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역 인근 시니언 카페. 쾌적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느낌의 외관을 가진 이 카페에서 지인의 소개로 원데이 드립클래스를 듣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200% 만족스러운 시간이었기에 몇 가지 카테고리를 나눠 제가 느낀 이 클래스의 장점과 분위기를 하나하나 말씀드리고 싶어 후기를 남깁니다.

⁕ 센서리 훈련은 일상에서도 가능하다

   몇 가지 천연재료 향을 맡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껏 센톤에만 의존했던 향에 대한 감각이 최소한의 것이고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코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같은 재료 안에서도 상태에 따라 한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뉘앙스가 있다는 것. 감각의 폭을 넓히고 더 넓은 차원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 감각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참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맡아보고 기록해야겠다, 일상에 널린 많은 향들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더 나아가서 나만의 향 노트를 만들어봐야겠단 계획까지 생기더라구요. 센서리 능력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훈련이 가능할 수도 있겠단 생각마저 들었어요.

⁕ 이름만 드립클래스

   사실 이름이 드립클래스인거지 사실상 커피 전반에 걸친 기초적인 개념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원두에서 커피성분이 추출되는 원리, 농도의 개념, 추출시간 추출량 원두양 등에 따른 변수를 조절하는 원리까지 직접 커피를 마시면서 혀와 코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널린 정보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이었다고 할까요. 정해진 답을 제시하기보다 원리를 알고 얼마든지 응용해볼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학창시절 수학으로 치면 문제집보단 개념원리를 명쾌하게 이해시켜주는 명석한 선생님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지금껏 봐왔던 교재나 자격증 과정에서 접해보지 못한 꼭 알아둬야 할 알짜배기 내용을 정제된 언어와 자료를 통해 머릿속에 넣어 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추측컨대 이 강사님의 데이터베이스에 비하면 이 클래스는 새발의 피로 보여집니다.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뽑아먹을 내용이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 about 권순건 강사님

- 형식과 본질

   강사님에 대한 얘기를 안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커피를 하면서 저 스스로 형식에 치우친 감이 있었습니다. 일단 배우는 입장이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세상에 많이 알려지고 다들 거치는 과정을 따라가기가 쉽죠. 자격증 공부가 대표적이구요. 어찌 됐건 이런 것들이 입문과정으로 결코 의미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형식이란 것이 커피를 주체적이고 깊이 있게 연구하지 못한 나태함에 대한 최소한의 핑계로 작용하진 않았나 스스로 돌아보게 될 때쯤 만나게 된 권순건 강사님은 저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어 넣어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 창의적 접근

   답을 제시하기보다 커피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을 제안합니다. tds개념을 설명하지만 굳이 어려운 단어 쓰지 않았고 18~22%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접근이야말로 커피를 재밌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었어요. 사실 수업 내내 알토란같은 커피지식과 정보들이 난무합니다. 나름 바쁘게 메모를 했지만,, 어쨌든 이분에게선 더 뽑아먹을 것들이 많습니다. 

- 퀄리티에 비해 저렴한 비용

   수업은 3시간 예정이었으나 4시간이 훌쩍 넘어 끝났습니다. 심지어 중간에 쉬는 시간 없었습니다. 각자 알아서 화장실 다녀와야 합니다. 하나라도 더 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혜자였습니다. 3만원이라는 금액으로 하루에 다 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질이 높고 꽉 찬 강의였습니다. 공간은 매우 쾌적하면서도 적당히 작업실 느낌이 나서 집중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3~4인이 듣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입니다. 그리고 강사님의 음성이 매우 듣기가 좋습니다. 

커피공부가 지루하게 느껴지시는 분들

커피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환기가 필요하신 분들

그냥 드립을 배워보고 싶은 분들 모두에게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 

⟶ https://blog.naver.com/taruro/221496206807 

8월 강의 열렸네요. 저걸 다 할 수 있나 싶으시겠지만 합니다.. 댓글이나 다이렉트 메세지를 통해 신청가능합니다. 공지된 날짜 말고도 3인 이상 모이면 원하는 날짜에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