알아보며 페이마207을 쓰다가 말코닉으로 갔다가 후지로얄 R300으로 정착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러다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카페투어를 다니면서 라마르조꼬라는 맛에 반해버렸거든요. 모랄까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 라마를 쓰는 카페들에서 느껴지는 매우 너티하면서도 고소한 라떼가 참으로 매력적이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라마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이 때 '서리'님께서 내놓으셨던 GS/3를 가지고 올 생각을 하다가, 결국 어쿠스틱 기타를 팔고 지금의 '리네아미니'로 넘어왔습니다. 마침 카페쇼에서 런칭 기간이었고(물론 아무런 혜택은 없었습니다^^;;), 제가 쓰는 환경에서 리네아미니만큼 적절한 머신은 없었습니다(지금이야 Gs/3의 패들이 스트라다처럼 바뀌어서 패들 수리가 크게 필요없다고 하였지만, 예전 GS/3는 1년에 한 번 패들의 고무링을 교체해주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가격이 많게는 15만원 정도 하더라구요. 그게 제일 큰 변수였습니다).

정말로 리네아미니로 오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정리했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로우든F35X라는 기타도 넘기고, 카메라 렌즈들도 정리하고, 머신도, 그라인더도 싹 다 바꾸기로 맘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페쇼 전에 라마코리아에 예약을 해두고 그라인더는 말코닉K30으로 바꿨습니다. 이때 잠시 ROK를 많이 사용했었습니다.


결국 2015년 카페쇼 후에 미니가 배송이 되었고, 그 뒤로 그라인더는 말코닉 EK43으로, 코니컬로 HG-1도 써보고 이래저래 여러 가지 다양하게 활용하다가 남은 건 결국 지금의 모습입니다. HG-1을 전동으로 개조도 해보고 사용했지만, 코니컬의 환상적인 맛에도 불구하고 분쇄도 조절이나 바텀 사용 시 이리저리 튀는 에쏘의 모습에 큰 맘을 먹고 EG-1을 들이고 사용 중입니다. HG-1처럼 맛의 극대화까진 아니더라도, EG-1은 단맛을 좀 더 부각시켜주는 그라인더라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싱글 에쏘용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탬퍼의 변화도 여러 번 있었네요. 막 탬퍼를 쓰다가 렉바버에서 풀만으로, 지금은 BT몬스터를 쓰고 있구요, 저울도 드립용으로만 쓰고 시간을 계산해서 내리다가 루나와 펄을 쓰다 지금은 루나만 남아 있습니다. 스팀피쳐도 가장 저렴한 지양제품을 쓰다가 모타로 쭉 써오다가 하리오로 정착을 했고, 레벨링툴은 계속 BT로 쓰고 있으며, 다이소 1천원짜리 소형계량기로 풀어주는건 여전합니다. 더치기구는 복구님(이지스터)의 2L를 홈바 공구 때 사서 간직하고 있는데, 안 내린지 2년이 넘어가네요!


생각해 보니 로스팅의 변화도 많았네요! 이지스터300을 집에 들이면서 콩을 볶는 즐거움을 느끼다가 와이프님께서 너무 냄새가 심하다고 해서 비머1600을 쓰다가 꿈의 그리던 트라니아로 갔지만 역시나...ㅠㅠ 그래서 J3로 갔어도 역시나.. 결국 이카와로 가봤지만 드립을 잘 안하니 귀찮음으로 인해 아예 다 끊어버렸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스트롱홀드를 구해보고 싶네요!


드립도구들도 참 많았는데 지금은 정말 쓸 것만 남겨두었습니다. 한때는 각각의 드리퍼도 다 모아보고, 주전자도 마구 가져보고, 직장에서도 많은 분들과 함께 내려마시는 재미도 있었는데 지금은 드립이 참 귀찮고 그냥 그러네요! 가장 맛있게 마셨던 드립 원두를 꼽으라고 한다면 '딴죽걸이'님께서 공구로 구매해주신 원두였는데 청포도 맛이 너무나 기억에 납니다.

말이 나온 김에 가장 맛있게 먹은 라떼는 대회용으로 쓰인 원두를 소량으로 판매한다고 해서 구한 '커피라디오'의 원두였습니다. 카푸치노로 먹으면 치즈케이크 맛이 난다고 했는데 정말 치즈케이크가 녹아 있는 맛이라 놀랬구요, '유리디체'님께서 먹어보라고 보내주신 케냐 원두가 있었는데 HG-1으로 갈아서 마시니 그냥 카페모카였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 것도 안 넣었는데 초콜렛맛이 너무나 선명해서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추후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이 정도도 감지덕지인데 자꾸 바꾸려고 하는 욕심을 내려 놔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정도도 충분한데 말입니다. 코니컬을 다시 써볼까 말까 고민인데 어차피 잘 쓰지도 않는 걸 굳이 사야 하는지도 고민이구요, 그래서 코만단테를 다시 들여서 소량으로만 써볼까도 고민입니다. 하지만 워낙 제가 플랫을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고민만 많아지네요

변한다면 아마 머신에 변화를 주고 싶은데, 변수는 여전히 제 직장이 이직이냐 아니냐가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 직수와의 거리가 멀어서 직수 머신을 쓰기가 어렵다는 점, 그래서 선택의 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겠죠.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냥 그렇게 만족이 됩니다. 현실을 직시해야죠! 정말 시간이 허락된다면 꿈에 그리던 베이킹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커피라는 게 참 삶의 즐거운 단면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머신이 있으니 저희 집에 많은 분들이 오고가고 계시구요. 아침에 커피 한 잔 들고 가는 소소한 기쁨도 있구요. 좀 더 내려 놓아야지 하면서도 욕심을 부리게 만드는데 정신을 잘 차려야겠습니다! 모르죠. 언젠간 시네소가 올지도 모르고, 아님 아예 정리를 할지도 모르지만 라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홈카페를 꾸민 저에겐 그냥 하나의 즐거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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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커피는 늘 비슷하지만 다른 취미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부족할 뿐이죠!!
늘 겸손히 배우겠습니다!
인증사업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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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남자

2019-06-14 15:27  #752885

여윽시 여기서도 부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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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2019-06-14 16:20  #752950

와 이런 장문을 ^^ 긴 여정이셨군요. 개인적으로도 시간이 지나보면 그 과정이 있었기에 많은 발전을 해왔던것 같기도 합니다. 장비병도 배움에 한몫하는것도 맞긴 하죠. ㅎㅎ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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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2019-06-14 18:09  #753145

꿈의 과정이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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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샌더

2019-06-14 21:45  #753388

저도 바리스타1년을 제외하고 일을 계속하고싶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워터드립으로 먹고는 있지만 꿈의과정으로 머신하나 장만하여 못이룬꿈 개발하여 나중에 카페사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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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2019-06-30 16:21  #789952

와  정말 개인으로 엄청난 경험들을 하셨다고 생각이 듭니다 .. 부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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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매니아

2019-07-11 18:31  #817700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