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직장이 수원이이어서 서울에 많은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일일히 방문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은데,

그래도 자가 운전으로 30분을 내달리면 닿을수 있는 판교 알레그리아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프라인 스페셜티 카페에 목마른 저에게 오아시스나 다름 없는 카페입니다. 그렇다고 자주 방문을 하는것은 아니지만 부산의 모모스와 더불어 생기있는 직원들의 모습과 온기를 느낄수 있어 가끔 가는 카페중에 하나인데요, 이번에 알레그리아의 정글과 함께 싱글을 함께 맛볼수 있다니 매우 기분이 좋을 따름입니다.

VST 18g에 20g을 도징해서 대략 25초 전후로 내려보았습니다. 디테일한 추출 정보는 사실 별 의미가 없을것 같습니다.

먼저 캬라멜의 단맛과 쫀득함이 느껴집니다.

시러피하면서도 조청 맛도 느껴지고요.

절제된 산미가 부담이 없으며 농밀한 느낌이 입안 가득히 느껴집니다. 농밀함으로 표현하면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에스프레소는 밀크 베리에이션을 무척 좋아합니다.

에스프레소의 강한 부담감을 상쇄시켜 주며 부드럽게 입안을 채워주는 마우스필과 우유의 느끼함을 고소하게 상승 시켜주는 궁합 때문인데요.

정글 에스프레소는 라떼도 매우 만족 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캬라멜과 초콜릿을 섞어서 먹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사실 정글 에스프레소는 저의 리뷰가 별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로스터로서 이미 매니아들 사이에 입지를 굳힌 명성 그대로의 블랜드이니까요.

아무튼 이 정글 에스프레소 한 봉 있으면 일주일을 넉넉한 기분으로 보낼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 하나의 선물이 있으니 바로 '카타라타 라 에스페란자 코스타리카' 싱글.

이름이 길군요...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요새 스페셜티 커피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이름들이 많습니다. ^^;

브루잉한 사진이 없어 매우 아쉽습니다.(회사에서 주로 브루잉을 하는데 사정상 사진을 찍을수가 없습니다.ㅜㅜ ) 

Red honey 방식입니다.

정글과 같이 조청의 맛이 느껴졌습니다. 테이스팅 노트에 'Malt'라고 적혀있던데 '맥아', '엿기름' 이란 뜻이네요. 조청과 일맥상통 하는 것이겠죠? 더불어 메이플 시럽의 느낌이 있고 산뜻한 살구향이 올라옵니다.

벨런스가 좋고 스티키 하다고 표현하나요? 입에 짝짝 붙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느낌입니다. 'Medium Body'라고 적혀있지만 제가 느끼기엔 body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하리오로도 추출했는데 칼리타로 내린 것 처럼 무게감이 있고 바디가 충실하게 느껴지네요. 아무래도 잘못 내린거 같은데 왜  칼리타 추출과 비슷한 결과물을 보일까요...

서로 다른 두 추출 도구가 비슷한 결과물을 주는건 처음 경험해보는데, 아쉽게도 비교 추출을 더 해보지 못하고 여러 동료들과 소비하느라 원두 한 봉을 거의 하루에 거덜내고 말았습니다.

마치며 ...

이번 알레그리아 커피의 리뷰는 매우 어려웠는데, 아마도 매니아 층에 너무도 잘 알려진 로스터이기 때문에 제가 무얼 더 리뷰 한다는게 사실 의미가 없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설명이 필요 없는 로스터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많은 부담을 안고 커피를 맛 볼 때 마다 미각과 후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메모를 해두었다가 마감에 임박해서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코스타리카 보다 메리제인을 기대했었습니다. 이제 단종되었기 때문에 이 번에 혹시나 특별 한정 로스팅을 하진 않을까 기대를 했었거든요.

 하지만 간만에 맛보는 정글 에스프레소 블랜딩과 알레그리아 홈페이지에 적혀있듯이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의' 코스타리카 싱글도 역시 매우 만족 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