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떫은 맛에 대한 의문점 그리고 지향점

2022-08-26  


외부 기고자 이건민 대표(카페 도안)


떫은 맛에 대한 의문점 그리고 지향점 : 이건민 대표(카페 도안)


약 1년전 트리콜레이트(위 사진)를 처음 사서 테스트를 하면서 생긴 의문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차세대 브루잉 커피의 핵심 키워드는 "No Bypass"

수율을 극대화 시키면 시킬수록 다양한 맛과 향미가 추출되지만 그 와 동시에 부정적인 맛이 같이 추출됐다. 수율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또 다른 문제는 마시기 어려운 맛 이다. 곱게 분쇄한 커피를 드리퍼에 올려 높은 온도로 긴 추출을 하면 수율이 올라간 만큼 혀에 가해지는 부담이 정비례했다.

필자는 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온도를 낮추고 분쇄도를 보다 거칠게 할 수 밖에 없었고, 적정 농도와 수율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의문점은, 결과적으로 먹기 좋게 바꾸는데에는 탈바꿈 했지만 노바이패스 브루어의 궁극적인 지향점에 도달했는가였다.

노바이패스 브루어가 처음 각광받은 이유는 아시다시피 추출의 균일성이다.

우선적으로 모든 물이 커피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서버로 떨어지지 않고, 모든 커피 입자와 물이 만나는 접촉 시간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어디는 추출이 많이 일어나고 어디는 추출이 적게 일어나는 현상이 적다. 그럼 이 문제가 과연 기존의 콘 드리퍼 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면서 콘 드리퍼와는 다른 탁월한 맛을 보여 주는가는 또 다른 문제 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분쇄를 풀고 온도를 낮출수 밖에 없었고 콘 드리퍼에 비해 꽤 좋은 맛에는 도달했지만 아무래도 ‘탁월한’ 맛에는 도달하지는 못했다. 더 나은 이점으로는 추출의 재현성을 얻었다. 아무래도 콘 드리퍼는 사용자의 테크니션에 따라 변수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그럼 노바이패스 브루어가 궁극점으로 지향하는 그 어딘가의 끝은 무엇일까?

최근 이 문제에 대해 한줄기의 빛을 보았는데 Jonathan Gagne(이하 조나단)의 ‘떫은 맛의 이면’ 이라는 포스트 이다.

이 글에는 몇 가지 요점들이 있는데 분쇄도의 굵기, 온도, 그리고 필터레이션(Filteration)이다.



이 글에서도 조나단은 나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추출 수율이 올라가도 본인은 아무리 해도 Astringency(떫은맛,수렴성) 를 없앨수 없었다는 것이다. 

2019년에 쓰여진 떫은 맛은 무엇언가? 라는 글에서 보면 폴리페놀(위 사진 참고)에 의해 느껴진다고 쓰여있다. 폴리페놀은 식물들이 곤충이나 포식자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으로 생성되는데, 이 분자는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다. 즉 이 분자가 입속에 들어와 침과 만나면 침 속에 단백질과 결합하고 침전하며, 우리의 미뢰가 커피 맛을 제대로 못느끼도록 덩어리를 형성해 이게 거칠고 건조한 느낌을 유발한다.

다시 최근글로 돌아와, 2022년 글에서는 떫은 맛은 분쇄도가 얇을수록 많이 나오며, 온도가 높으면물에 녹기 시작하고, 떪은 맛은 필터레이션을 통해 걸러질수 있다. 라고 쓰여있다.

'그렇다면 떫은 맛이 없는 고수율 커피를 만들수 있다는 것인가?'

이 문제를 실험해 보기 위해 필자는 몇 가지 가설을 만들어 노바이패스 브루어로 재현해 보았는데, 분쇄도를 풀고, 미분 이동을 통해 부족한 종이 필터에 필터레이션을 높이고 온도를 낮춰 최대한 떫은 맛을 없애는 방식으로 레시피를 재설계를 해보았다.

결과적으로 꽤 신기한 결과물을 얻었는데, 떫은맛이 거의 존재 하지 않는 밝고 화사한 높은 수율의 드립 커피가 탄생했다.

이 레시피의 문제점은 혀에서 부담스러운 느낌이 사라지니 굉장히 인텐스가 적고 워터리 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인데 이는 조금 다른 문제로 지금은 다루지 않겠다.

나는 필터 커피 말고 에스프레소 에서도 가능할까 실험해보았는데 결과는 좀 더 놀라웠다.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동진에게 감사를 표한다.)

우선 이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스파웃이 달린 포타필터가 필요하고 에어로프레스 필터 두 장이 필요하다. 포타필터에 에어로프레스 종이 필터를 깔고 잘 핀뒤, 미분제거기를 통해 미분을 따로 담아 미분을 아래로 깔고 위에 타겟 분쇄도를 올린다. WDT툴로 잘 재배치 한 뒤 에어로프레스 필터를 다시 깔고 탬핑. 약 100g-150g의 추출물이 나올때 까지 추출을 진행한다.

결과는 떫고 쓴맛이 없고 가볍고 산뜻하며, 산미와 향미의 생동감이 가득한 고수율의 커피가 탄생했다. 이 커피는 인텐스도 무척 강했다.

기존의 과다 추출과 과소 추출에 기대던 떫은 맛이 필터레이션의 문제라는 가설 검증이 가능했으며(물론 과학적으로 더 탐구해야겠지만) 고수율의 궁극의 지향점에 한발짝 가까워 졌음을 확인했다.

만약 우리가 높은 수율의 커피를 균일하게 추출한다면 이 방향성으로 좀 더 탐구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 흥미로운 커피 결과물의 다음장을 열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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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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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프리

2022-08-27 17:11  #1963717

에스프레소로 한 실험은 영상으로도 확인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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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2022-09-01 17:17  #1967128

저도 실험 내용/과정을 영상으로 확인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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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플

2022-09-03 14:45  #1968191

필터를 까는 경우 선명도가 떨어지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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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닝

2022-09-09 21:36  #1972723

호기로운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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