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라운지(익명)

  

처음 커피를 시작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마냥 신기하고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던 것이었기에 평생 이거만 해도 좋겠다는 마음. 절반의 발만 걸친 채로 소위 '커피씬'에 들어 왔었죠.


커피가 너무 재미있어서 커피를 잘 하고 싶어서 사모으던 책이 벌써 60권을 넘어가고, 서울에 있는 소문난 카페는 무조건 찾아가 커피 맛을 보면서 주인장에게 이것저것 묻곤했습니다. 

(절판된 Gerhard A. Jansen의 '커피로스팅'(송주빈 편역)을 헌책방에서 발견했을 때의 희열이란..)


거의 혼자 공부하던 커피가 사람을 만나게 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기도 하면서, 마음을 굳혀 힘든 직장생활을 그만두게 되면서 바리스타로서의 인생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만 커피를 했던 나와 현실은 너무나 달랐고, 그에 따른 괴리와 모순에 머리 아파하던 초보 바리스타 시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에 대한 지적호기심은 서리님을 비롯한 '블랙워터이슈'를 통해 해갈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노재승 대표의 사업수완이 없었다면, 추진력이 없었다면 '블랙워터이슈'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BlackWater Crunch' 6번의 세미나를 모두 참석했던 개인적인 소회는 '너무나' 좋은 기획이었다. 입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나 초보바리스타에서 매니저로, 매니저에서 점장으로, 점장에서 내 매장의 사장님까지.

코로나라는 파도에 매장을 정리하게 된 한 사람의 커피인으로서, 10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제가 다시 커피를 하게될 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젊은 날 아주 좋은 기억이었다.

'노재승 대표'께 참 감사한 기억이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슷한 연배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이 조금 안쓰러워 몇 자 적어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커피를 하는 사람은 내가 원치 않아도 불특정 다수를 경험하게 됩니다.

제 기억 속의 수 많은 단골들과 수 많은 진상손님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매번 친절한 손님도 없고, 매번 진상인 손님도 없다는 것을요. 

어떤 상황, 어떤 일이 상대방에게 있었는지는 바 뒤에 있는 우리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네고, '커피드릴까요?'라고 주문을 받는 사람일 뿐.


저는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SNS를 적었는지 잘 모릅니다.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적었는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같이 커피를 했던 사람으로서, 함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저

'커피 한잔해.!'

라는 말만 전해주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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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13호

2021-12-10 07:33  #1730379

뭔가 울컥하네요... ㅠㅠ 매장을 접으셨다니 더더욱 저도 마음이 그러네요.. 힘내시고 커피인들이 성공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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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53호

2021-12-10 10:40  #1730568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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