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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스타벅스 이야기 1편 - 스타벅스가 중국에 판 것은 커피가 아니다.

2016-06-24



  기고 : 노띵커피 김현화(wersly@naver.com)


‘맛있는 커피 한 잔’에 그날의 행복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커피를 찾아 공부했었고, 그러던 중 우연히 상하이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낯선 외국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준 것도 ‘커피’였고 중국어를 공부하게 해준 것도 ‘커피’였습니다. 현재는 한국에서 Pour over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인 ‘노띵커피(NOTHIN COFFEE)’의 스탭으 로, 한국과 상하이를 오가며 취재한 다양한 커피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상하이 스타벅스 이야기 1편 - 스타벅스가 중국에 판 것은 커피가 아니다.




1999년 1월 베이징에 스타벅스 차이나 1호점이 오픈했을 때, 당시 중국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광고 문구가 있다. “我不是在星巴克, 就是在去星巴克的路上。- 나는 스타벅스에 있거나 아니면 스타벅스로 가는 중이거나”

그리고 17년의 시간이 흘렀다. 스타벅스는 중국 100개 도시에서 20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5년간 해마다 500개의 매장을 새로 내겠다고 한다. 하루에 1,25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중국에 들어설거라는 계획인데 이건 너무 낙관적인, 장미빛 계획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전세계에서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상하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결코 허무맹랑한 계획은 아닌 듯 싶다.

이미 차고 넘쳐버린 상하이 현지의 스타벅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일 江浙沪(저장성과 절강성, 상하이를 가리키는 지역명) 스타벅스 1000호점이 쓰난공관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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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난공관은 1920년대 정부 관료나 유명인사, 문인들이 살았던 고급 빌라촌을 2010년 상해 정부가 새롭게 정비한 곳이다. 쓰난공관에 들어선 스타벅스 1000호점은 당연히 ‘리저브 매장’! 이곳에서 눈에 띄는 점은 2층의 드립 스테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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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원두 종류와 드립 방법을 선택하면, 직원이 손님과 1대 1로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추출해준다. 내 커피를 추출해준 직원은 Milly Wang! 그녀는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했고, 스페셜티커피에 관심이 많았고, 그리고 자신의 일을 정말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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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근무하고 2일 쉬는데, 쉬는 날에는 스페셜티커피전문점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스타벅스가 처음 중국에 들어왔을 때, 모두가 스타벅스의 ‘실패’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스타벅스의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지난 17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99년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에 진입하던 때, 타오바오의 알리바바 역시 중국 시장에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얼굴을 맞대고 교역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거래에 익숙해있던 중국인들에게 온라인 상거래인 ‘타오바오’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스타벅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차를 마시는 것이 곧 ‘일상’인 중국인들에게 ‘커피’를 판다는 건 실패가 예정된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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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苏州)의 스타벅스. 소주의 옛 건물을 그대로 둔 채 매장을 만들었다.


星巴克卖的不是咖啡。- 스타벅스가 판 것은 커피가 아니다.

이것이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이 보는 스타벅스다. 마윈은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커피만을 많이 팔려고 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고 본다. 스타벅스가 중국에 판 것은 커피만이 아니라 새로 운 서비스와 경험, 그리고 생활방식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마윈의 타오바오 역시 ‘물건’을 판 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팔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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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커피 시음회, 무료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커피 문화를 전하는데 힘쓰고 있다.


중국의 스타벅스 커핑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직원 Zola(매장에서 사용하는 영어 이름)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타벅스에 들어와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이 ‘서비스’라고. 손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본 후 무조건 ‘Yes’라는 대답을 들려줘야 한다고, ‘서비스’ 다음이 ‘제품’이라고 그렇게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사진6.JPG 유동인구가 많은 중산공원 쇼핑몰 스타벅스에 근무하는 Zola

스타벅스는 중국에 들어오면서 중국의 차문화와 충돌 없이, 오히려 중국차관의 분위기와 흡사한 스타벅스의 공간을 제공했다. 편안함이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리고 모임장소로도 적합한 공간을 말이다. 그리고 거기에 차 대신 커피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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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중국의 스타벅스 이야기가 있다. 모던한 인테리어로 장식된 실내, 어두운 조명 아래 흐르는 잔잔한 음악, 그리고 여기에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들고 다님으로써 사회적 지위 향상이라는 덤까지 얻게 돼 결국 중국인들이 스타벅스를 찾게 되었다는 성공 스토리.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 기업 경영의 최고 경지는 ‘문화’라는 말처럼 스타벅스가 처음에 중국에 가져온 것은 커피가 아니었다. 열정과 관심, 교류와 스타일, 그리고 생활방식이었다. ‘커피’는 그 다음 이제야 겨우 시작이다. 이제 막 ‘스페셜티커피’에 눈을 떠 ‘커피맛’을 찾기 시작한 중국 젊은이들처럼 중국의 스타벅스 역시 ‘커피맛’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급화’ ‘스페셜티커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수많은 리저브 매장들과 이제 막 문을 연 쓰난공관의 스타벅스처럼 말이다.

※ 읽어봄직한 연관글 : 중국의 스타벅스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카페, SEESAW





노띵커피 김현화   Coffee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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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wersly@naver.com
Website: http://www.nothincoffee.com  

Who: ‘맛있는 커피 한 잔’에 그날의 행복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커피를 찾아 공부했었고, 그러던 중 우연히 상하이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낯선 외국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준 것도 ‘커피’였고 중국어를 공부하게 해준 것도 ‘커피’였습니다. 현재는 한국에서 Pour over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인 ‘노띵커피(NOTHIN COFFEE)’의 스탭으 로, 한국과 상하이를 오가며 취재한 다양한 커피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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