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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페셜티커피 리포트] 북경카페 REAL COFFEE, 이미테이션의 세계에서 리얼을 추구하다

2015-01-26  



―北京 咖啡 调研 ①― REAL 咖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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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에 위치한 Real Coffee의 모습


학창 시절, 역사 책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익숙한 이름.
근대 역사 속에서 여러 아픔과 설욕을 겪으며 성장해온 나라.
현재의 세계 무대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떠오르는 별.
바로 대한민국의 멀고도 가까운 이웃, 중국이다.
 
오늘날의 중국은 세계인들을 매료 시킬만한 여러가지 요소를 갖춘 흥미로운 곳이다. IT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중국의 발전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커피 시장은 어떨까?
 
세계 1위의 인구 수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시장, 그 시장성을 보고 폭포수처럼 유입되는 대형 커피 회사들, 투자자들을 웃게만드는 어마어마한 매출액. "중국의 커피 시장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몇년 전 스타벅스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스타벅스 로고가 찍힌 테이크 아웃 컵이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매김 했듯이, 현재 중국의 떠오르는 젊은 소비계층은 커피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당시 우리 사회에 있었던 부정적인 시각(이를테면 '된장녀')은 커녕, 고가의 커피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의 삶에 스며들었다. 이미 이러한 변화를 겪었던 한국의 커피인들은 그 다음 단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른바 "커피, 제3의물결! 스페셜티 커피"
 
앞으로의 [중국 스페셜티 커피 리포트]에서는 바로 이 중국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중국하면 떠오로는 단어, 그 중 '이미테이션, 짝퉁'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그 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중국 유명 짝퉁 시장에서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질 좋은 'A급' 짝퉁을 찾고야 말겠노라는 그들의 눈빛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최근 중국 모 스마트폰 업체의 짝퉁 논란은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가져오기도 했다. 중국의 짝퉁 논란은 커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간판은 커피인데 막상 들어가보면 서양식 레스토랑인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레스토랑이 아닌, 세계적인 커피 회사들이 줄줄이 들어오고 있지만, 중국에서 '진짜' 커피를 찾는 일이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하지만 어려운 것일 뿐, 그 '바늘'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블랙워터이슈 차이나팀이 넓은 대륙 땅에서 스페셜티 숍을 찾아 나섰다.


그 첫번째 주인공, REAL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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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offee의 에스프레소 바

역사의 위대한 발견이 그러하듯, 필자가 이 샵을 발견한 것 역시 '우연히' 였다. 북경 유명 관광지를 지나 걷던 중, 한 작은 카페의 창문으로 반짝 빛나는 머신을 보았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잘못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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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offee의 에스프레소 바, 키스반더웨스턴 스피드스터 1그룹 에스프레소 머신과 말코닉 EK43, 메저 로버 커피 그라인더가 보인다.

입구로 들어선 순간 눈에 들어오는 길게 늘어선 커피 bar. 그리고 그 위에 놓여있는 빛나는 오브제들. 들어서자마자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다.
 
혹자는 왜이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 중국에서 이 정도 수준의 장비를 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중국에서 실제로 스피드스터와 EK43을 본건, 필자도 이 곳이 처음이니까.

오너에게 물어보니 "스피드스터"는 현재 전 북경에서 딱 1대 있다고 한다. 키스 반더 웨스턴(Kees Van der westen)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애스프레소 머신 브랜드이자 세계적으로도 최상위 프리미엄의 지위를 갖는 핸드 메이드 머신 브랜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키스 반더 웨스턴의 머신을 사용하는 카페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특히나 "스피드스터"리고 불리는 1그룹 에스프레소 머신은 다양한 브랜드를 통틀어 해당 1그룹 포지션에서 가장 높은 네임밸류를 가진 에스프레소 머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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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offee의 에스프레소 바에 보이는 영국의 스페셜티 커피로스터 'Squaremile Coffee' 원두들

머신에 충격받아 잠시 나갔던 정신이 돌아올 무렵, 잠시 시선이 고정될 수 밖에 없었다. 작년 10월 30, 31일 2일간 상하이에서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라이브 토크쇼 'Tamper Tantrum' 아시아 투어에서 인상적인 스피치를 했던 세계적인 바리스타 제임스 호프만이 이끄는 영국의 스페셜티 커피로스터 스퀘어마일.

스퀘어마일 커피로스터에는 대표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레드브릭 블렌드(Red Brick Blend)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스윗숍 에스프레소 블렌드(Sweetshop Blend)가 눈에 띄여 더욱 반가운 마음이었다.

잠깐 스윗숍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소개하자면 'Fun'이라는 핵심 철학을 스퀘어마일의 전통에 입혀 실험적인 플레이버를 추구하는 혁신적인 블렌드이다. 따라서 스윗숍 블렌드는 그 어떤 맛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커피가 낼 수 있는 모든 특별한 단맛(산미도 포함)을 발현시키는데 기치를 두고 있는 블렌드이기에 아직 커피 시장이 성숙되기도 전인 중국이라는 시장에서 전세계 커피 시장에서 가장 트렌디한 블렌드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찔해지는 순간이었다.

