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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경리단길 카페 '타이거에스프레소', 진지한 커피에 고즈넉한 공간은 덤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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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뉴욕의 페니레인 커피의 강성원 대표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보통(Botton) 커피와 함께 꼭 들러보고 싶었던 Tiger Espresso. 보통이 파리지앵의 느낌을 담고 있다면 북유럽 스칸디나비안 느낌을 담고 있는 타이거 에스프레소의 모습에 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에 테이블웨어부터 집안에 놓이는 하나 하나 소품들을 챙기면서 눈길이 가고 있는 북유럽 제품들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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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도 요소요소에 적절히 배치된 소품들과 소재의 완성도가 이 공간을 꾸민 대표님과 디자이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곳이었습니다. 커피전문점을 흔히 종합 예술이라고 종종 언급하게 되는 것도 첫만남은 대개 맛보다는 이미지때문에 발걸음을 옮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타이거 에스프레소를 처음보게 되었을 때, 자칫하면 탁할 수도 있는 그레이 색상에서 적절한 컬러 코드를 뽑아내어서 차분한 느낌을 전달하는 전체적인 색감이 좋았습니다. 특히나 스카이블루의 간판과 라이트 그레이는 너무나 좋은 조합이었네요.

 

 

 

 

처음 들어서자마자 들리는 노래는 심규선(루시아)씨가 에피톤프로젝트에 참여한 '안녕안녕'이라는 노래였습니다. 대개 음악은 그 숍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귀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심규선씨의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고즈넉한 공간 테이블 위에 놓인 아이스 라떼위 밀크폼처럼 촉촉하게 느껴집니다. 때마침 내리는 빗방울 소리가 심규선씨의 속삭이듯 애절한 목소리와 절묘히 어울려 주신 라떼가 그렇게나 더 맛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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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에스프레소의 메뉴 구성은 간단합니다. 여느 스페셜티 커피 에스프레소 바와 비슷하게 커피와 TEA 그리고 음료입니다. 추후에 디저트를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커피에 집중된 메뉴판입니다. 물론 바의 구성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라마르조코 FB80 2그룹 에스프레소 머신에 메져로버 일렉트로닉 커피 그라인더 그리고 브루잉으로는 최근 오픈했던 서강대역 부근 에이스타나 합정동 빈브라더스 카페에서 볼 수 있는 드립 전용 그라인더 디팅 KR804입니다. 브루잉은 하리오 V60 드립퍼를 사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커피는 모두 테일러 커피의 블랙슈트 블렌드로 추출하십니다. 수년간의 테일러 커피와의 인연으로 오픈때부터 테일러 커피의 블랙슈트로 짙은 바디와 단맛의 커피를 전개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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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POSCO에서 18년간 근무하시다 커피가 좋아 3년간의 준비끝에 차리신 타이거 에스프레소는 여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의 왕왕하는 분위기가 아닌 지역 주민 누구나 책 하나 들고 와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책을 읽다 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카페였습니다. 인상적인 점은 카페를 지나가는 많은 분들과 인사하는 대표님을 보면서 오픈한지 1달밖에 되지 않은 카페지만 이미 지역에 잘 녹아든 느낌이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에스프레소 바입니다.

 

블랙슈트의 탄탄한 목넘김과 짙은 바디, 다크 코코아 느낌의 아이스 라떼를 마시고, 이내 아이스 더치 커피한잔을 더 주문했습니다. 테일러 커피블렌드 가운데 퍼플레인이나 브리즈와 같은 블렌드는 마셔봤지만 기본인 블랙슈트는 처음입니다. 브루잉과 에스프레소용으로 모두 블랙슈트를 사용하시는 게 어찌보면 낯설수 있지만 테일러 커피가 소개한 블렌드들의 특징이 블렌드 구성 자체를 스페셜티 커피 위주의 블렌디드 커피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마침 더운 날씨라 신고간 Soludos 에스빠드류를 빗물에 보호한다는 핑계로 더치 커피 한잔을 더 주문해서 시간을 넉넉히 두고 즐기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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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보다 보니 바닥 마감재가 독특해서 여쭈어 보았더니 'Bolon'이라는 스웨덴 마감재 브랜드라고 하십니다. 독특하게도 직물느낌이 나는데 직물이 아닌 패치워크 카펫 소재라 청소가 매우 용이하면서도 시각적으로 아름답네요.볼론 마감재와 멀바우 집성목으로 만들어진 선반이나 벤치가 잘 어울립니다. 근래에 본 카페 중 작지만 알차게 꾸며져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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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Espresso Bar의 구성

  • 라마르조코 FB80 2그룹 에스프레소 머신
  • 메져 로버 일렉트로닉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
  • 디팅 KR804 드립 전용 그라인더
  • 브레빌 시트러스 프레스 착즙기
  • Oji Cold Brew System 더치 기구
  • 보나비타 전자 저울
  • 케멕스 6컵
  • 피카디 글라스
제가 혹여나 카페를 갖게 된다면 꼭 갖고 싶던 구성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구성이라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Bar를 보았네요. 빨간 의자 겸 사다리도 잇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민감할 수도 있는 Bar안의 모습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대표님께 감사드려요. 너무 잘마시고 잘 듣고 즐기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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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는 5월 30일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Guns and Roses'라는 에스프레소 마키야또 스타일의 아이스 메뉴 마시러 들러야겠네요.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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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MIN's

2014-06-12 09:29  #45741

:)
제가 딱 바라는 매장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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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프릭 작성자

2014-06-14 00:22  #45795

@TAEMIN's님
저도 딱원하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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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죽걸이

2014-06-13 19:21  #45782

좋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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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프릭 작성자

2014-06-14 00:22  #45799

@딴죽걸이님
모든게 다 좋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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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ent

2014-06-13 22:15  #45786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의 로컬카페네요. 이태원가게되면 꼭 들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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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프릭 작성자

2014-06-14 00:22  #45803

@5cent님
같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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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죽걸이

2014-06-14 22:01  #45838

역시 준비와 자본이 있어야...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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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2014-06-16 12:42  #45938

심규선씨 보컬과 잘 어울리는 매장이네요 ^^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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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G

2014-06-17 17:49  #46094

비오는날 카페에 눌러앉게 만드는 음악이네요, 다시 읽으면서 유튜브 영상 눌러보니 도입부 피아노 선율이 아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