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JaehyunKo 14.09.17. 14:22
댓글 15 조회 수 1205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는 그 날에도... 시원한 바람에 낙옆이 흩날리는 날에도....


페이스북에서 '커피볶는 곰' 커피에 대한 퀴즈를 한번에 맞추지 못하고,

다시금 주어지는 힌트를 보면서 식은 땀 흘리며 도전해서 리뷰어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미 블랙워터 이슈의 커피 칼럼과 로스트 정보를 읽어 본 후라 상당히 기대되는 커피였고,

심혈을 기울여 로스팅한 커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더욱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선정되고 며칠전 택배로 받은 메이플 블렌드.....

박스를 여는 순간부터 놀라움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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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이 붉게 물든 색이 참 이쁩니다. 저 곰발바닥 무척 앙증맞죠? ^^;;

포장이나 라벨이 무척이나 깔끔합니다. 담고 있는 정보도 무척이나 심플하구요~

저 같은 커피 초보에게 이 커피가 어떤 맛이나 향이 나는지 친절한 설명은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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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오픈하고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저 안내 책자입니다.

음.... 처음엔 그냥 커피에 대한 간략한 정보가 담긴 리플렛 정도로 보였는데,

꺼내보니 책이었다는...ㅡ,.ㅡ;;;; 충격이었습니다.

커피 구매자가 이 커피의 시작 부터 끝까지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상당히 정성들여 작성된 자료였습니다.

표지, 목차, 블렌드 커피의 맛과 향, 블렌딩 정보....그리고 추출 방법까지 아주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순간 책을 사고 커피를 덤으로 받은 듯한 착각을 받게 되더군요...

이런 정성이라면 맛보지 않아도 맛있는 커피임을 직감 할 수 있습니다.

자기들만의 노하우나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모든 것(?)을 오픈한다는 것 그 자체가

커피에 대한 자부심...그리고,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저 책자의 마지막 부분에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직접 맛과 향을 체크 할 수 있도록 빈 시트지로 되어있습니다.

커피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커피를 맛볼 때 어떻게 접근 할 것인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커피를 맛보고, 응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커피초보를 탈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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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습니다....달콤한 향기가 진동을 합니다...흡사 Verve Coffee의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연상케합니다.

배전도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2팝까지 가지 않은 듯하구요... 

배출포인트가 단맛을 최대한 끌어내려 한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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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책자의 추출 레시피를 따라 18.5g을 도징했습니다.

레시피를 알려주신다면 홈바리스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답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추출레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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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5초정도 초컬릿이 나오더니 후반부에서는 카라멜이 흘러 나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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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에서 제시하고 있는 볼륨과 비슷하게 두번 추출을 했습니다.

메이플 블렌드의 설명에서와 같이 단맛이 좋은 커피임은 틀림없습니다.

설탕이 없이도 달콤하게 즐길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초반에 시트러스 계열의 맛과 후반부에 꿀과 같은 맛을 느꼈습니다.

달콤하고 푸근한 초콜릿같은 맛보다는 상큼한 오렌지카라멜 같은 맛이었습니다.

혹시나 이 산미가 제가 추출을 잘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맛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맛이 단맛과 조화를 잘 이루어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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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는 어떨까요.... 푸근하네요....

쓰지도 않습니다... 밀크초컬릿이네요.... 개인적으로 우유와의 조합을 생각한다면

플랫화이트로 마시면 아주 좋은 맛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커피의 비중을 높여도 충분히 개성있는 맛을 보여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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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블렌드라고 드립으로 못마실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블렌드 커피가 드립으로 더 맛있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리도2 그라인더가 이럴때는 77일간 기다린 보람을 안겨주네요....

클레버로 추출해 봅니다.

페이퍼 필터로 확실히 클린하고 부드럽습니다. 

컵을 다 비우고 입안에 남는 짙은 향미와 달콤함의 여운이 무척 길게 남습니다.

문득 이 커피는 이렇게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마지막 추출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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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한 잔....

이거군요... 이 커피가 가진 맛의 포인트가 가장 잘 느껴졌습니다.

아이스커피로 마시면서 레몬 슬라이스를 넣은 꿀물 한 잔 생각났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는 그 날에도... 시원한 바람에 낙옆이 흩날리는 날에도....

어떤 날에도 잘 어울리는 커피 같습니다.

어떤 강한 개성과 매력으로 튀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여름이 되면 샌들을 신고, 가을이 되면 트렌치코트를 입듯.....

편하게 쉽게....그리고,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 한 잔....

그런 의미로 다가오는 푸근한 커피였습니다.