여러 색다른 싱글 오리진과 시그니쳐 블렌드, 세계 유명 로스터의 원두를 맛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샵이 국내의 스페셜티 커피 매니아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중국에선 아직 그런 개념이 보편화 되어있지 않다. 어떤 음료를 선택하건 한 종류의 원두(하우스 블렌드)만을 사용할 뿐이다.

궁금한 마음에 스퀘어마일이 이곳까지 오게 된 경로가 궁금해졌다. 물어보니 오너가 직접 해외 구매를 통해 들여왔다고 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매달 해외 원두가 바뀐다는 사실. 2월에는 인텔리젠시아 커피들을 선보일 계획이라는 오너의 코멘트에 향후 몇년 후의 세계 커피 시장의 판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른 미래에 중국의 거대한 커피 시장으로 성장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엄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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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 포타필터에 도징링을 올리고 커피를 담는 모습

주문은 당연히 스퀘어마일의 스윗숍 에스프레소였다. 하야안 피부의 소년같은 여성 바리스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포타필터에 도징링을 끼워 말코닉 EK43 커피그라인더를 이용해 바스켓 안에 커피를 담아 아카이아(Acaia) 커피 스케일로 정확한 계량을 한다.

말코닉 EK43, 도징링(Dosing Ring), 아카이아 커피 스케일. 믿기 힘든 조합이다. 국내의 스페셜티 커피로스터 혹은 브루어리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된다.

특히나 작년 SCAA 2014에서 BEST NEW PRODUCT를 수상한 아카이아 커피 저울은 유량과 유속 등을 어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커피 전문용 저울이다. 스윗숍 에스프레소 블렌드 추출을 내심 염려했으나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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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퀘어마일 커피의 스윗숍 블렌드 에스프레소

스윗숍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말코닉 EK43 그라인더에 갈아 키스반더웨스턴(네덜란드 핸드메이드 에스프레소 머신 제조사) 스피드스터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Fun'이라는 핵심 철학이 느껴지는 플레이버. 깔끔한 과일향 뒤어 올라오는 단맛이 일품이다. 이름 그대로 Sweetshop이라 부를만 하다. 저 먼 영국의 로스터가 원한 스윗숍의 맛은 아마 내가 느낀 이맛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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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offee의 시그니처 블렌드 패키지

이어 리얼 커피의 시그니쳐 블렌드인 'Made to Measure'를 주문했다. 현지 로스터가 직접 로스팅한 블렌드 커피로 트렌디한 산미보다는 중국인들의 커피 맛에 대한 기본적인 테두리 안에서 단맛을 잡아낸 블렌드라고 한다.

네이밍 센스에서 엿보이는 정도의 스페셜티함은 아니지만 다크 초콜릿향과 밀도있는 바디감을 통해 대중적인 블렌드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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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offee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추출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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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Coffee의 간결한 메뉴판

메뉴 구성 역시 심플하다. 전체적인 숍의 컨셉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 더욱 만족스러운 건, 합리적인 가격이다. 기존 중국에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와 일부 커피숍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가격대비 품질이 최고인 곳을 북경에서 만난 것이다. 스윗숍 블렌드 에스프레소 한잔에 한화로 3,500원.
 
리얼 커피에서는 에스프레소 메뉴 이외에, 여러 브루잉 툴로 추출한 커피들도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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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로스터 카운터컬쳐에서 제작한 커피 플레이버 맵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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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l Coffee의 슬로건인 'DREAM COFFEE ATTITUDE LIFESTYLE'
 
 
중국 북경 鼓楼의 작은 골목길.
10평 남짓한 이 곳에서 중국 토종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날개짓을 시작하고 있었다. 중국 커피 시장은 이제야 시작이다. 그 만큼 부족한 부면과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도 보인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직은 이르다는. 하지만 이미 알리바바 그룹이 이베이를 몰아냈듯이, 중국의 커피 시장 역시 발화된 이상 그 불길을 멈추긴 어려워 보인다.
 
예측불가능한 나라, 중국.
무언가에 홀리듯 들어갔던 샵을 나오며,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마냥 흥분되는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커머셜 커피만 가득 할 줄 알았던 이 곳에서 '진짜'커피를 찾았다.' 중국은 이제 시작이다.

#REAL COFFEE
주소 : 北京 东城区 汤公胡同 12号
전화번호 : +86 133-0106-2580

블랙워터이슈 차이나 데스크 | 컨텐츠팀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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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죽걸이

2015-01-26 07:21  #102072

북경에도 어느새..! 다녀오셨군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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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죽걸이님
중국 블랙워터이슈 데스크가 열심히 다닐껍니다~!^^ 기대하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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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ent

2015-01-26 14:25  #102273

저~ 뒤에 있다고 생각한순간 뒤통수치고 추월할 중국... 무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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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2015-01-26 14:52  #102278

중국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해 나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 걱정(?)되기도 하네요. 여러의미로 참 대단한 거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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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2015-01-26 15:12  #102283

스피드스터가 2대나 있군요 ㅡ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