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JaehyunKo 15.01.12. 13:40
댓글 7 조회 수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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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s Coffee (www.momos.co.kr)


Ceremony, Ethiopia




부산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로스터 모모스 커피 !


처음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부산의 "Black Up Coffee" 를 통한 만남이었고,


그 후 부산에서 꾸준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스페셜티 커피로 성장하는 곳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거주 지역이 부산이다 보니 자연스레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스페셜티 카페를 찾게 되더군요.


'커피' 라는 코드가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 잡는데는 부산지역은 서울에 비해 더딘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꾸준히 스페셜티 커피의 보급과 커피교육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모스 커피는 부산의 온천장에 위치하고 있는데,


본가가 그 곳과 가까워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자주 지나친  곳이고,


또한, 직장에서 진행하는 바리스타 수업의 강의도 모모스 커피를 통해 이루어진 경험이 있다보니


개인적으로 친숙하기도 합니다.


직장 동료들도 스페셜티 커피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모모스 커피는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모모스 커피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애썼을까요?


저 처럼 노란 커피믹스에 중독되어있는 사람들에게 스페셜티 커피란 것을 알려주기 위해 말입니다....


작년이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모모스 커피 직원채용 공고를 봤습니다.


직원들의 복지와 교육 및 지원 등 혜택을 보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과연 이렇게 직원채용을 하게 되면 운영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의문도 생겼습니다.


수익의 문제를 떠나 분배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본받아야 할 경영 마인드라 생각합니다.


좋은 커피는 좋은 사람들로 부터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커피 이야기를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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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러모니 커피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 70%+ 에티오피아 수케 쿠토 3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의 경우는 영국 스퀘어마일의 스윗샵 에스프레소를 통해 맛을 봤기에


블렌딩 정보를 보고는 어느 정도 맛을 생각 할 수 있었습니다.


아그트론(Agtron) 넘버까지 친절하게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그트론 넘버가 42라고 되어 있네요.... 


에티오피아 커피로는 일반적인 로스팅 포인트 보다는 조금 더 로스팅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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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조금 밝게 나왔습니다만, 역시 기존에 자주 접하던 에티오피아 커피들 보다는 조금 더 로스팅 되어 있구요~


원두에서 상당히 달콤한 아로마가 느껴집니다.


조금더 천천히 오랫동안 느껴보면 갈수록 특유의 과일과 꽃에서 느껴지는 상큼함이 올라옵니다.


역시 분쇄를 하면 에티오피아커피의 진수를 보여주는 향기가 군침돌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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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스 커피의 홈페이지에는 친절하게 레시피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프렌치프레스, 에어로프레스, 에스프레소의 3가지 레시피가 있습니다.


이런 레시피를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추출도구를 이용하여 추출해 본다면,


커피의 다양한 맛을 즐 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그람의 원두로 사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엔 약간의 모험(?)이 필요합니다.


적정 분쇄를 찾기위해 몇번의 샷을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겠죠...ㅡ,.ㅡ;;


그래서 자신의 그라인더에 대한 기준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에스프레소 그라인더를 바꾸는 바람에 사실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만,


최근에 맛 본 Raw Stuff 커피의 그라인딩 포인트를 기준으로 조금씩 가감해보면서 맞출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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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나온 추출 레시피는 


18g 도징, 93도의 온도, 25~27초의 추출시간, 50ml추출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추출해 봅니다.


로스팅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크레마가 확실히 많이 올라옵니다.


산미가 강하지 않을지 조금은 걱정했지만,


예상보다 산미가 과하지 않고 편안했습니다.


가벼운 바디감으로 입안의 감촉도 아주 실키한 느낌이었구요~


다만 후미가 몽글몽글하게 느껴져서 아쉬운 맛이었습니다.


고민하다 추출을 조금 더 타이트하게 가져가 보기로 했습니다.



18g 도징, 93도의 온도, 25-27초, 30g 추출


확실히 레시피의 추출보다 복합적이고 선명한 맛을 보여주는군요!


첫 맛, 중간 맛, 끝 맛...그리고, 여운까지 아주 개성을 잘 느낄 수 있는 샷이었습니다.


상큼하지만 아리지 않고 편한 산미


조금은 더 풍부해진 바디감


달고나를 먹고나서 느껴지는 특유의 그 단맛....


이 단 맛은 사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마시면 느껴지는 바로 그 군고구마의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설탕에 절인 과일을 스퀴징한 것 처럼 새콤달콤한 여운이 한참을 입안에 남는군요.


사탕을 먹는 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커피 자체가 가진 단맛이 이렇게 응축되어 나타나는 것을 보면 놀랍습니다.


아그트론이 42정도라 산미보다는 이런 달콤함을 통해 산미를 적절하게 눌러주면서


편한 맛을 보여주려한 의도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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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프레스와 에스프로 프레스로도 즐겨봅니다.


레시피 기준에 맞춰봅니다.


LIDO2 그라인딩은 참으로 즐겁습니다.


핸들을 돌리며 느껴지는 저항에 따라 이 원두가 어느정도 로스팅 되었는지 감을 잡아봅니다.