좋은 커피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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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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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컨텐츠팀

2014-09-17 14:45  #60315

멋진 리뷰 너무 감사합니다. ^^ 정말 바로 한잔 마시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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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4-09-17 14:48  #60318

@BW컨텐츠팀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전에 리뷰해 주신 분들의 글에 비하면 정말 볼품 없습니다. ㅡ,.ㅡ;;;
느낀 그대로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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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여행자

2014-09-17 17:23  #60362

와우~ 저도 당장 Maple Blend 마셔보고 싶어 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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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프릭

2014-09-17 21:28  #60397

@카페여행자님
카페 여행자님 후기도 후덜덜하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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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여행자

2014-09-20 08:09  #61650

@에스프레소프릭님
아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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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4-09-18 08:28  #60546

@카페여행자님
달콤하게 한 잔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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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iway

2014-09-18 00:14  #60481

벌써 후기가 올라오는군요. 저도 시트지에 적어가며 다양한 레시피로 적어보고 있네요.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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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4-09-18 08:30  #60550

@milkiway님
milkyway님의 리뷰가 무척 기대됩니다~ 좋은 정보 많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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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볶곰

2014-09-18 00:33  #60487

열정 넘치는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
저희 메이플 블렌딩은 사실 라떼로 드시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우유와 섞인 의도를 정확히 맞춰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 고객층이 어머님들이라, 아무래도 라떼를 많이 드세요 ^^;)

매장에선 나가지 않지만, 제가 자주 해 먹는 레시피로는 Dose 21g / Yield 35g 의 에소를 1:1로 찬 우유에 타서 커피우유를 만들어도 괜찮았어요. ^^
진한 라떼 좋아하신다면, 맘에 드실 겁니다.

멋진 리뷰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언제 한 번 대치동 매장 놀러 오시면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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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4-09-18 08:34  #60554

@커볶곰님
언급하신 레시피를 보니 갑자기 군침이...^^;; 꼭 마셔보고 말씀드릴께요~ㅎㅎ
사실 우유가 커피의 맛을 많이 가리는 경우가 많은데, 메이플은 오히려 좋은 맛을 좀 더 부각하되
약간의 잡맛은 우유가 잡아주는 듯 합니다. 생선으로 비교하자면 머리와 꼬리를 잘라내고 살이 오른 몸통만 골라 낸거 같다고 해야할까요..ㅎㅎ
비유가 좀 그렇지만.... 그래서 플랫화이트나 리스트레또로 라떼는 맛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했어요...ㅎㅎ
부산에 살고 있어서 서울 가기가 그리 쉽지는 않지만, 가게 되면 꼭 방문하고 싶습니다.
온라인으로 좋은 커피 또 구매해서 마셔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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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iway

2014-09-18 09:19  #60567

@커볶곰님
오늘 처음 라떼를 만들어봤는데 역시 맘에듭니다. 입에 꽉 차고 무겁게 눌러주는 느낌이 좋고 달달하니 아주 좋네요. ^^;
찬우유 레시피도 시도해봐야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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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볶곰

2014-09-18 00:49  #60491

그리고 말씀해 주신 맛의 뉘앙스 차이에서는, 아마 머신(그룹헤드)의 메커니즘 차이와 사용하는 물에서 오는 요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대치동 매장에서는 라 마르조꼬 리네아와 GS/3를 사용하고 있고, 사용하시는 e-61 그룹헤드 머신은 저희 가맹점인 Sister's table과 Coffee Station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e-61헤드에서는 직선적인 리네아보단 좀 더 동글동글하게 맛이 부드럽게 응축되는 듯 한 뉘앙스가 나더라구요.

또한, 저희가 사용하는 클라리스 정수기에서 탄산경도 바이패스 세팅을 맞춘 것과 사용하시는 환경의 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현재 안내 책자에 작성된 테이스팅 기준이 대치동 Coffee Roasters 매장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다 보니 약간의 뉘앙스 차이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 차이 또한 커피의 재밌는 점이 아닐까요. ^^ 다양한 환경에서 저희 커피가 다채롭게 변하는 모습이 저희도 흥미롭습니다.
대신, 말씀하신 '단 맛' 과 '편안한 커피' 라는 컨셉은 꾸준히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지요.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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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4-09-18 08:38  #60558

@커볶곰님
저도 그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특히 말씀 하신 물에 대한 부분은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정수시스템과 가정에서의 정수시스템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커피를 접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커피에서 정답을 찾는 다는 것은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커피의 그 과정이 만들어주는 즐거움과 다양한 변화를 즐기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맛보고, 만나고, 알게되고, 나누고, 공유하는 그 과정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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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ent

2014-09-18 13:31  #60787

표현력이 좋으세요~ 사진도 그렇고!! 한입만 소리가 절로 나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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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4-09-18 14:20  #61126

@5cent님
문자로 맛을 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게 무척 아쉽습니다. 말로는 표현 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가 있는데 말이죠^^;;
5cent님 말씀 들으니 빨리 퇴근해서 한 입 털어넣고 싶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