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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살아남기 프롤로그 by 알레그리아 커피 유기용 대표

2017-11-15  


외부 기고자 유기용 대표이사 (알레그리아 커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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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살아남기
알레그리아 커피 비즈니스 컬럼 프롤로그


많은 사람들이 ‘삶’을 ‘정글’에 비유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저도 ‘인생은 정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맹수들을 비롯한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험난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하지만 저에게는 ‘다채롭다’는 이미지가 더 강했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긴 식물들과 동물들, 아름답고 장엄한 숲 등이 연상되고 가보지 않았지만 왠지 끝없이 빠져들것만 같았습니다.

그 끝에는 신비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정글을 제대로 즐기려면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창업을 하게되면 어떤 아이템이던지 ‘정글’이란 이름을 꼭 쓰고 싶었고 그렇게 알레그리아 커피로스터스의 ‘정글에스프레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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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봄에 알레그리아 커피로스터스를 창업하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다보니 어느덧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업 경력으로 짧다고 할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살아남았다.’ 라는 느낌이 듭니다. 창업 초년차에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다음 해에는 ‘성공’이라는 막연하고 실체없는 목표를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존’의 의미를 깎아 내리면서 ‘어떻게 목표가 생존이 될 수가 있지? 성공을 위해 뛰어도 될까말까인데....’ 라고 오만한 말들을 뱉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제 자신은 ‘생존’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이리뛰고 저리뛰고 사실상 방향성 없이 5년이상 뛰다가 이제 겨우 뭐가 더 중요한 것인지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 어디로 뛰어야 할 지 모르겠는 것은 여전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이 인생이라는 정글, 특히 사업이라는 정글에서 뛰다보니 나름대로 생존의 노하우가 조금씩 생겼습니다. 예를들면, 먹어야 할 과일과 먹으면 안되는 과일을 구분 한다던가, 맹수를 피하는 법 이라던가 그런것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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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식음료 업계에서 지금껏 지나오면서 겪은 제 나름의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창업성공, 7가지 법칙’,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 ‘성공 A to Z’ 뭐 그런거 말고 그저 제 경험, 제 생각들을 담담하게 나누고 그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좀 더 나아가서 누군가가 이 정글에서 살아남는데 유용하게 쓰여진다면 참으로 보람있는 일일것 같습니다.

이제는 ‘성공 전략’, ‘매출 극대화’, ‘비법’, ‘성공기’, ‘리얼스토리’, ‘생생스토리’... 이런 자극적인 단어가 보이면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읽어보면 글쓴이가 열심히 자기 마케팅을 하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저도 그랬고 때로는 지금도 그런 실수를 하게 되지만 이제는 점점 더 단어와 문장을 가려서 사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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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단지 수 많은 ‘생존법’ 중 하나의 케이스 정도로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확신에차서 이야기 하는 것도 있을지 모릅니다. 예를 들면, “나무위에 앉아있는 암사자 같이 생긴 동물은 재규어 이므로 발견즉시 도망갈 것.”과 같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 말이죠. 그런건 좀 자신있게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유난히 창업과 폐업의 빈도가 잦은 식음료 업계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들,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도 거 치치 않고 덜컥 일을 벌리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전재산일지 모를 그 큰 돈을 투자 하시면서 창업 후보지의 상권을 관찰해 보지도 않고 시작을 하시는지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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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남아 계신 분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이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 ‘아직 망하지 않은 것’과 ‘살아남은 것’은 다르다고 구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이, 또 언제까지 글을 쓰게 될 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앞서서 요약하자면 ‘기본에 충실하자.’입니다.

내가 시작한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걸 잘하면 됩니다. 꼭 해야하는 기본을 잘 지키고... 그거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업초반에 는 ‘아니 이 좋은 제품을 왜 몰라주지? 마케팅의 문제인가? 내가 너무 시대를 앞서갔나? 사람들이 무지한가?’ 등 착각에 빠져서 원인을 다른데서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품이 안팔리는 대부분의 원인은 ‘경쟁력이 없어서’ 입니다. 내가 만든 제품이 별로여서 안 팔린 것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나보다 눈높이가 높은데 나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무언가 비법을 기대한 분들에게는 참으로 맥빠지는 결론이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본질이 되는 그 제품 혹은 서비스를 남들보다 더 좋게 만들고 기본적인 것들을 잘 챙기면 됩니다. 요식업에서는 청소 잘 하고 식재료 신선하고 좋은 것 사용하고 인사 잘하면 됩니다. 그 얘기를 계속 하려고 합니 다. 이 정글에서 함께 살아남기를 바라며...


 
유기용   대표이사, 알레그리아 커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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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ne: 031-765-6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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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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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l2

2017-11-15 10:32  #324434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누구나 다 알지만 쉽게 잊게되는 '기본'
매일 되새기고 되새기면 된다는걸 알지만 그 쉬운게 가장 어렵네요 ㅠㅠ
나태함과 귀찮음을 매일 매시간 매초 떨쳐버리고 이런 글을 보면서 되새김질.. '기본'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기본에 더욱 더 충실하게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또 '겨울' 이 찾아왔습니다. ^^
우리 모두 힘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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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jinPark

2017-11-15 12:45  #324557

유령회원 댓글을 달게 하시는 군요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믿고 마시는 브랜드-알레그리아.
벌써부터 글이 기다려지네요 ~

좋은 에쏘를 주시려고 4잔정도 버리시고 다시 추출해주셨던
양재동 헤드 바리스타님 그때 너무 감사했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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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njung91

2017-11-15 18:16  #324795

기본에 충실한다는 것이 뱉기와 다르게 ..! 참 담기에는 어려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이 커피던 음식이던 살아가는 곳곳에 우리는 이미 실천하기도 포기하기도 하기때문에
모두들 알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또 진실했기에 이 글 역시 많은 분들께 응원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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