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얼음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 제3부 - 48시간 완만동결 순수한 얼음 VS 제빙기 얼음의 강도 비교 by (주)동양냉동

2020-04-07  


외부 기고자 이종환 부장 - (주)동양냉동


48시간 완만동결 순수한 얼음 VS 제빙기 얼음의 강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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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얼음이 들어간 아이스음료를 마시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차가운 청량감을 느끼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일반 제빙기의 얼음을 사용하는 것과 48시간 공기를 주입하여 대류현상을 발생시켜 천천히 얼리고(-5℃~-10℃ 수준) 2차례 숙성시켜 자연에서 장 시간 얼려진 천연빙과 가장 유사한 강도와 지속성을 생각한다면 두 얼음 간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제빙기로 만든 얼음의 경우 일반적으로 얼음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 30분정도라고 보면 된다. 제빙기는 얼음을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만큼 강도는 떨어진다. 강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얼음이 잘 녹고 원형을 유지하는 단단함의 지속성이 약하다는 것인데, 이는 필자가 언급하지 않아도 집에서 얼린 얼음을 사용해본 분들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과학적인 원리를 가지고 앞에서 이야기했던 부분을 설명해보겠다. 우선 얼음의 강도는 얼음 결정의 크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밑에서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얼음 결정 사이즈가 작으면 얼음의 강도는 약하다. 반대로 사이즈가 커지면 커질수록 얼음의 강도는 강해지고 원형을 유지하는 지속성의 시간이 길어진다



이것은 다음의 원리에 기인한다. 물이 빙점(0℃)에서 얼기 시작하면 물을 이루는 분자는 위의 이미지와 같은 얼음 결정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형성된 얼음 결정은 오랜 시간 결빙의 시간을 거치면서더 많은 물 분자들이 달라붙어 더 큰 결정을 이루게 된다. 많은 양의 물 분자가 결합한 얼음 결정일수록 강도는 단단해진다. 따라서 얼음의 원형을 유지하려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에 녹는 속도 역시 천천히 이루어져 길고 오래가는 얼음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제빙기 얼음은 결정의 크기가 작고 이에 반해 48시간 동결시킨 얼음은 결정이 큰 것일까? 무조건 장시간 그리고 낮은 온도에서 얼린다고 강도가 단단한 얼음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냉장고의 냉동고는 -18℃ 이하로 앞에서 언급 드린 완만동결 방식의 얼음 제조 온도(-5℃~-10℃ 수준)보다 훨씬 낮은 온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8시간 동결한 얼음과 같은 강도와 지속성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거기에는 또 다른 과학이 숨어 있다. 

순수한 물은 0℃에서 얼기 시작하는데 밀도의 측면에서 보면 물의 밀도가 가장 높을 때가 4℃이고 온도가 떨어질수록 밀도는 줄어든다. 쉽게 말해 물에 얼음이 동동 뜨는 원리인데 밀도 측면에서 보면 얼음이 부피는 커지지만 밀도, 즉 무게에서 보면 상온의 물보다 가벼워진다. 따라서 하천에 얼음이 언 것을 보면 물속보다 더 차가운 대기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먼저 얼기 시작하고 밀도가 높은 상온의 물은 물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바로 ‘대류현상’을 일컫는 것이며 이처럼 물 표면부터 얼기 시작하기 때문에 한 겨울에도 얼음 밑은 얼지 않고 상온을 유지하며 물고기들이 살아갈 수 있다. 

얼음 전문 생산공정에서는 제빙시에 48시간을 완만하게 동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자연에서의 대류현상을 이용한 공기를 강제로 주입시키는 에어공법을 활용하여 물이 위 아래로 움직이는 순환을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물이 담긴 캔 내부에서 내부벽과 더 가까운 쪽은 온도가 더 빨리 내려가기 때문에 캔 안쪽에 있는 물보다 빨리 얼기 시작하고 캔 안쪽의 물은 밀도가 더 높기 때문에 천천히 얼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얼음의 결정 사이 사이에 존재하는 공기는 얼음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캔의 가운데로 모이게 되고 공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물 분자들이 더 달라붙으면서 더 큰 얼음 결정을 만들게 된다. 이를 통해 얼음은 더 단단한 형태로 동결되고 밀도가 높은 공기를 포함한 불순물 등은 가운데로 모아져 생산과정에서 가운데 부분을 제거하고 투명한 형태의 얼음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제빙기나 냉장고의 냉동고에서 얼리는 얼음은 장 시간, -18℃ 이하의 온도로 얼려도 내부의 공기를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얼음 결정이 작을 수밖에 없으며 뿌옇게 보이는 공기와 같은 불순물이 제거되지 않고 섞여 있어 투명함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얼음 전문 제조라인에서 생산되는 얼음의 경우는 2차례의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얼음의 강도는 더욱 단단해진다. 사실 여기에도 과학이 하나 숨겨져 있다. 다음의 차트는 동결 곡선으로 크게 3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급격한 커브의 영역을 “예냉 기간”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상온 또는 그 이상의 온도에서 동결 점까지 냉각되는 예냉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얼음을 기준으로 본다면 빙점인 0℃ 이상의 온도에서 커브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그 이후 두 번째 커브가 나타나는데 첫 번째 커브에 비해서 완만한 그래프를 그린다. “동결 기간”이라고 표현하는데 수분이 얼음으로 변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으며 본격적으로 결빙이 진행되는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대략 -1℃부터 -10℃ 정도의 구간이고 48시간의 완만동결이 진행되는 온도 역시 이 부근이다. 이후 마지막으로 첫 번째와 같은 급격한 온도 하강 커브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를 마지막 커브인 “Deep Cooling(저온 동결 기간)”이라고 하며 이 기간에는 얼음의 온도가 숙성고의 온도까지 내려간다. 이처럼 -18℃ 이하에서 운영되고 있는 냉동창고에 2일 정도 저장 숙성되면서 얼음의 온도는 -20℃까지 내려가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얼음의 결정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처럼 얼음 전문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얼음의 경우 과거 동절기에 자연에서 채취하는 천연빙의 강도와 순수함을 가장 잘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완만동결방식, 에어공법, 2차에 걸친 숙성 등의 단계를 거친 얼음은 장 시간 얼음 본연의 임무인 차가움을 사람들에게 선사함은 물론 단단함의 지속으로 음료의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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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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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steryCafeIctus

2020-04-07 12:30  #1214443

요즘은 얼음 전문 업체의 얼음을 사용하는 곳이 많지 않나요? 한잔의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참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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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20-04-07 13:04  #1214469

얼음을 이렇게까지 깊이 고민해볼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그렇군요. 가운데를 비워두는 이유에 저런 과학이 숨어있을 줄이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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