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리뷰 #12]


리사르로스터스, 딜리 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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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는 리사르 로스터스의 딜리 포스티노입니다.

리사르 로스터스는 [홈바리스타클럽]을 통해 2012년부터 접했던 로스터입니다.


리사르로스터스에서는 세 종류의 블렌딩 커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미디움로스팅인 [울프퀘스트]와 다크로스팅인 [딜리 오리지널],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딜리 포스티노]입니다. 시즌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울프퀘스트를 기준으로 보면 다른 로스터에 비해 약간 배전도가 있는 편입니다.

[울프퀘스트]가 가장 배전도 스펙트럼의 가장 왼쪽에 있지만, 산미가 두드러지는 편이라기보다 밸런스형에 가까운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리뷰한 로스터와 비교하자면 [벙커컴퍼니]의 Right Acidity와 비슷한 정도인것 같습니다.


딜리 포스티노는 그보다 조금 더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딜리 오리지널을 맛본적이 있더라면 조금 더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했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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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 포스티노는, 딜리 오지지널에 비해 덜 볶여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배전도가 낮은편은 아닙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초콜릿색을 띠고 있으며, 홀빈의 향 또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탄 향이 나는 정도는 아니며, 딱 잘 익었다 싶을 정도의 배전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가 납득할 수 있는 볶음도의 한계입니다.

이 이상 볶이면 쓴 맛이 강해져 감당이 잘 안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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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구성은 약간 혼란이 있습니다. 

포장에는 브라질+에티오피아인데, 홈페이지에는 브라질+과테말라네요.


아름다운 드로잉이 그려져있는 포장에는 약간 무책임한(?) 레서피와 테이스팅 노트가 담겨있습니다.

vst 15g 바스켓에 17g까지야 어떻게 담기겠지만, 그 이상은 사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도징량 17~21g, 물온도 91~94, 추출량 30~45g 이라는 것은..

너무 극단적으로 몰지만 말고 적당히 알아서 뽑으면 된다는 뜻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알아서 뽑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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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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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자랑)



처음에는 vst 18g 바스켓을 이용해보았습니다. 대략 19g 정도 담긴것 같네요.

온도는 제 나름대로 높게, 낮게 추출해보았습니다.

추출량도 20g~40g정도 편차를 두어 봤습니다.


첫 맛은 무척 좋았으나 뒤가 좀 강합니다. 아무래도 배전도가 있기 떄문인 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로는 약간 강할 수 있으나 라떼로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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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18g 이상 도징은 맛이 좀 강한 듯하여 도징량을 줄여보고자 HQ 14g바스켓을 사용해보았습니다.

vst 18g 바스켓과 HQ 14g 바스켓은 호환성(?)이 좋은 편인데요, 바스켓을 바꿔도 메시를 조절할 필요없이 도징량만 조절해주면 됩니다. vst에 18g 담는 것과 HQ에 16g 담았을 때 추출유량이 거의 일치합니다. 


HQ를 사용하면 아무래도 덜 담기는만큼 맛이 좀 더 깔끔해지는 것 같고 특히 배전도가 높은 커피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반대로 배전도가 낮은 커피에서는 좀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VST가 유리한 것 같구요..


딜리 포스티노도 도징량을 줄였을 때 훨씬 깔끔한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에스프레소도 초콜릿향이 잘 살아나면서 마시기 편해졌고, 아메리카노도 1샷에 물 250ml 정도 희석하니 간이 딱 맞습니다. 라떼도 1샷기준 180ml잔에 담으니 간이 딱 맞네요.


오늘 다시 아메리카노로 시음해봤는데, 부드럽고 튀는 구석이 없어서 이 정도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 카페에서 이 정도만 뽑아주면 땡큐베리머치일텐데요..^^


화려한 드로잉으로 눈길을 먼저 끌었지만, 그 맛은 무척 편하고 부드러웠던 딜리 포스티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