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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복스 커피.

과거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인 잡지인 Monocle에 소개될 당시(2011년도)만해도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가로수길의 이코복스는 '커피키친'이란 네이밍이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커피키친은 '이코복스 커피'로 네이밍을 바꿨고, 이태원에 2호점도 열였다. 가로수길에 덧씌워진 이미지는 마치 트렌드를 선도하는듯 보이지만 보이는 것일뿐 적어도 커피만큼은 트렌디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 Specialty라는 단어가 낯선 어느 때 오픈한 이코복스 커피가 더욱 돋보이는 것이 아닐까.

<영국 디자인 매거진인 'Monocle'에 소개된 Coffee Kitchen 기사>

'IKOVOX'는 이코복스 커피의 대표님께서 소장하고 계신 독일의 음향 브랜드 '자이스 이콘'의 '이코복스'라는 스피커 모델명에서 모티브를 얻은 네이밍입니다. 음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분명 커피와 음향은 탄탄한 본질을 느끼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로수길에서 그래도 오래된 커피집 가운데 하나이기에 머신부터 그라인더까지 세월을 느끼게 하는 흔적들이 느껴지느니 머신과 그라인더입니다. 음향 스피커를 직접 손대시는 대표님이신만큼 머신과 그라인더 역시도 국내에 흔하지 않은 모델임에도 그간 손봐오시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코복스 커피에서는 크래프트 비어인 페일 에일을 취급합니다. 다음번에는 늦은 저녁에 들러 맥주 한잔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 바의 구성은 ㄷ자형태로 공간 활용이 뛰어난 구성입니다.

#이코복스 커피 에스프레소 바 구성

-프라치노 컨템포(Fracino Contempo) 에스프레소 머신

-아즈코엔 카프리치오(Azkoyen Capriccio) M02 커피 그라인더

-메져 슈퍼졸리 커피그라인더

에스프레소 바를 구성하는 머신과 그라인더가 메져 슈퍼졸리를 제외하고는 낯선 브랜드들입니다. 프라치노의 경우에는 영국의 에스프레소 머신 및 커피 그라인더 제조 회사로 영국내 판매보다 해외판매가 더 많은 커피머신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는 매우 낯선 에스프레소 머신 브랜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한 아즈코엔 그라인더 역시도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커피 그라인더입니다. 64mm의 플랫버를 가진 그라인더로 메져 슈퍼졸리와 비슷한 수준의 커피 그라인더인듯 합니다.

요즘에 카페에 방문하게 되면 꼭 한번 다시 보게되는 것이 물컵입니다. 대개 글라스를 물컵으로 사용하긴 하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는 다양한 글라스들에 커피를 서빙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코복스에서는 프랑스의 듀라렉스가 아닌 미국의 리비 글라스를 사용합니다. 대개 리비 글라스를 사용하는 카페의 경우 베스트 셀링 글라스인 지브롤타 글라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코복스에서는 리비글라스의 'Paneled' 텀블러를 사용합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델인데 가는 스트라이프가 매력적인 잔입니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습니다. 더운 날씨이니만큼 요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사는데 두가지 블렌드 중 고를 수 있어 산미와 바디 중 선호하는 커피 타입을 정해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에는 산미에 극호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Suite라는 블렌드를 선택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Suite와 Mono 블렌드의 차이를 진하고 연한 정도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로스팅 프로파일의 차이입니다.

Suite의 경우 산미와 생두가 가진 개성에 집중된 프로파일로 Mono보다 약하게 볶은 커피이고, Mono는 단맛과 바디에 집중된 질감이 느껴지는 블렌드입니다. 개인적으로 Suite는 입안에 길게 퍼지는 청량감있는 산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산미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아 누구나 거부감없이 산미를 즐기실만한 블렌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