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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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LIDAY TWENTY FOURTEEN"

http://ceremonycoffee.com


 미국 세레모니 커피의 홀리데이 블렌딩을 접한게 아마 이번이 두번째였을 겁니다. 해외 커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딴죽걸이님의 배려로 함께 마셔볼 수 있었죠. 마침 에이블의 기념 필터와 사진을 찍어둔게 있군요. 별도 패키지 사진은 추후에 업로드 해야겠구요. 

 패키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딱 그 느낌 그대로, 깔끔하면서 단아한 반유광 재질의 패키징으로 제작됐습니다. 미국이지만 항공 배송이라 로스팅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거 같구요. 실제로 오픈 했을 때도 아마도 근래 맡아본 홀빈 상태 원두 중에 가장 달콤하고 밸런스 있는 개성을 자아냅니다.

 원두를 한줌 쥐고 향을 맡아보니 단내가 담뿍 담긴 향미위에 자두맛 사탕과 레드 베리 계열의 향이 묘하게 밸런싱을 잡습니다. 흥건한 스윗니스 계열 위로 밀키한 향이까지 마치 연유를 넣은 것도 같습니다. 

 2종 블렌딩이란건 육안으로도 굉장히 식별이 쉽습니다. 에디오피아 사사바와 과테말라 산호세 오카나가 섞인 이종 블렌딩이죠. 과테말라가 밀도가 높은데다 굉장히 라이트한 로스팅이라 그라인딩이 쉽지는 않을겁니다. 분쇄향은 꼭 한번 맡아보시라고 포터필터를 들이밀고 싶은데, 자두맛 사탕의 밸런스 가득한 향이 풍성하게 올라옵니다. 각설하고 브루잉 블렌딩이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에 과감히 걸어서 30ml 정도를 추출합니다. 

 추출된 에스프레소는 (물론 에스프레소로 마시는 것 보단 아메리카노로 마시는 걸 선호합니다) 화려한 가운데서도 세레모니 커피의 노트 처럼 스윗니스가 강렬하리 만큼 부드럽고도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에스프레소를 이런 향으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싶은 느낌도 있는데, 얼핏 조향사들의 훌륭한 결과물을 보는 것도 같습니다. 내츄럴 프로세싱이 가져다주는 에디오피아 특유의 느낌이 과테말라와 새롭게 조합되서 말그대로 Unique 한 플레이버 프로파일을 컵으로 만들었습니다. 패키징의 붉은 빛깔이 참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국내에서는 이러한 블렌딩을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도 솔직히 그렇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임팩트의 뉘앙스를 가져다준 원두들이 몇 건 있었습니다. 작년 세레모니 커피의 홀리데이 블렌딩이 그러했고 그 밖에 조지 하웰이나, 드롭 커피 정도에서 약배전 중에서도 향미 적인 부분에서 화려하지만 훌륭한 밸런스를 갖춘 블렌딩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생두에 의한 차별성이라고 이해하는게 빠르겠지만, 꾸준히 미국의 개성있는 로스팅을 만나다보면 한국식 로스팅과 분명히 다른 차이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로스팅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어느 분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와 양해가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분명 "다르다"라는 점은 국내와 국외 로스팅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단어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추출 스타일부터 기본적인 맛과 향에 대한 선호 스타일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게 정답이겠지만, 한번씩 이런 묘한 커피들을 맛보게 된다면 국내에도 이런 커피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시샘과 바람은 커져가기 마련입니다.    

제 경험이 일천한지라, 국내에서 훌륭한 라이트 로스팅을 선보이는 곳을 추천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런 곳들은 공유되어야 마땅합니다.

HOLIDAY TWENTY FOURTEEN


 After another year spent at light speed, continuing to push ourselves to find the best coffee from the most quality focused farms and challenging conventional wisdom in roasting and brewing, we'd like to thank each and every one of you for brewing and sipping with us. 

Holiday Twenty Fourteen is comprised of our naturally processed Ethiopia Sasaba and the sugar browning bomb, Guatemala San José Ocaña. The two stand perfectly together, maintaining their individual characteristics while creating a harmonic resonance of new, unique flavor profile. Can't wait to hear what you think.

Cheers. 

Process Fully Washed + Natural
Honey and berry aromatics. 
Butterscotch and apple pie with a creamy mouthfeel. 
Body Full Acidity Citrusy 


 사족 : 아마도 브루잉용 로스팅 원두를 에스프레소로 마신 부분에서 의아해하실 분들이 있으실 듯도 한데, 근 일년동안 개인적으로 에스프레소 추출과 브루잉 추출에 대한 개념 자체를 없애는 방법을 적용해왔습니다.

 물론 다양성 측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젠 경계를 허물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초 "그라인딩 프로파일에 대한 생각, 그리고 에스프레소 : http://bwissue.com/tiptech/42916" 라는 글을 적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개인적인 확신이 들었다랄까 기존의 에스프레소 분쇄가 가지던 한계에서 이젠 한발 더 나아가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마 다양하게 로스팅한 커피들을 일반적인 에스프레소 추출로 즐긴다는 점에서는 많은 저항에 부딛힐 공산이 크겠지만, 한번 뚜껑을 열어보고 경험한다면 아마 재미있는 접근들과 발전들이 더 많이 파생되지 않을까요.

 사실 이 부분은 상당히 묘한 부분이 있는데, 커피 재배와 프로세싱의 발달과 로스팅 접근은 변했습니다만 이상적인 펀더멘탈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극과 극이 닿아있고, 미래의 그라인딩 방식은 과거의 추출 방식과 같은 맥락에서 계열성을 가진다는 느낌입니다. 인터스텔라 속 이야기처럼 과거와 미래의 시공간에 접점이 생긴다랄까요.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이러한 새로운 그라인딩과 추출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적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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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죽걸이

2014-12-11 17:45  #89286

에쏘와 브루윙의 경계를 허무는 그 추출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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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oFFeeist

2014-12-16 04:51  #90081

노팅을 보기만 해도 침이 츄루룹...
그 언제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