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제임스의 커피 스터디 7. 라면을 통해 배우는 식품보관기간의 개념

2020-04-20  



라면을 통해 배우는 식품보관기간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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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커피 스터디 6. 커피와 수분활성도 2부


혹시 라면 좋아하세요?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라면을 좋아하는 국민도 드물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연평균 73.7 개의 라면을 소비한다. 2017년 기준 (사진 출처: 시사저널)


실제로 자료에 의하면  전체 라면 소비량은 중국의 10분1 수준이지만 실제로 1인이 소비하는 라면의 소비량은 세계 1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 소비량 도표를 보게 되면 2위인 베트남에 비해서 압도적인 숫자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라면의 유통기한은 얼마인지 아시나요?

라면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정답은 (국내 기준) 6개월입니다.

조금 의아하실 수도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얘기한 수분활성도 개념을 적용해보면, 라면에 들어가는 스프나 면의 경우 수분함량이 매우 낮아서 박테리아가 생기거나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을텐데 유통기한이 왜 필요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면의 향이 불쾌하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면이 오랜시간 지나게 되면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하게 되어 면이 가지고 있던 고소한 향이 오래 묵은 쌀처럼 퀴퀴하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쩐내'라고 많이들 표현합니다.)


라면의 경우 면을 기름에 튀기기 때문에 면에 기름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생라면을 먹을때 고소하게 느껴지는 향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기름이 오랜 시간 지나게 되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고소한 향이 기름쩐내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라면을 팜유로 튀기는 이유는 팜유가 산화에 강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항산화제인 토코페롤(비타민E)과 카테킨(녹차 추출물)을 넣어  산화를 늦춘다. 면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 곳곳에 숨어 있다.  (사진출처 : 농심)


실제로 이렇게 향이 변질된 라면의 경우 먹어도 건강상의 문제는 없지만 먹는 순간 향으로 인한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산화의 문제로 라면의 유통기한이 짧게 설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유통기한은 어떻게 설정될까?

유통기한의 개념은 '제조일자로부터 소비자에 판매가 가능한 기간을 의미'합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제조 혹은 가공업자가 제품의 원료, 제조방법, 유통방법등을 고려하여 실험을 진행한 뒤 제품의 보존기간을 도출하여 신고를 합니다. 유통기한은 실험을 통해 도출된 보존 기간에 안전계수 0.7을 곱하여 설정하게 됩니다. 


식품의 유통기한은 실험을 통해 도출된 기준의 70%로 설정된다 (자료출처 : 식약청 자료)



좋은 놈, 나쁜놈, (먹어도)괜찮은 놈.

그럼 라면을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유통기한을 확인하여 제조일이 가장 최근인 것을 골라 드시면 됩니다. 제조일이 얼마 안된 라면일수록 면의 향이 고소하고 신선한게 느껴집니다.(이런 라면은 생라면으로 드셔도 정말 맛있습니다. ) 

실제로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점을 고려하여 만든 보관기한의 개념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상미기한이라고 표기하고 외국에서는 'Best Before Dates'라고 표기합니다. 이 기한은 단순 유통 가능 여부가 아니라 실제 해당 식품의 품질이 좋은 상태일 때 즐길 수 있는 기한을 알려 줍니다. 



냉장보관이 잘된 우유라면 제조일로부터 45일까지 먹을 수 있다! (사진출처 : Pikrepo.com)



반대로 먹어서는 안되는 기한의 개념도 있습니다. 유통기한을 설정할때 사용했던 실험을 통한 보관 기간에 가깝습니다. 전문용어로는 '소비기한(Use by date)'이라고 합니다. 소비기한은 일반적으로 유통기한보다 깁니다. 

집에서 냉장 보관이 잘된 우유를 먹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은 해당 우유가 소비기한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대 45일까지는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소비기한을 잘 알고 계시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려야할지 말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음식 폐기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내용 정리

  • 상미기한 : 품질이 좋은 상태로  먹을 수 있는 기한
  • 유통기한 : 식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한, 제조일로부터 판매를 허용하는 법적 기한
  • 소비기한 : 식품을 섭취해도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최종 소비 기한


다음시간에는

오늘은 보관기한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느라 커피 얘기는 꺼재지도 못했네요. 그래도 커피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보관기한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카페나 마트에서 원두를 살 때 유통기한만 기재돼 있어 답답하셨던 분들도 계실 겁니다. 사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상미기한의 개념이 더 중요한데 달랑 유통기한만 적혀 있으니 원두를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도 많이 되셨을겁니다. 앞으로 원두를 구매하시거나 보관하실 경우 반드시 상미기한을 고려하셔서 좀더 커피를 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커피 보관에 특징적인 내용들을 다루면서, 좀 더 상세히 커피의 상미기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원두의 보관방법에 대해서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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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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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steryCafeIctus

2020-04-21 06:28  #1226542

원두를 이렇게 세분해서 기간을 표시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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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커피랩

2020-04-29 10:12  #1233293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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