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라운지(익명)

  

안녕하세요. 31살 드디어 이직을 했습니다.

작년 3월 대구 신천지 사태가 터지기 전에 퇴사를 하고 코로나 사태가 예상 했던 것 보다 너무 심각해저서 11개월 만에 이직을 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서 늦은 나이 30살에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무급 휴가, 채용을 해도 취소되는 경우가 많아 과연 나는 다시 일할 수 있을까? 긴 터널은 언제 끝날까? 우울한 생각도 들었지만, 언젠가는 때가 온다. 터널은 끝난다는 믿음 하나로 드디어 오늘 긴 터널을 탈출했습니다. 이력서는 20군데 정도 넣었고 면접은 6번 정도 봤습니다. 살면서 가장 긴 휴식기간을 가지면서 지난날을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나아가야 되는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면접을 보면서 좋았던 회사와 안 좋았던 회사 (비공개)의 느낌을 적어봤습니다.

우선 어려운 시기에도 면접의 기회를 주신 회사 대표님들을 비롯한 사장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좋았던 회사

1. 프릳츠 커피 컴퍼니

저는 운이 좋게도 프릳츠 식사 면접까지 가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합격하지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남겨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람을 따뜻하게 느낄 줄 아는 사람, 동시에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에도 깊은 이해가 있는 사람 그 속에서 균형을 잡을 줄 알고 앞으로 나아갈 줄 아는 사람, 제가 느끼기에는 그랬습니다. 왜 사랑받는지 가까이에서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단, 면접의 난이도는 6군데 면접을 본 회사 중 제일 어려웠습니다. 이 사람이 현실적으로 직업에 대해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에 어느 정도 깊은 이해가 있는지 확인하는 압박면접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 지원에서는 서류에서 광탈했습니다. 하지만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메일을 주셨습니다. 사람과 관계를 맺고 대하는데 따뜻한 매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블루 보틀


면접 진행을 도와주는 직원부터 인사담당자, 점장 님 등 부드럽고 편안하게 면접을 잘 이끌어 주신 게 인상적입니다. 모든 말에 호응해 주고 응답해 주고 질문도 어렵지 않고 정말 편한 분위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정보가 많이 없는데, 아마 회사 내부 사항을 외부에 남기지 않는 조건의 계약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예: 연봉 등)

항공으로 배송하는 외국계 스페셜티 커피회사와 달리, 국내에서 직접 로스팅을 해 한국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점도 좋았습니다. 면접관님들의 태도는 을이 된 것처럼 편하고 부드러운 면접 분위기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 외 다른 업체 들도 너무 좋았지만, 더 적으면 저의 정보가 들킬까 봐 좋았던 업체는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아쉬운 회사 ( 비공개 )


유명한 회사입니다. 면접은 매장 안에서 봤으며, 일찍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고 다른 분이 앞 타임에 면접을 보고 계셨습니다. 아무래도 매장 안에 있다 보니, 듣고 싶지 않아도 면접의 진행과정이 조금씩 들렸는데 면접이 아니라 면담 같았습니다. 진짜 커피를 하고 싶으면 여기 지원하면 안 된다. 학원을 다녀봐라 등등 면접관이 70프로는 말한거 같습니다. 사람은 개성이 다양하고 사람 앞길은 모르는 것인데, 그렇게 단순하고 예의 없이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태도에서 꼰대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제가 면접을 봤을 때는 저의 세부 경력 사항을 확인하는 건 좋은데, 왜 대학을 안 갔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학력 경력 안 보는 걸로 알고 지원을 했지만 질문의 뉘앙스나 태도가 기분이 조금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렸지만 공감을 못 하신 거 같습니다. 면접은 10분도 안 돼서 끝났고 다음 주에 합격 불합격 여부를 연락 준다고 했는데 벌써 14일이 지났습니다. 업무상 누락으로 믿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그리고 아쉬운 투정도 남겨보려고 합니다.

