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2015-09-14
FELT
had gone crazy, a long felt want
"열매 많은 가지는 밑으로 쳐진다"
흔히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옛 속담과 비슷한 서양 속담입니다. 열매의 양이든 벼의 질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분야에서나 알면 알수록 자신이 보지 못했던 모르는 영역에 대한 인지는 앞서간 선배들에 대한 겸손함을 갖게 합니다. 우리의 오감으로 느끼는 커피 역시도 근래에 들어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많은 자료들이 오픈 소스로 공개되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마시던 커피에 대해 알지 못했던 부분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국내 유명 로스터리의 로스터로 시작해 여의도 상권에 매드 커피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로스터리 제조업을 하기까지의 경험은 그저 김영현 대표에겐 오감을 통해 커피를 느낀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수년간의 경험을 Felt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는 김 대표의 말을 통해 현재까지의 경험을 이제부터는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해 보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겸손한 자세를 엿보게 됩니다.
펠트는 마포구 창전동 2-47번지 피아노 학원 자리였던 곳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 큰 공간은 아니지만 노르딕 컨셉이 느껴지는 미니멀한 느낌의 공간입니다. 가끔 이리저리 테이블과 수납공간으로 가득찬 카페들을 보다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머신, 메져 로버, 말코닉 EK43 그라인더라는 에스프레소 추출 기구들만이 눈에 띄는 이 공간은 '커피'라는 이미지를 그 어떤 장치보다 뚜렷하게 각인시켜줍니다.
필자가 펠트를 방문했을 몇일전 매장에서 서빙되고 있던 커피는 온두라스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메뉴들이였습니다. 작년 C.O.E(Cup of Excellence)에 입상한 농장의 커피입니다. 에스프레소부터 밀크 베리에이션 메뉴까지 모두 3천원대입니다.
펠트는 김영현 대표와 함께 송대웅 공동 대표 그리고 정환식 바리스타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MAD라는 공통된 컨셉으로 묶인 이들은 커피를 직접 산지에서 트레이딩하기 위해 최근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공간은 거의 직접 공사를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컨셉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의 스페셜티 커피로스터리인 스몰배치 로스팅 컴퍼니에서 멜번시의 투자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음악과 커피의 상관 관계를 위한 연구에서도 엿볼수 있는 것처럼 Felt에서는 커피와 함께 음향 역시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입니다.
|Felt의 김영현 대표
|Felt의 송대웅 대표
|Felt Team
그들이 만들어내는 한잔의 커피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질수록 더 나은 커피를 찾아 떠나겠다는 felt의 모습에서 점점 프랜차이즈 시장을 잠식해가는 스페셜티 커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A.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2-47
블랙워터이슈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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