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추출 수율에 관한 조금 다른 접근
2016-08-14
추출 수율에 관한 조금 다른 접근
안녕하십니까. 홍찬호 에디터입니다.
지난 한 주간 커피 추출 수율이 국내외에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고수율이 무조건 좋은 것이냐 아니냐로부터 시작하여 수율과 맛의 상관관계 등 많은 주제로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추출 수율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읽어봄직한 연관글 : 추출 수율 VS 맛 : 여러분들의 솔직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1. 추출 수율과 맛
많은 분들께서 생각하고 계시듯이, 추출 수율과 맛 중에는 당연히 맛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맛 없는 고 수율의 커피 보다는 맛 있는 저 수율의 커피가 당연히 더 좋은 것 이겠지요. 결국 한 잔의 커피는 우리가 혹은 고객이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에 맛이 없다면 수율 그 자체는 무의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맛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수율에 대한 평가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추출 수율과 경제성
호주의 Matt Perger가 예전 글에서 언급 했었던 이슈입니다만, 결국 고수율의 커피가 커피 산업 전체에는 긍정적 영향을 준다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20g을 사용하는 것과 15g의 커피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15g의 커피를 사용하는 것이 25% 이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물론 맛이 비슷하다라는 가정하에)
만약 100잔을 판매한다면 전자의 경우는 2kg을 사용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는 1.5kg만 사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1,000개의 샵에서 동일하게 행해진다 라고하면 전자는 2톤을, 후자는 1.5톤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단순히 커피를 많이 사용하고 말고의 문제도 아니고 잔당 제조원가를 얼마를 남기느냐의 문제 이상입니다. 왜냐하면 커피 산지들에서 매년 재배되는 생두의 양은 정해져 있고(혹은 감소되고 있고), 기후변화나 다른 요인들에 따른 커피의 생산량과 가격변동은 우리 모두 알다시피 예측하기 힘든 변수 입니다. 따라서 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적은양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효율성을 추구하는게 조금 더 경제적이고 좋은 커피를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하기위한 방향,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겠지요.
이렇게 큰 범위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당장 매장에서 사용되는 커피의 양을 10%만 줄인다고 해도 이를 통한 경제적 이득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 매출 1000만원/1주 를 벌기위해 20g씩 도징하여 60kg를 사용하던 것을 10% 줄여서 18g씩 54kg를 사용하게 되면(여기서 커피의 원가는 1kg/35,000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 전자는 35,000원 x 60kg = 2,100,000원
- 후자는 35,000원 x 54kg = 1,890,000원 으로 210,000원의 차액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한 달(4주) 기준으로 바뀌면 840,000원으로 되고, 1년(52주) 기준으로 바뀌면 10,920,000원이 됩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요.
위의 경우를 잔당 제조 원가(인건비, 임대료, 감가상각 등을 제외한)로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자- 700원 / 후자- 630원
- 1키로당 만들 수 있는 커피 잔 수는(loss 0%)
- 전자- 50잔 / 후자- 55.56잔
사실 맛에서 큰 차이 없이 10%정도 줄이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또 로스팅이나 다른 시스템적으로 바꾸어나가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맛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읽어봄직한 연관글 : 추출 수율, 추출 농도(TDS), 추출 비율의 정의와 브루잉 컨트롤 차트(추출 관리도)
3. 추출 수율과 QC
그렇다면 대체 수율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시겠지만, 수율은 QC에 있어서는 빠질 수 없는 부분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는 맛을 최우선 기준으로 두고 커피를 세팅합니다. 이후, 그 커피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 많은 데이터(brew ratio, temperature, tds%, extraction yield% 등)를 수집하고 활용하게 됩니다. 수율은 여기서 여러가지를 나타낼 수 있는데,
1) 로스팅이 일관적으로 잘 되었는지 평가
2) 같은 세팅 하에, 바리스타들간의 편차는 어느정도인지 확인
3)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변수를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
4) 최적의 맛으로 세팅한 값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수율 측정을 통해서 확인하고 더 발전 시켜나갈 수 있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수율은 맛으로 잡은 커피 세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데이터라고 보는게 가장 알맞을 것 같습니다.
수율은 결코 맛이 좋고 나쁨을 나타내는 수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수율을 잘 활용하여 커피의 품질을 잘 유지하고 또 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조금씩 기여해야할 책임감은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도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두 즐거운 커피하세요! 감사합니다.
홍찬호 QC Specialist, Roaster and Barista, Editor of BWISSUE |
| Phone: +61 (0) 421 556 6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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