면접을 보고 이력서를 넣으면서 만약 내가 대표고 사장이라면 어떻게 지원자를 대할 것인가 생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류에서 떨어져도 간단한 메시지 정도는 남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정성을 쏟고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거 압니다. 그런데 그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그 회사를 알아보고 매장을 이용해보고 제품을 이용해보고 뉴스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면서 고객들 반응 등을 확인하면서 시간을 투자하고 이력서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지원자들의 마음과 시간도 존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바쁘시고 힘드셔서 그럴 수도 있고 인력이 없어서 또는 업무의 우선순위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마침 당연하게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거나, 업계 관례라고 생각해서 하신다면 조금 생각을 다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정 사람을 중요시하고 늘 강조하는 협업 소통을 말씀하신다면, 서류가 떨어져도 작은 메시지 정도는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원자들의 소중한 시간을 함부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지원하시는 분들도 제발 진정성을 가지고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오죽하면 성의 없게 쓰지 말고 자세하게 적어달라는 뉘앙스를 구인정보에 남기겠습니까? 다른 업종 구인정보에 이런 글 적혀있는 거 본 적 있으신가요? 아무리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이라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시고 업체가 정확히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인스타그램을 보시든 매장을 이용하시든 아니면 잡코리아나 사람인에서 합격 자소서를 참고하시든 기본적인 형식에 맞고 예의 있는 이력서를 작성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조금씩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투정을 남기는 거 보니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한 사람 입니다

아무튼,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가서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지난 11개월을 돌이켜 봤을 때, 느꼈던 감정과 경험을 가볍게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벼텼고 무슨 공부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등의 자세한 자기계발은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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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78호

2021-02-16 21:38  #1466665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정성 어린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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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12:11  #1467101

@익명0078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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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44호

2021-02-16 22:26  #1466681

고생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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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12:11  #1467097

@익명0144호님
힘들었지만 결국 터널을 지났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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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58호

2021-02-16 23:44  #1466732

이직 축하드립니다 좋은 경험담인것 같습니다!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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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12:10  #1467093

@익명0158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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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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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60호

2021-02-17 09:44  #1466981

솔직담백한 후기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앞으로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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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12:17  #1467110

@익명0060호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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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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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44호

2021-02-17 15:23  #1467308

축하드립니다. 부디 좋은 분들과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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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20:08  #1467537

@익명0144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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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06호

2021-02-17 19:11  #1467487

귀한 경험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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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20:09  #1467541

@익명0206호님
긴글에 부족한 글이지만, 지난 세월을 생각해보니 참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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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13호

2021-02-17 19:31  #1467525

저도 이직 준비중이라 너무 부럽습니다!! 축하드려요~ 좋은 기운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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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7 20:09  #1467545

@익명0013호님
꼭 좋은 순간이 올 것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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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27호

2021-02-17 22:23  #1467660

오랜만에 정말 멋진 글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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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8 13:59  #1468312

@익명0027호님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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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30호

2021-02-18 11:04  #1468110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다 같이 생각 해 봐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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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18 14:21  #1468327

@익명0130호님

맞습니다! 다 같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추가로 의견을 달자면 단순히 불합격한 것에 기분이 나쁘다 문제가 아닙니다.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시고 그렇게 믿으신다면 일방적으로 받는것보다 존중의 의미로 답하는 것도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불성설 한 곳이 꽤 많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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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18호

2021-02-19 19:42  #1469597

저도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공감도 되고 위안도 되네요 터널의 끝에 다다른걸 축하드리며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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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20 00:12  #1469863

@익명0018호님
댓글 감사합니다! 힘든 순간을 알기에, 이직준비 및 앞날에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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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06호

2021-02-19 19:58  #1469614

이직 축하드립니다! 하시는 일이 진심으로 잘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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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16호 작성자

2021-02-20 00:12  #1469871

@익명0206호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 보답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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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35호

2021-02-20 10:16  #1470098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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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41호

2021-02-25 17:54  #1475371

좋은 곳으로 가셔서 잘 자리잡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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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73호

2021-02-26 22:38  #1476361

정말 축하 드리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력서 넣으면서 준비 중인데 이력서 20군데 넣으셨다는 얘기 듣고 나는 이제 시작이구나 생각들어 열정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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