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는 곳, 씨스루 압구정

2020-05-26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는 곳, 씨스루 압구정


 Yeah, 다시 돌아왔지. 내 이름 필자. 스웩을 뽐내 Whoo!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깡. 사실 고백하자면 필자는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1일 1깡을 하고 있다. 깡밍아웃은 안 하려고 했지만 오늘 이곳을 소개하자니 깡밍아웃을 할 수밖에. 그렇게 나를 감싸는 화려한 빛을 찾아 거리를 헤매던 필자에게 한 줄기 빛이 도달했는데, 그곳은 왠지 하나의 예술작품인 듯 쉽사리 손을 대기가 망설여지는 아기자기한 메뉴들로 유명한 씨스루의 4번째 매장 씨스루 압구정이다.


일단 대낮 보다는 조금 어둑해질 무렵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우선 씨스루에서는 자리를 찾아 앉는 게 먼저다. 착석하면 바리스타분이 메뉴 소개를 위해 자리에 방문한다. 보통 메뉴판이라고 하면 계산대 앞에 한 장짜리 종이로 되어있는데 씨스루의 메뉴판은 사뭇 다르다. 아무래도 크리마트라 불리는 크림 아트 메뉴와, 스카치노나 카라멜팅 같이 입체적인 메뉴들은 사진으로 보는 게 설명이 빠르기에 큼직한 사진을 각각 한 페이지씩 가득 채웠다.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라는 말처럼 메뉴판에는 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아기자기한 음료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것만큼 필자를 당황케 하는 것도 없었다. 필자는 약간의 결정장애가 있었기에 메뉴판을 보자마자 미간이 살짝 찌그러지며 메뉴 선택을 위한 고뇌를 시작했다. 다 먹고 싶은 걸.


메뉴마다 설명이 잘 되어있어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결정을 못 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껏 결정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아무거나' 메뉴다. 무엇을 먹을지 물어보면 항상 "헤헿 나는 아무거나 다 좋아 헤헷"이라고 답하는 주변 친구들에게 적절한 처방이다. 아무 노래나 일단 신나는 걸로 틀라던 지코도 상당히 좋아할 듯하다. 그렇게 필자는 카라멜팅과 크리마트 메뉴를 골랐다. 


친절한 직원분. 정말 열심히 그리신다.

왠지 디뮤지엄에서의 진행하는 특별 전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자, 이제 큰 산을 하나 넘었다. 그제야 주변이 보인다. 핑크핑크한 주변을 둘러보며 화려한 조명에 흠뻑 취해 비가 그랬던 것처럼 입술을 깨물며 꾸러기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슬쩍 혼자 머쓱해 보자. 그럴 때쯤 바리스타분들이 열심히 만들어주신 메뉴가 도착한다.


요런 그림들은 위에서 찍어주는 게 정석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나버린 카라멜팅 총각과 롤라 양의 살아 생전 모습.


메뉴를 받아들면 우선 자기만의 감성으로 사진을 꼭 찍어두자. 음료를 신나게 마시다 보면 원래 모습이 기억이 안 날 테니 그럴 때 사진으로 살아생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크리마트는 생각보다 맛이 있다. 보통 그림에 특화된 커피를 마셨을 땐 맛이 별로였던 기억 덕분에 기대를 안 해서였을까, 쫀득한 크림과 그 속에서 조심스레 등장하는 커피는 잠자고 있던 필자의 미각을 깨웠다. 그리고 그와 함께 주문한 카라멜팅은 크림커피 위에 카라멜로 코팅한 크림빵이 올려져 있다. 컵과 접시를 분리한 뒤, 컵 위의 빵을 접시로 옮겨 포크로 찍어 먹으면 된다. 카라멜의 바삭한 달콤함과 부드러운 크림이 한데 어우러져 이른바 겉바속촉을 완성한다. 


어떻게 보면 바비인형이 사는 장난감 궁전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화려한.. 조명... 그..그만.. !!


공간을 둘러보자.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폴대에 연결된 작은 테이블과 바 옆의 공간을 최대로 살려둬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였다. 입장 당시엔 초저녁이라 조명이 강렬하게까진 안 느껴졌지만 살짝 날이 어두워지니 그제야 본색을 드러냈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지만 의자는 딱딱한 편이라 너무 오래는 힘들 듯하다.


스타워즈 제다이의 "주황색" 광선검 라이트 세이버가 생각나는 조명이다. 

빛이 너무 강렬해 쿠키의 색까지 잡아먹었다.

브루잉 라인업과 브뤼스타 전기 드립 포트. 


커피를 통한다는 뜻의 C. Through는 2016년 이태원에서 시작해 현재는 연남, 학동, 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압구정까지 그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매장마다 느낌과 컨셉이 조금씩 다르다. 음료는 동일한 듯하지만 다루는 베이커리의 종류는 매장마다 조금씩 차이를 둬 각 매장만의 느낌을 잘 보존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모양의 커피로도 유명하지만 직접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리 카페로서 커피의 맛도 꽤 신경 쓰고 있다. 브루잉 메뉴도 준비되어있다.



이 공간에서 사진 잘만 찍으면 파티에 다녀온 느낌도 들 듯하다.


화려한 조명 아래서 아기자기한 작품들과 함께 파티에 온 기분을 만끽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특히 바 옆의 작은 공간은 아지트 같은 느낌으로 아늑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한번 방문해보시길. 

 참, 셀카를 많이 찍고 싶다면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방문하시라. 핑크팬더가 되는 수 있다.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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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20-05-26 09:41  #1255428

씨쓰루 이태원만 가봤는데 압구정이 매우 힙하군요 ㅎ 글 잘 봤습니다 ㅎ
필자 쓰러질때까지 독자위해 글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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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5-27 11:57  #1256264

@Nobreaker님

감사합니다:) 한번 방문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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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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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5-27 11:58  #1256268

@담양커피카르텔님
ㅋㅋㅋ아이구 눈을 지켜드리지 못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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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2020-05-26 13:40  #1255577

ㅋㅋㅋㅋㅋㅋ그 와중에 헤드라인이 돋보이는 글이군요 유행을 탈줄 아시는 센스만점의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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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5-27 11:59  #1256271

@MK님
얼른 숟가락 얹어야죠 크크크 1일 1깡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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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명이 더 붉었다면 정육점으로 착각할 수 도?ㅋㅋㅋ 근데 내부는 절~대 정육점이 아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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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5-27 12:00  #1256274

@바리스타_냐옹이님
저도 집에와서 사진으로 보니 정육점이 생각날 뻔했지만.. 생각보다 실내에 있으면 정육점 생각은 안난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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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HONG

2020-05-27 18:30  #1256556

정말로.. 화려한 조명이 감싸주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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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5-28 11:33  #1257074

@Joe.HONG님
느끼고 싶다면 언제든 방문해보십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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컾러버

2020-05-28 02:58  #1256860

아무거나. 너무 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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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5-28 11:33  #1257079

@컾러버님
리얼 결정장애 분들에게 최고의 선택이죠 ㅎㅎㅎ 게다가 히든 메뉴가 나올 수도 있으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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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지

2021-03-19 11:44  #1493076

크 이태원점에 크리마트 먹으러 갔다가 스카치크 이태원점에 크리마트 먹으러 갔다가 스카치노 호로록 하고 왔는데, 압구정 분위기 완전 힙하네요! 아무거나! 다음에 꼭 도전해봐야겠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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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트라

2021-06-26 13:09  #15780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