확실히 아그트론 넘버가 42정도라 큰 저항없이 잘 돌아갑니다.


그럼 이제 온도와 추출시간의 변수를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


추출레시피에서 제시하는 시간으로 프렌치프레스로 추출해보니


생각보다 커피가 연합니다. 아마도 그라인딩이 많이 굵은가 봅니다만,


항상 고정된 분쇄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추출온도와 시간을 다시 설정해


에스프로프레스로 추출해봅니다.


프렌치프레스와 에스프로프레스로 추출한 커피 맛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 더 깔끔하고 단맛이 잘 부각되는 것은 역시 에스프로프레스였습니다.


레몬청으로 만든 레몬티의 향긋함 뒤에 은은하게 단맛이 이어집니다.


로스팅포인트가 조금 더 약했다면 아마도 더 클린컵에 상쾌함이 부각되는 좋은 맛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에스프레소나 핸드드립이나 두루두루 즐기기 좋은 포인트로 로스팅했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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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다양하게 시도해봅니다.


새벽에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2013년 WBC에서 멧페거(Matt Perger)의 시연이 생각났습니다.


말코닉 EK43 그라인더 하나로 추출한 다양한 수율의 커피로 시그니쳐 드링크를 만들었는데,


18g의 커피로 30초 동안 약 300g의 커피를 추출하는 영상을 보면서


은근히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맛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고, 다만 어떤 맛이 나올까 궁금해서 도전해 봅니다.


30초에 300g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그에 맞는 그라인딩 포인트를 에스프레소 보다 조금은 굵게 가져갑니다.


(위 사진의 좌측이 에스프레소 추출 후 커피퍽이고, 우측이 멧의 시그니쳐 드링크 추출 후 커피퍽입니다.)


그리고는 레버를 올려 30초 동안 300g 정도의 커피를 추출해 봅니다.


콸콸 쏟아지는군요...ㅠㅠ


머신이 열교환식(HX)이라 추출수의 온도가 30초 동안에 현저히 떨어집니다.ㅠㅠ


제가 쓰는 머신의 열교환기는 200ml정도 온수가 나오게 되면 열교환기로 냉수가 유입되어


물의 온도가 순간 크게 낮아집니다.


이것은 제 머신의 문제점이 아니라, 열교환식 머신의 구조상의 특성입니다.


많이 아쉽더군요...


초반에 정상적으로 추출되다 중후반부로 추출수 온도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수율이 낮은 커피가 나오게 되겠죠..


어떤 맛일지 참 궁금합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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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궁금하시죠?


음... 첫모금 마시고 순간 흠칫했습니다.


과다추출로 특정한 맛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희안하군요...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에스프로프레스로 추출한 커피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입니다.


아메리카노의 느낌인데, 중후반부에 올라오는 맛이 아주 맛있군요!


군고구마 맛...그 맛이 오히려 에스프로프레스 보다 더 잘 나타납니다.


단맛이 오히려 더 낫습니다..ㅡ,.ㅡ;;; 이건 뭘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기에 뭔가 새로운 발견을 한 것 처럼 즐겁습니다^^ㅋㅋㅋ


산미나 아로마의 손실이 있었습니다만 맛으로 본다면 커피를 잘 못드시는 분들에게도 쉽게 권할 만한 맛이었습니다.


만약 라이트로스팅이었다면?


산미까지 살려주진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다음에 다시 추출을 해볼 생각입니다.




모모스 커피의 세러모니 에티오피아 커피는  


커피가 가진 숨겨진 단맛을 좀 더 이끌어내어


전반적으로 벨런스와 질감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쓴맛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매우 클린합니다.


다 마시고 난 후 입안이 상당히 깔끔하군요!


개인적으로 우유와는 크게 어울리지 않은 듯 했습니다.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와 드립으로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커피였습니다.



모모스 커피의 언급에도 있는 바와 같이 생크림 케익과 함께 즐기기 참 좋겠습니다.




모모스 커피의 의미있는 변화에 응원을 보냅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커피를 만든다는 그 자부심으로 다양한 좋은 커피를 많이 보여주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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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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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ent

2015-01-13 01:34  #96870

해당 로스터에 대한 배경지식과 더불어 다양한 추출레시피까지.. 즐겁게 읽었습니다. 사진도 멋지구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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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5-01-13 09:31  #96909

@5cent님
부족한 내용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배경지식 같은게 너무 없어서 다른 패널분들에 비하면 참 내용이 없어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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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ent

2015-01-13 12:32  #96948

@JaehyunKo님
시각적 자료를 잘 활용해 주시는 분도 계시고 이렇게 잘 읽히는 글로 표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니 좋은데요? ㅋ 내용이 없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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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3 07:45  #96899

오랬만에 흥미로운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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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작성자

2015-01-13 09:32  #96914

@coffee_frog님
흥미롭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ㅎㅎ 요즘 같은 날씨에 참 어울리는 커피 같아요^^;;
profile

2015-01-13 07:45  #96904

오랬만에 흥미로운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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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여행자

2015-01-17 01:08  #97949

1am 에 커피돋는 리뷰 >.< 재미지게 잘 읽었습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