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함, 오디너리 핏

2020-08-27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함, 오디너리 핏


필자에게 연희동이라는 동네는 어떻게 해도 발걸음이 잘 닿지 않는 미지의 구역이었다. 서교동과 합정동을 매일 오가면서도, 서울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면서도 연희동과는 정말이지 연이 없었다. 기껏해야 겨우 연남동과 안면을 튼 정도다. 그러던 중 어느 공간의 오픈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시간이 나면 바로 달려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이 있는데, 바로 오디너리 핏이다.


'ordinary. pit' 은'ordinary people in there’ 의 줄임말로, 한 장소에 모인 사람들을 뜻한다. 


카페 공간인 오디너리 핏은 커피와 디저트, 브랜딩, 운영 마케팅 등 각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팀 오디너리 핏의 첫 번째 매장명이다. 평범한 사람의 모임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언제나 특별함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고 말하는 오디너리 핏은 이 공간에 발을 들이는 모든 이들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듯하다.


 


유유자적한 모습이 참 좋지만 왠지 비가 내리는 날엔 을씨년스러울 것 같기도 한 풍경.


연희교차로에서 골목을 따라 걷다 이마에 살짝 땀이 맺힐 때쯤 오디너리 핏의 입구가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고 토닥이며 반겨준다. 총 3개의 층으로 나누어진 이 건물을 살펴보면, 1층은 배우 김보라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보라 다방'이 자리 잡고 있다. 보라 다방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코인을 주는데 이걸로 운세도 볼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어반 플레이의 전시 브랜드인 캐비넷 클럽이 공간을 품격있게 만들어준다. 8월 중순부터는 50여 명의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3층에서는 원하는 작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그리고 3층의 메인인 오디너리핏은 커피와 샌드위치, 쿠키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왼쪽 빨간 문으로 들어가면 보라 다방이 등장한다.

커피 바 나온다고 당황하지 말고 오디너리핏을 찾는 분은 3층으로 향하시길.

그렇다고 한다.

1층은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

전시 관람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은 3층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시를 보러 다니기 좋아하는 분들에겐 좋은 시간이 될 듯하다.

차분한 듯 보이지만 방문객들과 소통할 땐 밝은 미소를 빼놓지 않던 커피 바의 직원분들.


카페 공간인 만큼 아무래도 커피에 신경을 쓴 듯하다. 그래서인지 달마다 새로운 로스터리와 함께한다. 샌드위치와 쿠키도 새로운 원두들과 함께 변화할 예정이라고. 필자가 방문했을 땐 아기자기한 컨셉과 아메리칸 레트로 감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영앤도터스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었다. 오디너리 핏은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서브한다. 최근들어 머신 없는 바를 지향하는 곳이 많아지는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커피 토픽도 한번 열어보고 싶기도 하다. 가끔은 에스프레소 머신이 치익-치익 하고 쉴 틈 없이 에스프레소와 스팀을 뽑아내는 소리가 그리울 정도다.


초등학생 때 내가 직접 만든 도자기 컵이 생각나는 머그지만 생각보다 견고하고 그립감이 좋아 커피도 마시기 전에 놀라게 했던 머그.


Non 커피로는 대표적으로 우유와 비정제 설탕, 쑥 찻잎을 12시간 이상 냉침해 만든 '쑥(mugwort)'차가 있다. 쑥차라고 하면 구수한 어감 때문인지 손이 잘 안 갈 것 같지만, 다행히 메뉴판엔 머그워트라고 안내되어 있고, 직원분도 너무 맛있게 마셨다는 후기와 함께 유기농 재배방식으로 경남 하동의 농부들이 직접 손으로 딴 어린 쑥잎으로 만들어 새싹에서 느껴지는 상쾌함과 함께 부드러운 쑥 고유의 향, 달달한 뒷맛이 나타나는 쑥차라니. 쑥이 싫어 집 나갔던 막내 아들내미도 돌아와 주문하게 만드는 메뉴다. 필자는 커피를 주문했다.


이 자리가 오디너리 핏의 가장 인상적인 포토스팟이지만 딱 가자마자 손님이 일어나 자리가 생기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과감히 다른 자리를 찾아보도록 하자. 필자는 오디너리 핏에 3~4시간 있었는데 커피 다 마시고 식사하러 갈 때까지 자리가 안 났다.

오디너리 핏에는 동그라미와 네모의 모양으로 창을 많이 만들어두어 공간과 공간, 내부와 외부가 이어진 느낌을 준다.

여기는 2층 테라스 

저 게단은 안전상의 이유로 닫아놓은 것 같다. 계단이 열리면 오르내리기 너무 편할듯.

진짜 속이 다 시원해지는 연희동 풍경


평범한 3층짜리 붉은 벽돌집을 개조해 더이상 평범하지 않은 공간으로 탈바꿈한 오디너리 핏의 멤버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필자가 볼 땐 팀원분들이 거의 뭐 각 분야 스페셜리스트들이다. 오히려 사공이 많음에도 배가 산으로 안 가고 연희동에 잘 자리 잡은 것을 칭찬해야 할 것만 같다. 우스갯소리는 이쯤 하고, 연희동에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 오디너리 핏에게 박수를. 연희동엔 다른 좋은 공간들도 많지만 푸른 하늘의 시원한 시야감과 테라스에 앉아 연희동 동네를 내려다보며 한적한 오후를 즐기길 원한다면 오디너리 핏에 방문해보자. 맛있는 커피와 함께 테라스에서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기도 하고.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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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보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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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9-07 23:45  #1341611

@손많이가는아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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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성설믿어여

2020-09-04 01:26  #1338613

이색적이고 가보고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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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9-07 23:46  #1341614

@성성설믿어여님
날 좋을 때 방문해보세요 :)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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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썽

2020-09-07 21:43  #1341489

우선 사진 색감이 너무 좋네요!
저런 도자기잔도 매력있고 뷰도 너무 좋아보이고 한번쯤은 꼭 방문해보고 싶은 카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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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9-07 23:47  #1341617

@쩡썽님
아이구 감사합니다 :) 사람이 많은 시간대는 피하시는걸 추천드려요 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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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츄

2020-09-14 19:29  #1346752

꼭 한 번 방문하고 싶은 공간이네요. 좋은 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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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9-23 11:32  #1353451

@아츄님

감사합니다. 요즘 같이 하늘이 높고 맑을 때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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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mechatroniker_

2020-12-14 12:49  #1417952

색상이 되게 다채롭네요 ㅋㅋ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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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1-01-20 12:23  #1443633

@Automechatroniker_님
전시공간도 같이있어서 더 그런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